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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3

[도서]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3

김태권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이 책은 횡성 한누리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횡성에서 가장 큰 농어촌버스승강장인 만세공원 옆에 있는 이곳은 비록 작은 도서관이지만 이용하기에는 가장 편리한 도서관인 듯하다. 횡성군은 공공도서관마다 서로 연계가 되어 있으므로, 어느 지역에서 책을 빌렸던 다른 지역의 공공도서관에 반납할 수가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이곳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좀 더 읽고 싶으면 빌린 뒤에 자신이 사는 지역의 도서관에 반납하면 되니……, 정말 세상이 좋아졌다는 것이 느껴진다.

 

한누리 도서관에는 여러 번 들려서 책을 읽었으나 빌리기는 처음이다. 내가 사는 강림이나 안흥에도 도서관이 있으니 굳이 이곳에서 빌릴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는 강림이나 안흥에서 보지 못한 책이기에 빌린 것이다. 그런 인연으로 만난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기대와는 다르게 읽을수록 실망적이었다. 책의 내용에 대해서 실망했다는 것이 아니다. 십자군의 역사를 알기 쉽게 설명했고, 십자군뿐만 아니라 그 시대 역사에 대해서 많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책을 펼칠 때는 낭만이나 무용담도 기대를 했다. 십자군이 신앙을 위한 성스러운 전쟁이 아니고, 굳이 선과 악 또는 정의와 불의로 나눈다면 선과 정의는 십자군보다는 이슬람 쪽에 더 많이 있다는 배경지식은 있었다. 그래도……. 십자군은 기사들이 중심이 된 군대가 아닌가?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서 떳떳하게 이기고, 패자는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에게 승복하는 정신이 기사도라고 알고 있었다.

 

기사 서임식의 선서에서 나타난 기사의 덕목은 무용(武勇) ·성실 ·명예 ·예의 ·경건 ·겸양 ·약자 보호 등이다. 기사의 존립 조건이기도 한 무용과 성실은 기사도 확립 초기에 기사의 핵심을 이룬 덕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3권까지 읽는 동안 십자군에 참전한 기사는 여러 명이 나왔지만 그중에서 기사다운 기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심하게 표현하면 십자군을 이끈 핵심 기사들은 쓰레기도 그런 쓰레기 없다고 할 만치 인간 말종의 부류들이었다. 신앙인으로서의 경건함이나 기사로서의 명예는 찾아보기 힘든 행태가 이어지는 것을 보고서 책장을 덮고 싶은 마음이 일 정도였다.

 

둘째, 기사들의 낭만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미 기사들의 시대가 지난 뒤의 상황을 그린 작품이므로 좀 우수꽝스럽기는 해도 돈키호테에 나타난 기사가 추구하는 정신은 아름답지 않은가? 돈키호테는 둘시네 공주(실제는 시골처녀이지만)를 자신이 섬길 귀부인으로 여기고 그녀를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영예를 바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의 기사 시대를 다룬 십자군 전쟁에서 그런 낭만적인 기사는 한 명도 없었다. 공주는 나온다. 예루살렘 왕국의 멜리장드와 알릭스였다. 그녀들은 아름다웠을지는 모르지만 결코 우아하지는 않았고, 부왕을 비롯한 주변의 기사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그녀들을 농락하면서 이용하기만 했다. 낭만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

 

셋째, 이슬람 세계를 이해하는 데에는 아주 유용했다. 이 책은 각 권마다 앞과 뒤에 부록 형식으로 십자군 시대를 이해하는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 3권에서는 앞 부분에서 30여 쪽에 걸쳐서 아브라함과 두 아들을 소개하면서 아랍 민족의 출현과 십자군 전쟁까지의 상황을 요약했다. 가톨릭이 믿는 신앙의 선조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유대교와 기독교와 이슬람교를 만들었다. 즉 서양인들의 유대인 학살이나 십자군 전쟁은 한국의 6.25전쟁과 다를 바 없는 동족상잔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십자군 전쟁에서 잔혹한 살인은 동방의 이슬람보다는 서방의 십자군이 더했다는 것이 읽을수록 확인이 되었다. 현대에 와서는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을 만행이라고 하지만,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아랍이나 팔레스타인에게 끼친 해악은 히틀러를 능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십자군 원정뿐만 아니라 당시 유럽의 역사와 서구인들의 생각을 알기 쉽고 표현한 걸작이다. 일반인들의 교양이나 흥미는 물론이고 학생들의 세계사 이해에도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본다. 중학생 이상의 독자라면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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