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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대사와 사이비역사학

[도서] 한국 고대사와 사이비역사학

젊은역사학자모임 저

내용 평점 1점

구성 평점 2점

  흡사 <진화론과 지적설계론의 대결>을 보는 듯 하다. 미국을 주무대로 전세계에 퍼져있는 이 대결의 승자는 아직 없다. 과학계의 중론은 이를 <과학과 종교의 대결>이 아닌 <과학과 비과학의 대결>, 즉 '사이비과학'인 지적설계론의 허구성에 주목해서 공격하고 있다. 그 선두에 선 과학자가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다. 도킨스는 <만들어진 신>에서 이를 신랄하게 비판하였는데, 이에 만만치 않게 '지적설계론'이 당당히 과학임을 밝히려는 지적설계론자들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허나 이 대결의 승자는 어차피 '과학'일 수밖에 없다. 그 까닭은 '창조론'이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더는 '믿음', 그 이상의 것이 될 수 없었던 것처럼 여전히 '믿음'의 영역에 의지해서 자칭 '과학적 논거(증명)'을 한다고 한들 결국 자가당착에 빠질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종교는 종교의 역할이 있는 법인데, 종교를 과학으로까지 둔갑을 시켜서 대중을 '믿게' 만들려는 사이비과학은 어쩔 수 없이 대결에서 질 수밖에 없다.

 

  우리 나라 역사학계의 대결양상도 이와 흡사하게 진행중이다. 이 책에 근거한다면, '강단사학자'로 불리는 과학자, '재야사학자'로 불리는 사이비과학자 들이 허구헌날 제 주장이 옳다고 다투고 있는 모습이 말이다. 강단사학자들은 주장한다. "자신들을 식민사학자라고 매도하는 재야사학자들의 주장은 근거도 없는 터무니 주장일 뿐이다. 우리는 철저히 실증적 증거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논리로 역사를 연구하는데 비해서 그들은 실체도 없는 허황된 주장만으로 적절한 증거도 없이 우리를 공격한다. 이에 우리는 그들의 주장을 100%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받아들이지도 않을 뿐더러 그들의 주장이 오늘날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발전하지 못하게 발목을 잡는 사이비집단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이에 반해 재야사학자들은 "이른바 우리 역사의 주류를 장악한 강단사학자들이 죄다 '친일사학자'를 옹호하고 그들의 그릇된 식민사관을 신줏단지 모시듯 하며, 그런 식민사관을 금과옥조처럼 맹신하는 바람에 우리 나라의 역사가 날조되고 축소되었다. 심지어 그들은 우리의 찬란한 역사조차 부정하며 일본과 중국의 입맛대로 재단하길 서슴지 않아서 일본우익의 역사왜곡과 중국당국의 동북공정에 제대로 대처하지도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찬란한 우리 역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려내려는 우리의 노력을 '사이비'라며 깎아내리는 짓도 서슴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이쯤되면 일반독자들은 이 둘의 대결을 흥미롭게 바라보긴 하지만 정말로 우리의 역사를 '객관적'이며 '제대로' 그려내고 있는 것인지, 다시 말해,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인지 슬슬 헷갈리기 시작한다. 왜 이런 대결양상의 역사학이 펼쳐지는 것인지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답답할 지경이다. 누구 하나 속시원한 대답은 하지 못한 채, 자기들의 주장만 옳다고 씨부리는 작것들을 볼작시면...흠흠. 자기 주장만 옳다고 주장하는 기본도 안 된 짓거리를 보고 있으면 고놈의 주둥이 뿐만 아니라 싸다구를...흠흠. 때찌해주고 싶을 뿐이다. 당췌! 누구 말이 맞는 거냐고???

 

  각설하고, 난 '진리'는 복잡하지 않고 단순명쾌하다고 본다. 재야도 강단을 매국노라고 비판하고, 강단도 재야를 음모론이라 비난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서로서로 비판과 비난의 강도를 높이면서 싸우고는 있지만, 이쪽도 저쪽도 모두 '사실(史實)'에 근거해서 자기가 유리한 쪽으로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한 점이다. 즉, 거의 90%의 사실을 바탕으로 제 주장에 유리하게 근거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여기에도 헛점은 있다. 상대방이 유리한 내용은 거의 99%의 비율로 감추거나 언급하지 않은 채 제 주장에만 열을 올린다는 사실(事實) 말이다. 이를 잘 들여다보면 대충 감이 잡힌다. 어느 쪽의 주장이 완벽하게 들어맞지는 않지만 '믿음'이 가는지 말이다.

 

  사실, 이쪽도 저쪽도 한 가지 간과하는 것이 있다. 바로 '독자'들이 대단히 똑똑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미디어와 대중매체의 발달로 '팩트 체크' 같은 건 거의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자기 논리의 '근거부족'은 생각지도 않고서 제 주장에만 심취해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의 빈틈만 찔러대며 '네 주장은 틀렸다'고만 나불대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만다. 더구나 자기 주장의 결론에 해당하는 '자기 역사관'조차 내세우지 못하면서 상대 주장만 깎아내리는 사학자는 '구관조'로밖에 인식할 수 없지 않을까. 거인의 어깨 위에 앉아 남의 말만 따라하는 사학자라면 말이다.

 

  물론, 젊은사학자의 한계일 수도 있겠다. 주류(강단/식민/친일)와 비주류(재야/민족)들이 아직도 팔팔하게 싸우고 있는데, 새롭게 주류로 발돋움하고 싶은 젊은 '강단사학자'들로서 이 다툼의 틈바구니 끼어들 명분이 마땅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 까닭 때문인지 이 젊은역사학자들은 '식민사관'도, '사이비역사학'도 모두 비판하고 있다. 그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인지 은근히 주류사학계를 옹호하는 논리는 베이스로 깔고 있다. 정리하면, 자신들은 강단사학자이지만, 수구세력(뉴라이트 등등)과는 확연한 차별을 두고 비난도 확실히 하고 있으나 사이비역사학자들의 인기 많음을 시기한 탓인지 그들에게도 적대감을 감추지 않는다. 겉으로는 '올바른 한국사 정립'을 이야기하고 있지만...이 책을 읽어보아도 알 수 있다. 젊은역사학자들의 참신한 주장과 비판이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저 남들 다하는 '식민사관 비판'과 재야사학자들에 대한 '냉소적 비판' 뿐이다. 마치 자기 밥그릇 빼앗긴 강아지마냥...

 

  앞서 이 책의 내용이 흡사 <과학 vs 비과학(지적설계론)>을 닮았다고 이야기했다. 또, 이 대결의 결과는 '주류의 승리'로 끝맺을 거라고도 했다. 시대가 흐르면 더 명확할 것이다. 지금이야 친일파의 잔당들이 아직도 남은 탓에 주류가 강단사학자이고 비주류가 재야사학자처럼 보일 테지만, 조금 더 시간이 흘러 진정한 적폐청산이 완수되는 순간 주류가 뒤바뀔 것이다. 또, 진리는 복잡하지 않고 명쾌하다고도 말했다. 진리는 감추려해도 오롯이 빛나기 마련이다. 아직은 그 진리의 빛이 찬란하지 못한 현실이지만, 결국엔 찬란하게 빛을 발할 때가 올 것이다. 그 때는 모진 바람에 누웠던 풀들도 다시 일어나 춤을 출 것이다. 난 그 날이 오리라 믿는다.

 

  물론 재야사학자들의 이야기를 모두 믿는 것은 아니다. 역사학에 정답은 있을 수 없다. 그렇기에 그들의 이야기도 '해석'일 뿐이다. 그 해석은 언제든 다시 바뀔 수 있다. 그래서 난 역사를 '맹신'하지 않는다. 그리고 재야사학자들의 주장과 근거에 늘 비판적 잣대를 들이댄다. 이는 강단사학자들의 것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렇게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 결과가 언제나 강단은 복잡했고 재야는 명쾌했다. 그래서 그런다. 그러나 난 역사를 즐기는 독자일뿐이므로 내 '결과'를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그건 전문가들에게 실례이고, 대중들에게는 무례한 일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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