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젠 아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의 뒤를 이어 세계에 패권국이 된 미국과 러시아. 그들이 이끈 냉전시대를 일탈한 근래엔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읽지 못하고선 세계사를 말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그동안 배운 세계사는 <유럽> 혹은 <백인> 편향적인 세계사였던 것이다. 일면 저자가 서양인이기 때문이지도 모른다. 그간 우리는 <세계사>를 저술할 능력있는 저자를 배출할 수 없는 시스템(다분히 교육분야)이었을 수도 있다.
이 책이 새삼 뛰어나다고 느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물론 방대한 역사를 담기에 다소 책이 얇은 편이다. 그렇지만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고개를 끄덕일만큼 녹녹찮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우리 시선으로 쓴 세계사다. <신토불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긴 설명이 필요없다. 우리 입맛에 맞는 세계사를 읽어 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