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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에어

[도서] 제인에어

샬럿 브론테 원작/김옥선 글그림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강림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제인 에어는 고교 시절에 축소판으로 읽었고, 대학시절에는 완역으로 읽었으며, 80년대에는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영화로도 본 적이 있다. 나로서는 내용을 거의 알고 있는 친숙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을 듯해서 빌린 것이다. 그런 인연으로 만난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나는 『제인 에어』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책과 영화 등을 통해서 몇 번이나 스쳤다고는 해도, 원작을 읽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교시절에 읽은 것은 10여 쪽으로 압축한 요약본이고, 대학시절에 읽은 책도 이제 와서 생각하니 완역은 아닌 듯하다. 저작권 개념도 없던 시절에 출판사 별책 부록으로 나온 책이 원작을 충실하게 옮겼을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한 영화도 작품의 전편을 담은 것이 아니라 일부만 담고 있었다. 영화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생각나는 것은 제인 에어의 배역을 맡은 여성이 미인이라기보다 지성적인 외모였다는 것 정도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작품과의 만남이 오래전 인연이라는 것이다.

 

스토리는 제인 에어가 친척 집에서 구박을 받다가 어떤 귀족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가서 주인과 사랑을 나눈다는 것만 떠오를 뿐 기억나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녀를 구박한 친척이 외숙모였고, 가정교사로 들어간 집은 손필드의 저택이었으며, 주인의 이름이 로체스터인 것을 이 책을 통해서 기억해 냈다. 제인이 가르친 로체스터의 양녀가 아델인 것도 책장을 넘기면서 알게 되었고, 세인트존이라는 목사가 그녀의 목숨을 구해준 뒤에 청혼을 했다는 스토리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나는 『제인 에어』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아는 것이 거의 없던 셈이다. 이런 일이 어찌 이 책뿐일까?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실제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망각의 세계로 들어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새로운 책을 만나는 마음으로 즐겁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으니, 어찌 보면 건망증은 고마운 존재인 듯하다.

 

둘째, 만화의 주인공들이 너무 아름답게 그려진 듯하다. 내가 생각하는 로체스터의 이미지는 무뚝뚝한 인상인데 이 책에서는 아이돌같이 완벽한 미남으로 그려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제인을 구박한 외숙모 등 부정적인 인물들도 외모는 매끈했으니 마치 순정만화를 보는 듯했다. 이 책은 청소년, 특히 여학생들을 독자로 생각하고 그린 작품인 듯한데, 그렇다면 이해가 된다. 그렇기는 해도 올해 들어서 10여 권 읽은 서울대 선정 문학 고전들이 떠올랐다. 돈키호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허클베리 핀의 모험 등을 만났는데, 그때는 인물의 얼굴이나 배경 등이 작품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느낌을 받았다. 서울대 선정 고전문학에 이 책이 있다면 그 책을 통해서 다시 만나고 싶었다.

 

셋째, 만화를 통한 작품 구성이 훌륭하다는 생각을 했다. 제인 에어는 상당히 긴 작품이다. 그것을 200여 쪽에 압축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관점에서는 내용 전개에서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작품에서 알아야 할 내용들은 모두 담겼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전혀 없었다.

 

서서 서울대 선정 문학 작품에 비해 이 책은 부족하다는 언급을 했는데, 그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서울대 선정 문학 고전 시리즈는 출판사에서 의욕적으로 기획을 하고, 스토리 작가와 그림 작가가 따로 있었으며, 한 문단이 끝날 때마다 작품에 도움이 되는 각종 자료들을 참고서 못지않게 삽입했다. 이 책도 출판사에서 나름 기획을 했겠지만, 스토리 작가가 따로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로 완성도를 보인 것은 화가의 연구와 능력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성인들은 원작을 읽어야 하지 않겠는가? 중학생 이하의 청소년에게 권하고 싶다. 고등학생 이상이라도 잠시 머리를 식히며 문학의 향기를 느끼기에는 좋은 작품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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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모나리자

    저도 좋아하는 작품이어서 여러 번 읽었어요. 오래된 책을 지금도 갖고 있어요.
    만화라서 아이들이 읽어도 좋겠네요.

    2021.10.27 16:3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목연

      저는 만화를 즐기므로
      명작을 만화로 옮긴 것은 대부분 읽었는데...
      원작과 비교해서 실망스러운 작품도 더러 있더군요.

      이 책은 실망하지 않은 작품 중에 한 권 *^^*

      2021.11.05 01:14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