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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도서]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 원작/정진숙 역/문계주 그림/김준우 해설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월현임도를 두 시간 동안 걸으면서 완독을 했다.

오늘따라 월현리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 이유는

어린 왕자라는 동반가가 있어서일 것이다.

책을 빌리자마자 그날로 읽기는 꽤 오랜만이고,

리뷰까지 쓴 경우는 어쩌면 처음인지도 모르겠다.

 

강림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어린 왕자』와의 첫 인연은 고등학교 시절인 듯하다. 그 무렵의 나는 서양 동화에 나오는 기사 이야기인 줄 알고 펼쳤는데, 그리 감동을 느끼지는 않았다. 그림도 엉성하고, 이렇다 할 스토리도 없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에는 대화가 멋있다고 느꼈고, 그 이후 거의 매년 이 작품을 읽었다. 교과서 곳곳에서 이 작품이 언급되니 교재연구로 읽을 수밖에 없었다. 완독한 횟수도 10여 종의 판본을 통해 열 번을 넘을 것이다. 그런 작품을 읽으면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이 작품이 만화로 나왔다는 것이 신기했는데 기대 이상의 감동이었다.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원작에 있는 삽화가 100여 개는 될 것이다. 거의 쪽마다 크고 작은 삽화가 있는데, 쪽수로는 글보다 많을지도 모르겠다. 원작 자체가 만화와 다를 바가 없는데 굳이 만화로 꾸밀 필요가 있을까? 어떤 식으로 만화로 꾸몄을까, 라는 호기심으로 이 책을 빌렸다.

 

책장을 넘기면서 느낀 것은 원작 이상의 감동이라는 것이다. 원작의 글이 많지 않다 보니 원문의 대부분이 만화로 표현되었다. 단순히 만화로 표현된 것이 아니라, 작가의 윤문으로 단장이 된 것이다. 원작에서 표현하지 않은 화자(조종사)의 마음까지 감칠맛 나게 묘사해서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둘째, 화가의 만화가 아름다웠다. 단순히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인물의 심리를 적절하게 표현했고, 어린 왕자가 살았거나 여행한 별들의 그림도 아름다웠다. 저자인 생택쥐페리에게는 미안한 표현이지만, 원작의 삽화는 담백한 매력은 있지만, 그림으로서 아름다움은 좀 부족하지 않은가? 문계주 화백은 작가가 표현하려는 세계를 아름답게 묘사했으니 더욱 끌릴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문학을 만화로 그린 작품을 수십 권 읽으면서 원작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고 느낀 작품은 많았으나, 원작보다 더 아름답다고 느낀 작품은 이 책이 처음이다.

 

셋째, 원작의 작가가 표현하지 못한 부분까지 드러냈다. 문학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만화에서 원작에서 표현하지 부분을 묘사하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러울 것이다. 원작에서는 어린 왕자가 사막에서 사라진 뒤에, 작중 화자의 독백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그 부분을 이 작품에서는 이렇게 묘사했다.

 

"그리고 이곳을 지나게 되거든 제발 부탁합니다.

서두르지 마세요.

별 아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그러면 한 아이가 당신에게 온다면,

금빛 머리칼에 당신을 보고 웃는다면,

당신은 그 아이가 누구인지 알 것입니다.

그럼 부디 제게 편지를 보내 주세요.

어린 왕자가 돌아왔노라고…….(212쪽)"

 

사막의 지평선에 별이 하나 떠있을 뿐인 원작의 삽화는 밋밋하지 않은가? 이 작품에서는 이 부분도 아름답게 묘사했다. 그뿐만 아니라 별로 돌아간 어린 왕자와 그를 그리워하는 작중 화자의 후일담도 원작의 여운을 전혀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표현하고 있다.

 

아쉽다면 어린 왕자가 꽃미남인 것은 당연하지만, 작중 화자인 조종사마저 그렇게 그렸다는 것인데……. 마음으로 보아야 진실이 보인다고 어린 왕자가 말했다. 모자 속에 보아뱀을 볼 수 있는 진실의 마음으로 보면, 어린 왕자와 조종사는 그렇게 아름다울 것이 분명하니 흠 아닐 듯하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읽을 수 있다. 중학생 이상의 독자치고 이 작품을 읽지 않은 독자가 있을까? 이미 읽은 독자라도, 원작에서 감동을 느낀 독자라도 이 작품을 통해 어린 왕자를 만나기를 권하고 있다. 틀림없이 생각하지 못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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