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다음은 춘천 한샘고등학교 정운복 선생님이

20191223일에 제게 보내준 글월입니다.

----------------------------------

안녕하세요.

 

크리스마스 캐럴에 묻혀 또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인간의 수명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 여름, 가을, 겨울을 채 100번도 넘기지 못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소풍을 끝내고 흙으로 돌아갑니다.

 

그 백번 중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려 합니다.

이순(耳順)을 바라보는 나이에 지나온 세월을 반추해 봅니다.

때론 돈의 노예가 되어 무언가 모아두지 않으면

헛헛함을 인내하지 못했던 시절도 있었고

손해나는 일은 모른척하고 이익에 함몰되어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고.

나의 상처만 생각하고

남을 보듬거나 이해하지 못했던 세월도 많고

작은 일에도 쉽게 생채기 내고 상처 주며 살아온 세월로 점철된

굴곡진 삶이 지난 세월 속에 들어 있습니다.

 

지나고 나면 그리 큰일도 아닌데…….

왜 그때는 그리 인내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가슴 저미게 살아온 것일까요?

세월을 거꾸로 돌릴 수 있다면

그 시절로 돌아가 그와 같은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않겠지만

불행하게도 세월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삶의 걸망을 지고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 망태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한 번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을 향한 출세, 권력욕, 황금만능이나 배금주의,

나만 생각하는 이기심이 가득 차 있는 것은 아닌지…….

 

문제는 그런 것들이 행복을 담보해 주지 못한다는 사실이지요.

망태에 허허로운 바람처럼 가볍게 내려놓음, 배려와 나눔,

사랑과 봉사를 넣을 수 있다면

100번의 계절을 지낸 후에 온화함과 행복함이

얼굴에 자애롭게 새겨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인생이란 사람이 살아가는 삶이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일생(一生)으로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은 시간이니

그 삶 앞에서 겸허해지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 목연 생각 : 공자님이 하신 말씀이던가요?

나는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志學, 지학)

30세에 홀로 설 수 있었으면, (而立, 이립)

40세에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고,(不惑, 불록)

50세에 하늘의 뜻을 알았으며, (지천명, 知天命)

60세게 귀가 순해졌다.(이순, 耳順)

 

저 글을 읽을 때마다 민망한 것은

나는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지 못했고,

20세에서부터 나머지 나이가 될 때까지

공자님처럼 살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주변을 보면 나만 그런 것이 아닌 듯하더군요.

30이 넘도록 마마보이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도 있고,

40이 넘은 나이에 유혹에 넘어가는 이도 많으며,

50이 넘은 나이에도

하늘의 뜻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은 듯하니까요.

 

다른 사람을 볼 것도 없이

국민의 대표로 뽑혔다는 여의도에 국회를 보세요.

내가 보기에 그들은 최소한 30세가 넘었고,

60세가 넘은 사람도 다수이지만

아직도 홀로 서지 못하고 대표의 눈치만 보는 이도 있고,

유혹에서 자유로운 이는 거의 없는 듯하며,

하늘의 명을 아는 사람이 과연 있나 모를 정도니까요.

 

그렇다면 지학, 이립, 불혹, 지명, 이순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모든 사람이 그 나이가 되면 그렇게 된다는 것이 아니고,

그 나이가 되면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라는 것이 아닐까요?

 

가만히 보면 옛사람들이 준 교훈은

사람들이 하도 안 지키니 답답해서 정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가을이 되어도 독서를 안 하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강조를 하고 있고,

허송세월로 청춘을 보내는 이가 많으니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했으며,

효도를 하는 사람이 너무 없으니

부모님 은혜가 하늘보다 높다고 일깨운 것이 아닐까요?

 

그러나 남들이 그런다고 해서

지키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해서

내가 그래도 된다는 것은 아니겠지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일생(一生)으로

단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은 시간인

나의 삶을 보다 소중히 여기면서

겸허한 마음을 지니자고 다짐한 아침이었습니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