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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마지막 손님

[도서] 할머니의 마지막 손님

임정자 글/권정선 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이 책은 작가와의 인연으로 구입했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인연은 아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인 안흥도서관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작가나 전문가를 초청하여 강연을 듣는 행사를 하고 있다. 지난 달의 강사가 이 책의 저자인 임정자 동화작가였다.

 

강의를 들을 때는 큰 기대를 가지지 않았다. 동화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고, 저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시골도서관의 문화행사가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는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참석했다고 할까?

 

임정자 작가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동화를 읽었고, 인상에 남는 동화작가가 누구냐는 질문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10여 명의 참석자들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저자는 우리나라 동화의 현실을 말하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다. 어린이의 위치가 동화(작가)의 지위를 결정하고, 청소년의 위치가 청소년 문학(작가)의 지위를 결정하며, 국민들의 문학에 대한 관심이 그 사회에서 작가(시인)의 지위를 결정한다고……. 작가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면서 강연에 몰입했다.

 

작가가 강연에서 텍스트로 삼은 책이 이 작품인 할머니의 마지막 손님이다. ‘마지막 손님이란 저승사자를 말한다. , 이 책은 죽음을 다루고 있다. 대부분 어린이 문학은 맑고 밝은 긍정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갈등의 요소가 있는 정치적인 문제, 어린이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줄 수 있는 죽음같이 부정적인 내용은 금기에 가까울 정도로 기피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죽음을 다루고 있다. 할머니의 죽음뿐만 아니라, 할머니의 젊은 시절에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와서 시아버지와 시아주버니와 남편을 살해한 끔직한 사연도 펼쳐지고 있다. 세 사람이 어떻게 한꺼번에 죽을 수 있었을까?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이 남침하자 정부에 의해 보도연맹에 가입한 사람들을 살해된 사건을 말한다. , 이 책에서는 사상이나 정치적인 갈등까지 다루고 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동화에서 정치와 죽음의 어두운 면을 다룬 책은 처음 본다. 작가는 강연 말미에 저승사자를 따라가는 할머니의 마음을 담은 결말부분을 낭송했다.

 

강연의 내용에 대한 감동이 이 책 구입의 모든 이유가 아니었다. 작가는 어느 섬에 사는 할머니에게서 자신의 사연을 들은 뒤에 할머니의 이야기에 나오는 섬들(횡간도, 소안도, 보길도 : 실제 공간과 작품의 공간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고, 작가의 상상에 의한 재구성도 있음)을 여러 차례 답사를 하는 등 많은 조사를 하였다. 각종 자료를 통해 할머니의 남편과 시아버지와 시아주버니가 살해되던 당시의 상황을 찾아냈고, 할머니가 마음을 의지했던 당할머니의 사당에서 행해지는 제례도 참관했다. 100쪽도 안 되는 짤막한 동화를 위해서 작가는 그런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다. 그런 정성이 담긴 작품을 반드시 읽고 싶었다.

 

권정선 화백의 삽화도 아름다웠다. 어찌 보면 어두운 내용일 수도 있는 사연을 어쩌면 그렇게 예쁘게 그릴 수 있을까? 작가가 미처 표현하지 못한 부분까지 그림 곳곳에 담겨 있었다. 동화의 삽화를 보면서 감동을 느낀 것도 오랜 만이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한 동화이니 그런 어린이들이 읽어야 하겠지만……, 어른들이 먼저 읽고 자녀나 손자 손녀와 대화를 나누면 어떨까? 동화의 경우는 보호자가 먼저 읽는 것이 필수라는 것이 나의 소신이기도 하다.

임정자 동화작가의 안흥도서관 강연 (17.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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