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의 생태>에 이어 내가 읽은 두 번째 김도윤 책이다. 확실히 '글'로만 배우는 생태보다는 '만화'를 곁들인 생태가 더 쉽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공룡 연구는 '화석'을 통해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100%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만 전달한 지식보다는 '그림'으로 전달된 지식이 더 와닿을 수밖에 없다. 물론 여기에는 '지식실력+그림실력'이 뒷받침해줘야만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김도윤'이라는 글과 그림을 함께 쓰고 그리는 재능이 더욱 빛나는 셈이다. 아..나에게도 졸라맨보다 더 뚱뚱한 '피사체'를 그릴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암튼, 이 책은 <공룡책>이다. 그리고 비교적 '최신책'이다. <공룡책>에 있어서 '최신책'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면 '공룡연구'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30여 년 전인 십대에 공룡 꽤나 좋아했던 어린이였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읽는 공룡은 그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아니라 그냥 '처음' 보는 책인듯 싶다. 아닌게 아니라 커다란 공룡의 뼛조각 '일부'만 보고서 연구하는 것이 이쪽 분야이기 때문에 어제는 '이렇게' 보았다가도 오늘은 확 뒤집어 '저렇게' 보기도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며, 동시에 '학계'에서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점을 감안하면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지난' <공룡책>을 본다면 아마도 '철 지난' 내용일 수도 있기 때문에 '최신책'을 찾아 읽어보시길 당부드린다.
그렇다면 이 책의 '유효기간'은 얼마쯤 될까?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벌써 반 년 전의 책이 되었다. 그 사이에 또 얼마나 첨예한 '논쟁'을 벌이며 옥신각신했을지 모르며 또는 정반대의 내용이 '대세'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논쟁보다는 '공룡연구의 흐름'에 주목한 책이기 때문에 한 번쯤 '필독'을 해도 좋을 듯 싶다. 더구나 '그림'만 잔뜩 그려놓은 <공룡백과>하고는 달리 내용에 적합한 그림을 연속해서 그린 '만화형식'이기 때문에 그러한 '흐름'을 더욱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논쟁이 벌어지는 원인'도 아주 잘 분석해놓았기 때문에 이 책이 앞으로 5년이 지나더라도 <공룡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읽어야 할 '교과서적 지식'을 배울 수 있기에 충분할 것이다.

<깃털과 비늘을 갖춘 최근 공룡 복원도>[출처: 나무위키]
다만, 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최신자료를 바탕으로 복원한 공룡 그림'만 빼고 읽으면 될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공룡연구'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변화무쌍한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복원도'만큼은 반드시 최신자료를 반영한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도 매끈한 피부의 공룡보다는 '여러 기능'을 갖춘 깃털을 몸에 두른 공룡의 등장에 대해서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이는 그간의 공룡연구의 핵심주제인 '파충류의 피부(비늘)과 조류의 깃털의 유전자'가 거의 동일하다는 점에 따른 결과이다. 그 때문에 '깃털 달린 공룡화석'이 분명히 있을 거라 확신한 발굴단이 세계 곳곳을 파헤친(?) 끝에 '깃털조직'이 확실해 보이는 공룡화석을 대거 발견하는 성과를 얻으며 '기정사실'이 되어 버렸다.

<크낙새를 닮은 깃털공룡 복원도>[출처: 나무위키]
그래서 오늘날에는 공룡에 '깃털'을 그려넣은 복원도가 참 흔해졌는데, 이에 대한 논란은 더욱 심화되었다는 것이 오늘날 공룡연구의 새로운 방점이 되었다. 이를 테면, 공룡이 번성하던 '쥐라기'의 지구기온이 오늘날보다 더 더웠다는 지질학계의 통설에 따르면 온몸을 '깃털'로 두른 공룡들은 체온이 너무 올라가 쪄죽었을 거라는 사실 때문에 '깃털'을 반박하기도 하였지만, 공룡이 어떻게 '체온유지'를 적절하게 하였는지는 또 다른 '여러 가설'을 세우면서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암튼, 여기서 시시콜콜한 설명을 늘어놓으면 책 읽는 재미를 빼앗을 수 있으니 더 자세한 내용은 직접 읽어보시면서 즐기시길 바란다.
이런 논쟁들 끝에 내린 결론은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훨훨 날아다니고 지지배배 시끄럽게 떠드는 '새'들이 바로 공룡의 후손이라는 얘기다. 그 가운데 요즘은 웬만해선 날지 않는 닭둘기도 '공룡의 후예'이며, 이제는 대한민국 대표 먹거리가 되어 버린 '치킨'도 바로 '공룡의 후예(?)'이고 말이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마시길. 공룡이 '조류'라는 말은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공룡은 '파충류'에 더 가깝지만 요목조목 따지면 파충류와 조류 사이에 낑긴 '공룡류'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정확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파충류는 다리가 'ㄱ'자로 꺾여서 배를 질질 끌고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공룡의 도드라지는 특징 중 하나는 다리가 길고 쭉 뻗은 '롱다리'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굉장히 '역동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사실이며, 오늘날의 조류처럼 하늘을 훨훨 날지는 못할 정도로 한 덩치했지만 '깃털 장식'을 달고 있는 화려함을 뽐내는 외형을 가졌다는 점이 지금까지의 '공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