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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도서]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원작/정혜욱 글그림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강림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폭풍의 언덕』을 처음 만난 것은 중학시절이었다. 아마도 당시 거의 유일한 청소년 세계명작이었던 학원사 명작 시리즈였던 듯한데……. 민망한 말이지만 그때 나는 이 책을 완독하지 못했다. 전혀 재미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등장인물들이 너무 잔인했기 때문인 듯하다. 그 무렵까지도 '행복한 종말'에 익숙했던 나로서는 그것과 거리가 먼 듯한 내용에 정이 가지 않았던 것이다. 대학 시절에 단행본으로 펼친 듯한데, 그때 역시 절반 정도 읽다가 포기한 듯하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내용이 거의 없으니 책장을 넘길 흥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즉, 백과사전 등을 통해서 전체적인 줄거리는 짐작하고 있었지만 완독은 못 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올해 7월에 채우리 출판사의 '서울대 선정 문학 고전 시리즈'로 읽었는데, 상세한 참고 자료가 덧붙여 있으니 어느 정도 흥미를 느꼈다. 3개월 만에 다른 출판사의 책을 통해 다시 만났는데, 그런 작품을 읽으면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꼈다. 나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책의 줄거리는 알고 있었고, 3개월 전에 채우리 출판사의 비슷한 장르(만화)로 된 책을 읽은 바 있다. 나로서는 잘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채우리 출판사의 명작 시리즈는 독자를 청소년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로 설정하고 있고, 삼성출판사의 이 책은 초등학생에서 청소년에 이르기까지의 세대를 독자층으로 보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미 줄거리를 알고 있고, 불과 3개월 전에 읽기도 했으니 이 책은 더 쉽게 이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등장인물들의 외모는 순정만화의 주인공들처럼 아름다웠지만, 스토리가 금방 와닿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록우드라는 작중 화자가 하녀인 넬리로부터 등장인물에 얽힌 사연을 듣는 것으로 시작되고 있다. 이 책은 그 모든 과정을 담았는데 비해, 채우리 출판사 판본에서는 록우드의 존재는 해설로 처리하고 스토리만 전하고 있다. 방대한 이야기에서 작중 화자의 등장 자체를 뺐으니, 그만큼 이야기가 절약된 것이다. 그에 비해서 이 책은 그 부분까지 포함하려니 한정된 분량에서 모든 것을 담기가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한편 이 책은 절대로 감미로운 내용이 아니다. 주인공인 힌들리는 거의 악의 화신에 가깝다. 채우리 출판사에는 등장인물들의 그런 성격을 외모로 묘사했지만, 이 책에서는 등장인물 대부분을 미남과 미녀로 표현하고 있으니 사실감이 떨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둘째, 이 책을 읽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채우리 출판사의 책을 먼저 읽음으로써 배경지식을 공고히 한 뒤에 이 책을 읽으니 이해가 더 쉬웠던 것이다. 또한 만화로 각색하다 보니 원작의 방대한 내용을 담기가 쉽지 않고 생략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두 책을 비교하면서 그 부분을 보완할 수 있기도 했다.

 

셋째, 하인인 조셉과 넬리에 대한 설명이 미진하지 않나 싶다. 타락한 힌들리가 에드거가 사망한 후 린튼 가문을 흡수하면서 모든 하인들을 내칠 때 조셉과 넬리만 남기는 것으로 보아서 두 인물의 비중이 높은 듯하다. 채우리 출판사에서는 넬리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비교적 상세하게 묘사했는데, 조셉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설명이 없었다. 특히 힌들리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지켜본 넬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조심을 하고 있고, 캐서린과 그녀의 딸 캐시에게 있어서 방패와 같은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조셉은 존재감이 전혀 없고, 넬리는 조연 정도로만 묘사하고 있다. 아마도 긴 내용을 만화로 편집하면서 분량 조절로 인한 생략 때문일 듯하다. 여유가 있다면 원작을 읽으면서 더 충실한 감상을 하고 싶었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을 독자로 설정한 책이지만, 이해가 쉽지 않은 책이다. 가능하다면 원작이나 축소판으로 된 판본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읽는다면 좋을 듯하다. 초등학생에게는 어렵고 중학생 이상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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