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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1

[도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1

김진명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1~3권

책의 소장자는 세 권 모두 비닐로 겉장을 싸서 정갈하게 읽었다.

이런 책을 왜 버렸을까?

 

김진명 작가의 장편 소설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거의 20년 전인 1993년에 발표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다. 나는 발간 무렵부터 이 책의 유명세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무렵의 나의 취향은 역사소설이나 동서양 명작 계열이었다. 당시로서는 김진명이라는 작가나 작중 모델인 이휘소 박사 모두 생소했다. 이 작품 역시 실제 사실과는 관계 없는 통속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지 않았다.

 

이 작품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될 때도 나는 그리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아직까지 김진명 작가를 믿을 수 없을 뿐더러, 3편까지 있는 장편소설을 읽을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20여년이 흘러갔다.

 

그러던 중 올해 초에 누군가 폐휴지함에 버린 책무더기에서 이 책 3권을 건지는 행운이 있었다. 비록 헌책이기는 하지만 책 주인은 책을 아끼는 장서가였던 듯하다. 세 권 모두 비닐로 겉장까지 입혔으므로 새 책에 근접할 정도로 상태가 양호했다. 이 책의 초판본은 1993년 8월 10일에 발간되었으나 내가 구한 책은 1994년 4월 20일에 나온 40쇄의 책이다. 8개월 만에 40쇄나 발행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은 책이었던 것이다.

 

나는 횡재를 하는 기분으로 이 책을 거두었으나 읽지는 못했다. 공사간에 일이 밀려 있었고, 서평단 이벤트에서 당첨된 책 등 읽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베스트셀러라고 해도 굳이 20년 전의 책을 읽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에 그저 보관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제 이 책을 펼친 뒤 이틀만에 독파했다.

 

웬만한 독서가라면 이 책을 읽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굳이 이 책의 내용을 소개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다만 내가 느낀 것을 두 가지만 덧붙이겠다.

 

첫째,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박정희 대통령이나 이휘소 박사를 실제 이상으로 미화하는 것이 아닌가, 국수주의적인 관점에서 스토리를 이끌지 않는가 등의 선입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1권을 마칠 때까지 그런 인상은 거의 받지 않았다. 작중 인물들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폭거인 유신은 유신대로 비판하면서 자주국방을 위한 여러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을 담고 있었다. 마치 추리소설 형식으로 이휘소 박사의 죽음을 추적하는 주인공 권순범을 따라가다 보니 순식간에 1권의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었다.

 

둘째, 20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진부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또는 학창 시절에 감동적으로 읽은 작품이라도 성인이 된 뒤에 읽으면 어딘가 어색한 부분이 나오기 마련이다. 특히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일 경우에는 10년 전의 작품을 읽어도 생경한 부분이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그런 부분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마치 조금 전에 탈고한 작품을 읽는 듯 신선한 느낌마저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작품의 전체적인 가치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만족스러웠지만 뒷 부분은 알 수 없다는 의미이다. 3편까지 모두 읽어야 이 책의 의미를 알 수 있을 듯하다. 다만 1편에서는 반도일보 권순범 기자가 뜻이 맞는 벗인 박준기 형사와 함께 의문의 교통사고로 목숨을 읽은 이용후(이휘소 박사를 모델로 함) 박사의 죽음을 추적하는 장면이 중심인 것만 언급하겠다. 마지막 부분은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취재하기 위해 미국에 간 권순범 기자가 이용후 박사와 가깝게 지냈던 엔더슨 정을 만나서 많은 정보를 듣게 되는 장면이라는 것도 밝힌다.

 

나는 장편 소설을 읽을 경우 등장인물들의 간단한 정보를 사전식으로 정리하곤 했다. 등장인물이 많을 경우 읽으면서 혼동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앞서 적은 대로 이 책은 이미 읽은 독자가 많이 있을 것으로 한다. 하지만 오래 전에 읽었을 테니 기억이 흐릿할 수도 있을 것이다. 먼저 거쳐간 분들의 회상에 도움을 드리는 의미에서 내가 정리한 등장인물 색인을 소개한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1권 등장인물

가네마루 : 94쪽. 일본 정계의 원로이자 막후 실력자.

강두칠 : 223쪽. 청주교도소에 수감된 사형수로 함께 복역 중인 박성길을 살해함.

강인호 : 59쪽. 반도일보 기자로 권순범이 아끼는 후배.

구로다케 : 101쪽. 일본 우익의 막후 실력자이자 야쿠자 출신의 중의원 의원. 야쿠자의 한국 진출을 획책.

권순범 : 13쪽. 이글의 주인공. 반도일보 기자. 33세 노총각. 최영수에게 이용후 살해 사건을 듣고 관심을 가짐.

김용삼 : 61쪽. 시청 강력계 형사. 권순범의 부탁을 받고 수사 중인 사건의 윤곽을 알려줌.

 

대석 : 242쪽. 권순범의 친구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 순범은 대석과 국방정책 등 통일에 대한 대화를 나눔.

대통령 : 205쪽. 1990년을 전후할 무렵의 대통령. 북방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안기부장과의 대화 장면에서 등장. 작품에서는 실명이 나오지 않음.

 

박성길 : 32쪽. 조폭 잔나비파 두목으로 교도소에 수감 중. 이용후 살해사건을 최영수에게 실토.

박병배 : 57쪽. 경찰청 경위. 20년 경력의 베테랑 수사관이지만 체포 직전의 홍성표의 탈출을 묵인함.

박정희 : 188쪽. 1978년에 피살된 대통령. 이용후와의 관계를 권순범에게 알려주는 신윤미의 회상을 통해 등장.

박준기 : 39쪽. 종로경찰서 형사로 별명 개코. 권순범과 정보를 주고받는 관계에서 친구 사이로 발전.

 

소노다 : 85쪽. 일본 요미우리 신문 편집국장.

스즈키 : 88쪽. 일본 아사히 신문 정치부 기자.

신윤미 : 26쪽. 요정 삼원각의 마담. 최영수와 함께 온 권순범과 정을 통함.

 

안기부장 : 198쪽. 1990년을 전후할 무렵 안기부장. 최영수의 선배. 작품에서는 실명이 나오지 않음.

야마구치 : 258쪽. 일본 야쿠자 조직 우두머리로 야무구치파를 이끎.

에자키 : 253쪽. 일본 에너지위원회 책임 간사.

엔더슨 정 : 270쪽. 뉴욕 저널리스트 신디게디트에 소속된 프리랜서 기자. 이용후 박사 생전에 친교가 있었음.

오자와 고이치 : 93쪽. 일본 정계의 황태자라 불리는 거물 정치인.

윤신애 : 109쪽. 반도일보 자료실 근무. 권순범에게 호의를 느끼고 있음.

이용후 : 105쪽. 미국에 거주하던 핵물리학자로 핵개발을 위해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귀국. 박성길에 의해 살해당한 뒤 교통사고로 처리됨.

이주익 : 77쪽. 한겨레신문 일본 주재 기자. 권순범의 고교 동창으로 절친한 사이.

임선규 : 262쪽. 반도일보 뉴욕 특파원.

 

정건수 : 241쪽. 이용후가 살해될 무렵의 과기처 장관

조전무 : 77쪽. 안기부의 일본 책임자. 한일물산 회사원으로 위장하고 있음.

  

최영수 : 14쪽. 서울지검 특수부장.

 

홍성표 : 52쪽. 과천 경마장의 대부로 불리는 조폭의 두목.

홍정표 : 277쪽. 반도일보 정치부 기자.

 

* 1권의 등장인물 중에 중요한 인물을 5명 꼽는다면, 권순범, 최영수, 박준기, 신윤미, 이용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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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츠프라카치아

    10년도 훨씬 전에 오빠가 추천해줘서 읽었던 것 같은데.. 이 책 이후로 김진명 책을 찾아 읽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는 어느순간부터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사서 읽어요.
    오빠보다 제가 더 팬이 됐네요.

    2012.10.07 18:3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목연

      저는 김진명 씨 작품은 <10.26>에 이어 두 번째 읽었습니다.
      <10.26>보다 더 재미있게 읽고 있고요.

      2012.10.08 13:20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저는 읽은 것으로만 기억되는데, 실상 다른 책을 읽은 것 같아요.
    나비야, 청산가자 두 권짜리를 읽었고, 천년의 금서? 던가를 읽었네요.
    왜이리 읽어보고픈 책은 많은지...

    2012.10.07 22:0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목연

      저도 그런 경우가 많았습니다.
      독서토론회 때 예전에 읽은 작품인 줄 알고
      한참 아는 척을 하고 있었는데 사실은 엉뚱한 작품 *^^*
      가장 좋은 방법은 리뷰인 듯합니다.
      리뷰만 따로 모아둔다면 읽은 책을 확인할 수 있겠지요.

      2012.10.0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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