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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

[도서] 피터팬

제임스 매튜 배리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이 책은 안흥도서관의 책나눔 이벤트에서 얻은 책이다. 삼성출판사의 세계 명작이 30여 권 정도 나왔는데, 그중에 내가 선택한 5권 중에 한 권이다. 피터팬은 아주 친숙한 캐릭터이지만 청소년문고나 축소판 어느 것으로도 읽은 적이 없다. 어린 시절에는 책을 만나지 못했고, 자란 뒤에는 읽을 책이 많은데 굳이 동화를……, 이란 생각에서 미루다 보니 읽지 못한 것이다. 늦게서야 만난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피터팬의 줄거리를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피터팬을 읽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영원한 어린이 피터팬과 그의 요정 팅거 벨, 여주인공 웬디, 피터팬이 사는 꿈의 나라 네버랜드, 네버랜드의 악당 후크 선장과 해적들……. 이 정도는 알고 있었다. 다만 그들이 어떤 사연으로 만나고 어떻게 얽히는지를 몰랐을 뿐이다. 이 책을 통해서 네버랜드로 간 것이 웬디 혼자가 아니라 남동생인 마이클과 존도 함께였고, 돌아올 때는 피터와 함께 있던 아이들도 함께 왔다는 등 피터팬의 세계를 짐작하게 되었다.

 

둘째, 누구에게나 꿈의 세계가 있지 않나 싶었다. 피터팬이 사는 네버랜드는 영원히 늙지 않고 어린이로 살아가는 세계였다. 그러나 그곳에서 나오게 되면 차차 기억을 잃게 되면서 어른이 되는 것이다. 네버랜드는 돌아가고 싶은 어린 시절의 향수라고 할까?

 

문득   『홍루몽』의 태허환경과 『구운몽』의 연화봉이 떠올랐다. 태허환경의 돌이 현세에서 보옥으로 태어났다가 망망 대사와 묘묘 진인의 인도로 있던 곳으로 돌아가고, 팔선녀와의 만남으로 지상으로 내침을 받아 양소유가 된 성진은 육관 대사의 인도로 다시 연화봉으로 돌아가서 더 깊은 세계를 깨닫게 된다. 네버랜드는 연화봉이나 태허환경과 같은 세계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피터팬과 핑거 벨은 망망 대사와 묘묘 진인 또는 육관 대사와 같은 인도자일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웬디와 동생들은 꿈의 나라에 머물지 않고 다시 현세로 돌아와서 늙어가는 것이라고 할까?

 

뜬금없이 나의 공상이 떠올랐다. 학창 시절부터 나는 언젠가 누군가 찾아와서 신비의 세계로 데려가려는 꿈을 꾸곤 했다. 나를 데리러 오는 사람은 세 명의 여성인 동예별기, 옥저충용, 부여상방이다. 그녀들은 교무실에 앉아 있는, 또는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내 앞에 불쑥 나타나서 이렇게 말한다.

 

"목연 선생,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를 따라가시지요?"

"아가씨들은 누군데, 나보고 어디로 가자는 것이오?"

"우리와 함께 했던 시절을 벌써 잊으셨단 말인가요? 때가 되면 모시러 온다고 했을 텐데요?"

 

아쉽게도 나의 상상은 여기서 멈추었다. 때가 되었다는 것은 죽음이 아니겠는가? 새로운 세계라고 해도 내가 낯선 곳에 왜 간단 말인가? 더 이상 상상을 계속하다가는 현실이 될 듯해서 진전을 안 시켰다. ('동예, 옥저, 부여'는 고대국가인데, '별기, 충용, 상방'의 의미는 모르겠다. 다만 상상속의 동예별기는 새침한 여성, 옥저충용은 너그러운 여성, 부여상방은 원칙을 지키는 여성인데, 그들은 이전 세계에서 나와 동문수학을 하던 인연이다. 그녀들의 실체는 나의 순수한 상상인지, 만화나 무협지에서 보았던 인물인지도 알 수 없다.)

 

누구나 그렇게 꿈꾸는 세상이 있는 것이 아닐까? 그것을 형상화한 것이 김만중의 『구운몽』이고, 조설근의 『홍루몽』이며, 제임스 매트 배리의 『피터팬』일 것이다. 상상력이 부족한 나는 내가 꿈꾸는 세상을 형상화하지 못한 것이고……. 『구운몽』의 양소유는 깨달음의 세계로 갔고, 『홍루몽』의 가보옥은 무의 세계로 돌아갔으며, 『피터팬』의 웬디는 현실로 돌아와서 어른으로 성장하며 늙어갔다. 문득 내가 상상의 세계를 진전시켰다면 어떤 세상을 그렸을지 궁금하기는 하다.

 

셋째, 예상외로 힘들게 읽은 작품이다. 어려울 것이 전혀 없는 스토리다. 어린이의 상상력을 간직하고 있는 웬디 남매들은 피터팬과 팅커벨을 따라서 네버랜드로 갔고, 그곳에서 후크 선장의 해적들과 다투기도 하고, 인디언 추장의 딸인 타이거 릴리와 인어와 상어가 있는 세계에서 모험을 즐기다가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돌아오기를 거부한 피터팬은 영원한 어린이로 남고, 어른이 된 웬디의 딸인 주디가 다시 어머니와 같은 모험을 하며, 다시 어른이 주디의 딸인 제인이 마가렛이라는 딸을 낳으니, 마가렛이 아직도 어린이인 피터를 따라가서 증조할머니인 웬디와 할머니인 주디와 어머니인 제인의 길을 걷는다.

 

신비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다. 분량도 240쪽밖에 안 되고, 원작의 삽화가인 마이클 포먼의 그림도 좋았다. 그러나 나는 책장을 넘기기가 정말 어려웠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번역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한 문장 한 문장은 어려울 것이 없는데, 전체적으로 무슨 말인지 금방 와닿지 않았다. 니체의 글을 읽는 기분이라고 할까? 잘 모르겠다. 내가 고단해서 이해를 못 한 것인지, 역자가 너무 어렵게 번역을 한 것인지……. 내게는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문장이 이어져서 곤혹스러웠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이 책은 오래전에 발간된 판본이고 이미 절판이 되었다. 피터팬의 판본은 여러 종류가 있으니 어떤 책을 읽어도 좋을 것이다. 피터팬의 세계는 비록 동화이지만 누구나 꿈꾸던 아름다운 세상이 아니겠는가? 초등학생 이상이라면 남녀노소 모두가 읽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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