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돌이를 보냈습니다.
작년 3월에 태어나서 5월에 월현리로 왔으니
나와 함께 생활한 것이 1년 반이 지났고요.
그동안 나는 매일 먹이를 주고,
배설물을 치워주었으며,
올봄까지 거의 매일 산책을 다녔지요.
자란 뒤에는 데리고 다니기에는 힘에 부쳐서
산책을 포기했지만요.
진돌이와의 만남은 비록 길지 않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도 기울이지 못한 수고를 하였네요.
'사랑'이 아니라 '수고'라고 표현합니다.
그리 살뜰하지 않은 나는
어떤 동물에게도 사랑을 주지 않으니까요.
다만 좋아하지 않는 마음을 표현하지 않으려고,
나름 많은 노력을 했지요.
주인에게 사랑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얼마나 슬플까를 생각하고,
내 마음이 드러나지 않도록 애썼다고 할까요.
진돌이의 마지막 모습을 담을까를 생각했지만,
그러면 오히려 더 마음이 무거울 듯해서 그만두었습니다.
다만 떠난 자취만 기록했네요.
진돌이를 실은 차가 우리 집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저 집에 사는 검둥이가 거의 매일 와서 줄에 매인 진돌이의 약을 올리곤 했는데,
그 개는 진돌이가 떠난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
진돌이가 살던 집입니다.
이 집도 곧 치워야 하겠지요.
나는 다시는 개를 기르지 않을 테니까요.
아침에 준 사료를 다 먹지 못했네요.
산책할 때 덧붙이던 줄입니다.
이 줄을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떨어진 줄이 하트 모양으로 보이는군요.
진돌이가 이렇게 마음을 남긴 것일까요.
안흥의 지인은 데려가면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진돌이는 잘 생겨서 새끼를 얻기 위한 종견으로 기르겠다고요.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 그런 말을 했는지,
정말 종견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단 한 번이라도 종견이 되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집에서만 자란 진돌이는 동정이거든요.
사람이나 동물이나 이성을 그리는 본능은 같을 텐데,
진돌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진돌이가 오기 전부터
나는 기르는 것을 반대했는데,
가족들이 우겨서 할 수 없이 인연을 맺었지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알고
그때 나는 그렇게 반대한 것이었을까요?
내 블로그에서 '진돌이'로 검색을 하니,
231회가 나오네요.
이틀에 한 번씩은 내 포스팅에 등장했으니,
짧지만 강한 인연이었군요.
내가 잘 기르지는 못했지만,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자책을 하지는 않으렵니다.
나로서는 나름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아마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인가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