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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트러블

[도서] 젠더 트러블

주디스 버틀러 저/조현준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퀴어 이론의 대가 주디스 버틀러의 이론은 난해하다는 평이 정설이다. 지도교수급 인사들이 《젠더 트러블》를 놓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투덜거릴 정도니 말이다. 프랑스에는 버틀러급의 난해한 페미니스트 이론가들이 다수 있지만 보수적인 영미 학계에서 버틀러식의 난해한 담론은 주류에 속하지 못한다. 상아탑의 페미니스트 가운데 프랑스 이론의 영향을 받은 이들을 제외하면 페미니즘 2세대의 이론은 결코 난해하지 않다. 버틀러의 이론은 전반적으로 난해하기로 악명이 높지만, 그녀의 퀴어 이론과 수행성 등의 핵심개념은 솔직히 모호할 뿐이지 어렵지는 않다. 그녀의 패러디, 수행성, 반복 복종, 우울증 같은 이론들의 최종적인 지향점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그 지향점은 데리다의 해체주의의 지향점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바로 남근이성중심주의, 본질주의, 생물학적 환원주의의 해체다. 이 책 맨 앞쪽에 버틀러의 주요 개념들을 설명한 리스트가 5쪽에 걸쳐서 소개되고 있다. 내 생각에는, 드래그, 수행성, 우울증의 개념만 잘 이해해도 버틀러의 이론을 가지고 재밌게 유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부제는 '페미니즘과 정체성의 전복'이다. 버틀러는 기존 페미니즘이 주장하는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성/문화적으로 구성된 성/본능적인 욕망이라는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의 구분이 문화와 사회가 반복적으로 주입한 허구적 구성물이라 얘기한다. 그 기저에는 이성애자만이 주체이고 동성애자는 비체(abject)라고 선언하는 가부장적 이성애 중심주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버틀러가 섹스/젠더의 구분을 해체하고 젠더의 수행성을 강조하고 주체란 있을 수 없다는 관점을 피력하는 것은 페미니즘 진영 가운데에서도 그 정치적 함의를 놓고서 의견이 분분하다. 퀴어의 정치학이 오히려 페미니즘의 정치적 역동성을 약화시킨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퀴어란 원래 동성애자들을 경멸적으로 부르던 호칭이었으나, 버틀러에 이르러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의 의미를 고정하는 모든 담론적 권력에 저항하는 전복의 표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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