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우리는 흔히 감정을 드러내는(특히 솔직하게) 사람을 아직 미숙한 사람으로 치부하곤 한다. 그만큼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은 순진하거나 야만스런 사람으로 보고, 감정을 능수능란하게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을 대단한 사람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감정은 <표현>하면 안 좋은 걸까? 우리는 다양한 교육을 통해서 감정을 표출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다. 감정을 표출하는 순간, 무례한 사람이 되거나 몰상식한 사람 취급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서 어떻게 사람을 사귈 수 있을까? 물론 감정 중에서 좋은 감정만을 골라서 표현하면 긍정적인 효과만 나타나겠으나, 그게 사람 살면서 어디 쉬운 일인가. 결국 감정을 <잘> 표현하는 방법이 필요하고, 배울 수 있다면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 의하면 방법은 간단하다.
 
 첫째, <감정을 표현하라>
 당연히 초상집에서 웃고 경삿집에서 울면 안 될 것이다. 적절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물론 이것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감정을 꽁꽁 감추면 안 된다. 적절히 표출해야 <감정 표현법>이 세련되기 마련이다.
 
 둘째, <상대방의 감정을 읽어라>.
 즉, 내 감정에만 충실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기 십상이다. 내 감정을 표현하기에 앞서 상대방의 처지를 고려해보라는 것이다. 물론 이 역시 현실에서 결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그러나 조금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를 늦추고 상황을 살펴볼 여유가 있다면 불가능하지도 않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에 적혀 있으니 살펴보시길...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감정>을 서양적 관점에서 고찰한 부분은 자세한 데 반해 동양적 관점에서 고찰한 부분은 적었다는 점이다. 물론 서양인이 쓴 책이다보니 어쩔 수는 없다고치더라도 저자가 <감정>을 서술한 예들이 자신들의 내담자(저자는 심리치료사이다)를 비롯해서 문학과 영화에서 수많은 예들을 제시하고 있는데도 거의 대부분 서양의 것에서만 적용시키다보니 <감정>을 해석한 내용이 낯설고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다.
 
 아니 어쩌면 예시된 내용들이 전문적인 혹은 조금은 오래된 것들이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어보았는가?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란 영화를 보고 남녀주인공의 행동에 공감해 보았는가? 이런 것들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이 책의 내용이 더욱 잘 들어올 것이고, 아닌 분이라도 큰 불편 없이 읽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조금 어색했고 약간은 지루했던 점이었다.
 
 때론 감정을 너무 드러내서, 때론 감정을 너무 감춰서 탈이 난다. 직접적인 접촉이 점점 줄어들고 인터넷 등을 통한 온라인 상에서의 만남이 늘어가는 요즘에 감정 조절에 실패해서 더 탈이 나는 듯하다. 이를 단지 <익명성> 때문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감정은 말이나 글이라는 매체를 통해서만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얼굴표정, 몸짓, 때와 장소에 따라 복합적인 작용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엔 더욱 상대방의 감정을 읽기 힘들고 그래서 더욱 표현하는 것을 꺼리는 듯하다.
 
 그러나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은가. <감정>은 인류가 특별히 발달시킨 표현법 중에 하나이고 이 책에 언급한 바와 같이 어쩌면 <감정>의 작용에 의해서 오늘날 <인류>가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어떤 동물보다 풍부한 <감정>이야말로 인류가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 때문에 다투기도 하지만 <감정>이 있어 좋은 이유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지 않은가? 때론 <사랑해>라는 한 마디가 다른 백마디 말보다 더 좋은 것처럼 말이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