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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기

[도서] 구운기

윤영옥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구운기와 글자전쟁

340쪽의 소설 글자전쟁과 1182쪽의구운기를 비교해 보았다.

독자 입장에서는 읽기에 부담스러운 분량과 크기이다.

 

구운기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책일 것이다. 이 책은 99(336)으로 된 한문필사본으로 지은이는 무명자(無名子)이다. 이름이나 호가 무명자일 리가 있겠는가? 필사본 뒤에 무명자가 첨산(添刪)하고 신증재자구운기(新增才子九雲記)’라는 제목을 붙였을 뿐, 사실은 작가 미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내용은 구운몽(九雲夢)과 매우 비슷한데, 구운몽의 내용을 더하고(), 뺏다고()해서 첨산이라고 한 듯한데 학계에서는 구운몽의 이본으로 보고 있다.

 

99(336)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하면 구운몽계해본의 장회가 16회인데, , 구운기35회이다. 글자수도 세 배 가까이 되니, 원작인 구운몽보다 훨씬 방대한 것이다. 줄이기보다는 더 보탠 것이 많기에 제목에 신증(新增)’이 들어간 듯하다.

 

이 책은 내가 가지고 있는 책 중에서 아주 두툼한 책에 속한다. 물론 가장 두툼한 책은 국사대사전, 한국문학대사전, 성씨의 고향 등과 같이 수천 쪽에 이르는 사전류겠지만, 소설로는 1,182쪽의 이 책이 가장 두툼하다.

 

구운몽의 이본이라고는 해도 구운몽에 없는 여러 내용이 덧붙여져 있어서 분량으로는 구운몽의 세 배 정도 된다. 이 책이 천 쪽 이상이나 될 정도로 두툼한 이유는 단순히 내용이 구운몽의 세 배 이상이기 때문인 것은 아니다. 구운몽은 150여 쪽 정도이니 분량이 세 배라고 해도 500쪽을 넘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천 쪽이 넘은 이유는 한문 원문이 필사본 원본 그대로 덧붙여져 있기 때문이다. 번역본이 493, 필사본 원본이 687쪽이니 1,180쪽이나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구입했을 때 완독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리뷰를 쓰지는 못했는데, 구운몽의 리뷰를 쓴 바 있기에 굳이 써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단순히 재미 면에서 볼 때는 원작인 구운몽을 훨씬 앞선다. 당연하지 않겠는가? 작가는 원작을 보고 보완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을 테니……. 원작에 없는 다양한 일화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책은 홍루몽에서 상당 부분을 차용했다는 것이다. 구운기에서는 팔선녀를 26첩으로 거느린 양소유가 함께 국화시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이것이 만약 작가의 창작이라면 원작을 뛰어넘는 명작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대목은 홍루몽에서 주인공인 가보옥이 자매들과 함께 나누는 국화시들을 그대로 차용했다. 작가는 한국과 중국의 명작인 구운몽과 홍루몽을 적절이 활용해서 구운기를 쓴 것이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구운몽보다는 재미있다. 그러나 고전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는 지루할 수도 있을 듯하다. 이 책 역시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역자인 윤영옥 교수가 국문학을 연구하는 이들을 위해 펴낸 학술서의 성격이 강하다. 구운몽과 홍루몽을 모두 읽은 독자라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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