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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도서]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이권우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저자 이권우는 책읽기를 통해 우리 사회가 바뀔 수 있음을 강조하려고 이 책을 썼다. 적어도 난 그리 읽었다. <책 읽는 사회>를 꿈꾸는 나이기에...

 

 이 책은 읽는 목적에 따라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집어 던질 수도 있는 책이다. 앞에 것처럼 한 독자는 그동안 책을 통해서 무언가 얻은 분이실테고, 뒤에 것처럼 한 독자는 그동안 책과는 담을 쌓은 분이실 가능성이 크다. 이유인 즉슨, 책 제목이 주는 뉘앙스가 <이 책을 읽으면 당신도 책읽기의 달인이 될 수 있다>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좀 읽는다는 분들은 이미 다 안다. 책 한 권 읽고 인생이 바뀐다거나 달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당연한 진리 아닌가? 그런데도 사람들은 꿈꾼다. 알약 하나로 배가 부른 세상을.

 

 이 책을 읽고 대부분 공감하고(그래요. 전 책 좀 읽었어요) 있지만, 제도권이 주도하는 책읽기에 찬성한다는 저자의 견해엔 반론을 던지고 싶다. 왜냐면 책읽기는 자발적으로 해야 효과가 나타나지 누군가에 이끌려서 억지로 읽은 책에서는 전혀 효과가 없으면 다행...대다수 평생 책읽기를 안 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이에 딱 걸맞는 격언이 <말을 물가까지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마시게 할 수는 없다>이지 않은가.

 

 물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는 걸 충분히 공감한다. 저자도 우려하지 않았던가.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회도 문제지만 책을 읽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회도 마찬가지 문제라고. 후자의 경우엔, 책의 유용함을 깨달았는데 이를 쉽게 풀어주고 책에 접근하기 용이하게 해주는 매개체가 절대로 부족하다는 걸. 이걸 해결하기 위해선 널리 <책 읽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애당초 책을 가까이 하지 않으니 말짱도루묵이라는 사실을 이해한다.

 

 그러니 책 한두 권 읽고 세상을 모두 얻은 것 마냥 행복해하는 애송이(?)들에게 당근용 칭찬을 해줘야 할지, 채찍질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 당근을 주자니 거기서 멈춰버릴 것 같고, 채찍질을 하자니 지레 겁먹고 도망갈 것 같으니, 어찌 하오리까?

 

 그렇더라도 제도권에서 책읽기를 강요하는 방법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방법의 폐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시험>. 이것으로 해결하려 들 것이고, <시험> 때문에 억지로 읽은 책에선 <지식> 이외에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을 책을 안 읽어도 책 내용을 아는 아이들로 만들 참인가?

 

 우리들은 <서유기>를 읽지 않았음에도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천축국으로 떠나는 여정을 알고 있다. <오즈의 마법사>는 어떤가? 읽지 않아도 도로시와 토토,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가 나오고 대마법사 오즈를 만난 다음 고향 캔자스로 돌아가는 여정을 알고 있다. <노인과 바다>에선 노인이 큰 물고기를 잡고 돌아오다가 상어때를 만나 뼈만 건져 올랐다는 것을 안다. 더 예를 들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내용은 알지만 <감동>은 모른다는 것이다. 손오공 일행이 겪은 일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얻어야 하고, 이 무엇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또 도로시 일행이 얻은 무엇, 노인이 큰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며 얻은 무엇이 무엇인 줄 이해할 때 진짜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학생들에게 억지로 읽혀놓고 시험을 치른다고 해보자. 다음은 <님의 침묵>의 일부분이다. 다음 중 <님>이 상징하는 것들 중 반영론적 관점에서 올바른 것을 찾아라. 답은 익히 잘 알 듯 <조국>이다. 이런 문제를 풀어놓고 한용훈의 <님의 침묵>을 음미했다고 할 수 있을까?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난 저자의 생각에 대부분 공감하지만 <제도권 주도의 책읽기>만은 반대한다. 그래선 안 된다. 절대로. 차라리 안 읽느니만 못하다. <어린왕자>를 코끼리와 보아뱀만으로 읽히고 싶은가?

 

 말이 많았는데, 이런 식으로 자기 견해를 말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저자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진정한 <호모 부커스>란 "책을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책벌레가 되어서 좋은 점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나불나불 거릴 뿐인데 그 속에서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즐거움. 이 정도 수준은 되어야 진정 <책읽기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읽어 보셨어요? 안 읽었으면 말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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