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만한 2편이 없다는 말이 있다. '원작'의 인기에 힘을 입어 '후속작'을 만들었는데 흥행에 실패할 때 자주 입에 올리는 말이다. 비단 <영화>에서만 그런 것은 아니다. 소설에서도 그런 경우가 참 많다.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정글북>이었다. 어린 소년이 여러 동물들 틈바구니에서 용케 '야생의 삶'에 적응하다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가 대흥행을 끌자 곧바로 후속작을 발표했는데, '원작'의 느낌과 완전 달라져서 인기는커녕 '원작'만 못하다는 비난을 감수하기까지 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책도 그런 느낌이다. 여러 모로 부족한 점이 많긴 했지만, '읽는 맛' 하나만큼은 시원시원하게 끌어갔고, 난데없이 등장한 '좀비들'과 '몬스터'에 당황하지 않고 '중2병'에 걸린 아이들마냥 '병맛'을 뿜뿜하면서 나름의 시원시원한 재미를 뽐내더니, 2편에서는 느닷없이 '인간형 몬스터'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차원'에서 지구로 건너온 것들과 아직 건너오지 못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중2병'에 걸린 아이들을 어느새 '고대의 악마'를 추종하는 괴물을 무찌른 영웅들(?)로 만들어버렸다. 이렇게 1편과는 전혀 다른 '세계관'으로 급전환을 해버리면 이야기를 쫓아가지 못해서 '흥미'를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물론, 탄탄한 시나리오와 '개연성'으로 전개된다면 얘기가 다르다. 1편의 흥행에 뒷받침할 만큼 더욱 '확장'되고 더욱 '스팩타클'해진 이야기가 전개된다면 말이다. 그런 시도는 분명히 엿볼 수 있다. 바로 온 마을을 뒤덮었던 '좀비'들이 어떤 '소리'를 듣고 한 곳으로 몰려가며 행진을 벌이는데...이걸 두고서, 이 책의 부제를 '좀비 퍼레이드'라고 붙였다. 거기다 그렇게 퍼레이드를 하고 나면 어김없이 좀비들의 머리에 구멍이 뚫리고 '죽어버린 뇌'를 남김없이 없애버린 꼼짝도 안 하는 좀비 무더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에 아이들은 '좀비 퍼레이드'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 수사를 하는데...이런 '호기심'을 유발하는 장치는 취향저격인데 말이다. 이런 '미스테리'와 '몬스터의 등장'이 너무나 이질적이어서 매칭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구나 '미국의 어린이들'이 얼마나 '왜색문화'에 찌들어 사는지 알 수 있게 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등장해서 '읽는 맛'을 뚝뚝 떨어뜨리고 말았다. 아이들이 가는 편의점은 '세븐일레븐', 아이들이 환장하는 게임기는 '닌텐도'와 '플레이스테이션4', 그리고 즐겨하는 게임조차 '스트리트 파이터', 거기에 주인공이 괴물과 싸우면서 흉내내는 짓은 부러진 야구방망이를 '루이빌 마검'이라고 부르면서 사무라이처럼 휘두르며 검객 흉내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미국 아이들이 '일본'에 환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작가'가 그렇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었다. 이렇게 '묘사'를 해야 미국의 '중2병' 아이들이 환장할 테니 말이다. 1편에서는 이렇게까지 많이 묘사되지는 않았던 부분인데...
그래서 내 취향과는 점점 멀어져버렸다. <레지던트 이블>처럼 좀비와 더 치열한 결투를 그리고 아이들을 구조하기 위한 '엄마아빠 구조대'가 등장하길 바랬는데,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읽고 말았다. 일단 3편까지는 기대를 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