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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소녀 귀농기 1

[도서] 도시소녀 귀농기 1

에른 글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강림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이 책이나 저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다. 그러나 현재 농촌에 살고 있고, 나도 넓은 의미에서 귀농인이라고 할 수 있으니 관심이 갔다. 그렇더라도 그저 평범한 귀농 안내서라면 이 책을 빌리지 않았을 것이다. 만화로 되어 있고, 도시 소녀가 귀농을 했다니 호기심이 생긴 것이다. 그런 책을 완독한 뒤에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생각했던 이상으로 열심히 읽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시골에 정착했지만 귀농을 생각한 적은 거의 없었다. 시골에서 태어나서 학창 시절을 보냈으니 시골에 대한 낭만은 생각하지 않았고, 퇴직 후에는 도시에서 살고 싶었다. 시골이 그리우면 가끔 고향에 가면 되는 것이지 굳이 정착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시골에 정착한 것도 아내의 소망이었고, 나는 가능하다면 지금이라도 시골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다. 사람이 사는 곳은 어디에나 풍파가 있게 마련이지만, 사람이 많지 않은 시골은 인간관계가 더욱 힘겹기 때문이다. 또한 시골에서는 이런저런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 책은 그저 심심파적으로 선택했을 뿐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없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읽을거리가 많았다. 도시에 살던 평범한 취업준비생은 지은이는 은퇴한 부모를 따라서 어쩔 수 없이 시골에 정착한다. 그 과정에서 함께 귀촌을 하기로 했던 가족들의 갈등, 부모님 친구들끼리의 갈등과 화해, 토지 구입의 어려움과 해결 과정, 이웃 주민들과의 갈등, 농작물 선택 등 갖가지 어려움에 부딪치는데……, 이것들은 대부분 우리 가족들이 귀농 과정에서 만난 어려움이기도 했다. 내가 이 책을 미리 읽었다면 그런 시행착오를 격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 열심히 읽게 된 것이다.

 

주인공 지은, 지은의 어머니 막금씨, 어머니의 친구 옥순 씨,

지은의 아빠 재석 씨, 아빠 친구인 국진 씨

국진 씨의 먼 친척인 원주민으로 주인공 가족의 멘토가 등장인물들이다.

 

둘째, 귀농 귀촌인들이 직접 만나는 갖가지 사례들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실용적인 책이었다. 토지 구입의 어려움, 도로나 경계로 인한 갈등은 내가 아는 많은 귀농인들이 만나는 난관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그런 문제들의 단순한 해결 과정이 아니라 법률적인 문제까지도 짚어가면서 안내하고 있다. 책을 펼칠 때는 반쯤은 웃음이 넘치는 명랑 만화가 아닌가 싶었는데, 그런 것이 아니었다. 나의 경우는 15년 전에 시골에 집과 토지를 구입한 뒤에 7년 전에 퇴직하면서 정착을 했다. 지금은 지역에서 여러 모임에 참가하고 있으며, 면사무소의 주민자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 나는 귀농 초보가 아니라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진 귀농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나도 모르거나 막연히 알고 있던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놀랐다. 내가 지금까지 읽은 귀농 안내서 중에서 최고의 책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가장 재미있고 실용적인 책이었다.

 

책 곳곳에 이런 형태로

귀농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 또는 법률적 도움말들이 있다.

 

셋째, 국진 씨의 형님의 생각이 감동적이었다. 국진 씨 등 귀농인들에게 거부감을 갖고 있는 마을 사람에 대해, 그 마을이 주민이면서 국진 씨네의 정신적인 지주인 먼 친척 형님은 이런 말을 하면서 위로했다.

 

"그 부부 말고도 우리 마을에 그런 사람들이 더러 있지. 자기들이 누리던 걸 귀농하는 사람들에게 뺏긴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야.중략, 그러나 나는 우리 마을이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서 사람들을 자꾸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241)"

 

아마 외지인들로 인해서 원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귀농인들이 없다면 마을이 사라지는 것도 현실이다. 우리 마을에도 빈집이 곳곳에 있고, 귀농인들의 인구가 다수를 점유한지 오래이다. 어찌 농촌뿐일까? 우리나라 자체에도 새터민을 비롯한 다문화 가정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귀농인과 다문화 가정은 넓은 의미에서 우리 마을과 우리나라를 없어지지 않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원주민과 귀농인 모두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이 책은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초등학교 이상이면 이해를 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고교생 이상의 세대에게 공감을 줄 책이다. 귀농을 생각하거나 귀농 초보생들에게는 상당히 유용한 정보가 담겨 있고, 스토리 자체가 흥미 있어서 편안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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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책 표지만 보고 명랑 만화인 줄 알았는데 귀농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많이 알려주는 만화책이네요. 이미 오래 전 귀농하셔서 시골에 정착하신 목연님이 피부로 느끼실 정도이니 저도 기회되면 한 번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2021.11.20 15:1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목연

      저도 처음에는 명랑만화인 줄 알았습니다.
      제목에 '귀농기'라는 말이 있으니 약간의 정보는 있겠지만,
      흥미 위주의 작품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귀농에 필요한 살아있는 정보가 많이 있더군요.

      2021.11.21 00:05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