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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춘천 한샘고등학교 정운복 선생님이

2020년 2월 17일에 제게 보내준 글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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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화천 산천어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한적하고 고즈넉한 시골 마을에서

130만 명이나 다녀가는 축제를 진행한다는 것이

참으로 불가사의 한 일입니다.

 

지난 주말 지인과 함께 축제장을 찾았습니다.

따뜻한 겨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환경단체의 동물보호 주장의 악재 속에서

열기가 예전만 하지는 않더군요.

사람이 너무 많아 북적이고 주차할 때도 없고 줄이 길어지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명제가 의심되기도 하는데

나름 쾌적해서 좋았습니다.

 

따뜻한 겨울, 얼음이 얼지 않은 덕에

임시 설치된 가교 위에서 낚시를 하였습니다.

요즘 TV에서 정글의 법칙이나 도시 어부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아마도 우리 마음속에는

수렵 및 채집 본능과 같은 DNA가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산천어를 잡는 재미를 느끼는 것이겠지요.

 

낚시는 루어라로 부르는 인조 미끼를 사용하는데

아래위로 올렸다 내렸다 하는 고패질을 해야 산천어를 유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낚여져 올라오는 산천어를 보면 부러움이 들기도 하지요.

연어과이고 송어만큼 큰 산천어를 낚아 올릴 때 손맛의 짜릿함을 기억합니다.

따뜻한 날씨 속에서 한 시간 반 동안 네 마리나 낚아 올릴 수 있었습니다.

 

회센터에서 회를 떴는데

먹다 지쳐 결국 남기고 돌아섰습니다.

잡을 때는 적어서 걱정이었는데 먹을 때는 많아서 걱정이더군요.

살아가면서 욕심을 줄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또한 생각해 보면 산천어를 잡는 것은 우리에게 행운이겠지만

잡히는 산천어에겐 갑자기 닥치는 횡액이 되겠지요.

같은 현상이라도 입장에 따라 확연하게 달라지는 해석은

우리네 인생에서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축제도 끝나고 봄이 멀지 않았습니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이 오듯이

이 힘든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목연 생각 : 많은 생각을 하며 글을 읽었습니다.

잡을 때는 적어서 걱정이었는데 먹을 때는 많아서 걱정…….

 

어린 시절의 나는 책을 아주 좋아했지요.

젊은 시절에는 벽 한 쪽을 책으로 가득 채운 서재를 갖는

낭만적인 꿈을 꾸기도 했고요.

지금은 벽 한 쪽이 아니라 사방을 책으로 채우고도

둘 곳이 없어서 창고와 침대 밑 등이 책상자로 채워져 있습니다.

 

예전에는 좋은 책이 나오면 책값 때문에 망설였는데,

지금은 저 책을 사서 읽은 뒤에는

어디에 두어야 하나가 큰 걱정일 지경입니다.

 

살아가면서 욕심을 줄이는 것은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래도 산천어축제는 다행입니다.

코로나19 창궐 이전에 끝났으니까요.

다른 축제를 포함한 지역 경제가 큰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는 옹호하면서 중국 탓만 하는 야당 정치꾼,

코로나는 야외에서 안 걸린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사이비 목사,

전국적인 코로나 강타의 원인이면서 사과는커녕

자신들이 최대 피해자라고 하는 어느 종교를 보면서

그저 답답하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 모든 것이 지나가겠지요.

우리가 단결해서 슬기롭게 대처한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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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날이

    오랜만에 정운복선생님 근황을 듣는군요. 이렇게 목연님을 통해서. 선천어 축제,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라 생각되는데. 올해는 그리 복잡하지 않았군요.

    2020.02.28 11:3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목연

      산천어 축제는 그나마... 운이 좋았던 듯합니다.
      확진자가 급증하기 전에 행사를 마쳤으니까요.
      그나저나 여러모로 걱정이 되네요.
      나날이 님도... 더욱 유의하시기를...

      2020.02.28 12:11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