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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당신을

[도서] 사랑합니다 당신을

전민현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고글 출판사 사장님이 안흥 독서모임 도래샘을 격려하기 위하여 보내준 일곱 권의 시집 중에 한 권이다. 제목처럼 아름다운 시들이 지면에 펼쳐지는 것을 보면서 독서 모임에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시들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였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아름다운 시집,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이다. 이 책은 모두 다섯 묶음으로 꾸며져 있었다.

 

묶음 하나 고독이 흐르는 밤에

묶음 둘 나를 사랑한 사람

묶음 셋 늘 사랑이 있어서 좋다

묶음 넷 빛을 발하는 만남

묶음 다섯 첫눈이 내리는 날

 

소제목만 이어도 한 편의 시가 될 듯하다. 시들의 제목만 보아도 마음이 포근해지는 듯하다. 그런 사람 있잖아, 그리움은 잠들고, 꽃들의 아침 인사, 나를 사랑한 사람,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분다, 누가 알았을까? 늘 사랑이 있어서 좋다, 보고 싶은 사람, 보이는 세계보다 보이지 않는 세계가 더 중요하다, 시리도록 사랑한다, 여기까지 왔는데, 첫사랑, 첫눈 내리는 날……. 이 작품들의 사연이 궁금하지 않는가?

 

둘째, 시인의 편지를 읽으며 나의 첫사랑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다. 이 시집의 마지막 작품인 「첫눈 내리던 날」을 소개한다.

 

"나는 편지를 씁니다.

눈 내리는 날

첫사랑에게 편지를 쓰니다

첫눈이 오는 날

만나자고 한 약속을 생각하며

하얀 눈 위에

쓰고 또 쓰고 지웁니다 (143쪽 「첫눈 내리던 날」의 일부)"

 

 작품들은 시인이 첫사랑에게 보낸 편지들일 것이다. 쓰고 지우고, 또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마지막으로 완성된 편지를 봉투에 넣듯, 차마 지우지 못한 사연들이 담긴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렇다면 눈이 내리는 겨울에만 편지를 썼을까? 시인의 마음은 각자의 추억에 따라 첫사랑이 생각날 때마다 계절과 관계없이 눈이 내리거나 비가 오고, 때로는 바람이 불거나 낙엽이 질 테니 계절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나의 첫사랑에게도 편지를 쓰고 싶었다. 그녀가 읽거나 못 읽는 것은 상관이 없다. 시인의 첫사랑과 전혀 관련이 없는 내가 이 시집을 읽듯이, 나의 편지 역시 누군가 인연이 있는 이를 만날 것이다.

 

셋째, 음성동요학교의 이력에서 향수를 느꼈다. 시인은 서울 문학을 통해서 등단했고, 지금 음성동요학교 이사장이라고 한다. 음성은 동요마을로 이름난 곳이다. 윤석중 선생의 어린 시절 추억을 담은 「고추 먹고 맴맴」의 발상지가 아니던가?

 

"아버지는 나귀 타고 장에 가시고

할머니는 건넛마을 아저씨 댁에

고추 먹고 맴맴 달래 먹고 맴맴(동요 「고추 먹고 맴맴」갈무리)"

 

초등학교 시절에 이 노래를 배울 때 우리는 흥겨운 마음으로 불렀다. 그러나 윤석중 선생의 슬픈 사연이 담긴 시라고 한다. 두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할머니 손에서 자랐던 선생의 어린 시절을 표현했다고 하니……. 이 노래 외에도 「반달」 등 주옥같은 명작들을 만들어서 어린이들은 물론 겨레의 마음을 보듬어준 윤석중 선생이 성장한 곳이 음성이고, 지금 이 마을은 동요마을이 되어 손님들을 만나고 있다고 한다. 전민현 시인은 이 음성마을의 음성동요학교 이사장으로 봉사하면서 아동문학을 꽃피우고 있는 것이다.

 

넷째, 작품 속에서 감정을 조금 절제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시인의 작품인 「봄꽃 열전」과 「봄이 오는 아침」이다. 작품 자체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다만 「봄꽃 열전」에서는 '오늘도 춤을 춘다'를 각각 한 행으로 표현했고, 「봄이 오는 아침」에서는 '화단에 꽃잎은 얼마나 떨어졌을까?'를 15행으로 표현했다. 시인의 어떤 감정을 표현하거나 시각적인 효과를 위해서 그런 표현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너무 자주 쓰는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닐까? 이 시집에서 이런 작품들을 자주 보았다.

 

결혼식에서 근엄한 시아버지가 축사를 하면서 마지막에 "며늘아기야, 사랑해!" 하면서 양손으로 하트 모양을 그린다면 아름다운 정경일 수도 있고, 보는 이들에게 정겨운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며느리를 볼 때마다 시아버지가 그런다면……? 글쎄 내 생각이 고루한지는 모르겠지만, 지나친 애정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시인의 시에서 자주 보이는 각 음절마다 행을 바꾸는 시들을 보면서 그런 시아버지가 떠올랐다.

 

이 작품을 누구에게 권할까? 초등학생은 좀 어려울지 모르지만, 중학교 고학년 이상이라면 이해를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사랑의 경험이 많이 쌓인 연배일수록 공감이 더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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