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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라고 자랑할 정도는 아니지만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모은 책이 2천여 권은 되는 듯합니다.

교사로 근무하는 동안 자주 이사를 다녔는데
그때마다 책들이 큰 부담이었습니다.
방이 협소하니 둘 곳도 없었고요.
그래서 버리거나 남에게 준 것도 상당수 됩니다.
그런 환경에서 지금까지 지니고 있으니
그 책들이 문화재급이나 고가의 희귀본이 아니라도
내게는 갖가지 사연이 담긴 벗들이고요.

책장 정리를 하면서 추억을 되새겨 볼 겸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을 사진과 함께 공유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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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보는 눈
고등학교 1학년 때 읽은 수필집입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하시던 재종형님 댁에서 빌려서 보았고요.

이 책은 내가 읽은 최초의 수필집일 것입니다.

교과서 있는 수필을 단편적으로 읽은 적은 있었겠지만,

어떤 한 작가의 수필로 된 작품집을 완독한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니까요.

 

그때까지도 수필이 무엇이라는 개념이 확립되지는 않았겠지만,

이 책은 수필의 맛을 느끼게 해 준 책입니다.

제목에서 철학적인 멋을 느꼈으며,

내용 곳곳에서 발견되는 선비의 풍모와 인생관이

삶의 자세와 교훈을 심어주었습니다.

 

이 책은 고등학교 때 읽은 그 책은 아닙니다.

그 뒤 교직에 나온 뒤에 원주의 어느 헌 책방에서 발견하고

추억을 생각하면서 구입한 책이지요.

 

천년을 보는 눈 속표지

'수필집'이란 표제가 신선하게 보이더군요.

 

천년을 보는 눈의 첫 작품

이런 형태로 세로 쓰기로 된 책입니다.

지금은 가로쓰기가 일반적이지만 예전에는 대부분 이와 같이 세로쓰기로 되어 있었고요.

 

책의 발행기

저자의 사진이 있는 것이 특이하군요.

저자인 이중연 선생님은 원주여중고 교장과 원성군수 등을 역임한 분입니다.

내가 원주여중에서 교사로 근무하기도 했으니

선생님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시공을 달리해서 같은 공간을 거친 셈이군요.

 

이 책은 1968년 5월 5일에 초판을 발행한 후

1969년 4월 25일에 재판이 나왔습니다.

또한 1968년도에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우수도서로 선정되기도 했고요.

 

내가 구입한 책은 1969년 4월에 나온 재판입니다.

벌써 43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 책의 가치는 잘 모르겠지만,

내게는 큰 감명을 준 책이니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책입니다.

저자가 유명 작가라고 할 수 없으니 책을 보관한 분이 많지 않은 듯하니

최소한 희귀본은 될 듯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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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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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an

    진짜 오래된 책 같아 보이네요... ^^ 제가 초등학생 때 읽었던 삼국지도 세로로 된 5권짜리였는데.. 2천여권의 책이라니 어마어마하네요.. 와우.. 1년에 백권을 읽는다쳐도 20년이 걸리는 양이네요.. ^^ 제가 목연님 나이즈음 되면 가능하려나요.. 아무튼 역시 대단하셔요..

    2012.05.16 16:4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목연

      지금은 제가 갖고 있는 책을 모두 완독하는 것은 거의 포기 상태...
      서평단 도서나 새로 구입하는 책을 보기도 힘겨운 상황이니까요.
      더구나 옛날 책은 세로로 되어 있거나 글씨도 작아서
      다시 펼치기가 쉽지 않군요.

      2012.05.16 21:12
  • ghttp

    책 저자의 손자되는 사람입니다.할아버지의 관련자료 검색중에 님의 자료를 보게되었습니다.할아버지의 책을 소중히 여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환절기 감기조심하세요...

    2012.10.04 10:1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목연

      반갑습니다.
      가끔 저자께서 제 블로그에 댓글을 다신 경우는 있었지만,
      저자의 손자분이 글을 올리기는 처음입니다.

      훌륭하신 조부님을 두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축하의 마음을 전합니다.

      2012.10.04 13:12
  • hisusie77

    우와~ 이런일도 있군요. 내용이 넘 궁금해요 "천년을 보는 눈.." 멀지않아 백년..천년이 지날것이니..수필집이라는 점도 그렇고..허나...저또한 세로 읽기를 한 세대가 아니라서 한자가섞여있는 글을 읽는다는 것이 좀 힘들겠죠. 정말 신기한 인연이네요.ㅎㅎ

    2012.10.05 12:0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목연

      지금 처음으로 읽는 분들은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지도...
      저자는 원주여중고 교장과 원주군수라는 특이한 이력을 지닌 분입니다.
      책의 주제는 살아가는 인생사를 비롯하여
      자연과 세태에 대한 저자의 관점과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시조 형태의 운문도 함께 겻들어 있었고요.

      고교생 시절에 이 책을 접한 저는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을 받았지요.
      글이 이렇게 멋있는 것이구나,
      나도 이렇게 글을 남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책에서 읽었던 멋진 시
      그래서 지금도 기억하는 구절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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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식의 물결이 출렁이더니 사바의 시름이 끊이지 않네.
      지혜의 맑은샘 한번 엉기니 사바의 시름도 잔잔히 잔다.

      시름의 비바람 스스로 멎고 내 마음 고요히 맑아올 때에
      진리를 따라서 쫓아도 보며 인연에 맡기어 소요할거나.

      흡사히 빈배가 물결을 타고 두둥실 멋대로 떠서 돌듯이.

      2012.10.06 09:08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