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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 도서관을 지켜 주세요

[도서] 붕붕 도서관을 지켜 주세요

조은진 글/홍선주 그림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책의 줄거리는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작은 도서관인 <붕붕 도서관>을 '독서실'로 바꾸겠다는 공청회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들이다. 도서관에서 우정을 쌓은 어린이들은 '도서관'을 지키겠다는 입장이고, 아파트 입주자 대표들은 새로 '독서실'을 만들겠다고 강력히 추진중이다. '독서실'을 만드는 목적은 아이들을 하버드로 보내기 위해서는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도서관'을 없애는 이유는 이용하는 주민이 많지 않기 때문이란다. 일견 합리적인 발상이지만, 당장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는 어린이들은 '자신들만의 공간'이자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도서관'을 굳이 '독서실'로 바꾸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야기는 다소 뻔한 내용으로 흘러가지만, [도서관 vs 독서실]이란 구도가 새삼스럽게 흥미를 돋웠다. 요즘 도서관은 대부분 '열람실'을 개방해서 '독서실'처럼 사용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행사'와 '명품 강의'와 '이벤트' 등 여러 가지를 복합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부지런하기만 하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유익한 경험을 많이 얻을 수 있다. 더구나 '대강당'이나 '소강당'을 갖추고 있는 도서관도 많기 때문에 '영화관람'이나 '연극공연' 같은 것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서는 '작은 도서관'이란 단서를 달아서 '독서실'과 대립적인 요소로 분리해놓았다. 작가가 '사서선생님'이기 때문에 잘 알아서 구분해놓으셨을 거다.

 

[2017년 대한민국 독서량 통계](출처: 국가통계포털)

 

  그렇다면 실제 아이들은 어디를 더 선호할까? 먼저 우리 나라 평균 독서권수는 년간 9.5권이고 독서인구는 약 55%에 이르며, 이를 독서인구만 고려하면 1인당 17.3권으로 꽤 많이 늘어난 수치를 보입니다. 다른 통계를 보아도 1인당 독서를 많이 하는 비율은 '남성'이 더 높았으며, 독서하는 비율은 '여성'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결과가 나왔답니다. 실제로 도서관에 가도 남자보다는 여자가 훨씬 더 많습니다. 하지만 쌓아놓고 읽는 건 주로 남성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답니다. 실제로 여자어린이들은 또래 아이들과 '소통'을 하러 도서관을 찾는 경우가 더 많답니다. 집에다가는 '공부하러 간다'고 이야기를 하고 말입니다. 남자아이들은 같은 이유를 대고 '게임'을 더 많이 하고 말입니다.

 

  이를 통해 보았을 때, 아이들은 '독서실'보다 '도서관'을 더 선호하는 편으로 보입니다. 일단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독서실'보다는 더 자유롭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부모님 입장에서는 이렇게 마냥 뛰어놀기(?)만 하는 '도서관'보다는 좀더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독서실'을 더 선호할 겁니다. 물론 아이들은 놀기로 마음만 먹으면 '장소'는 상관하지 않지만 말입니다.

 

 호진이 아빠는 단상에 올라 스탠드 마이크 앞에 섰다. 안경테를 만진 뒤, 청중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는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파트 앞에 가장 좋은 공간을 독서실로 만들면 우리 아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뀔 것입니다. 그 좋은 곳을 놀려야 되겠습니까? 하루에 몇 명 안 되는 아이들만 이용하는 도서관은 세금 낭비입니다. 독서실로 리모델링을 해서 많은 사람이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저는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이 현명한 결정을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중략)

 

 민장이는 마이크를 잡고 천천히 자기소개를 했다.

 "저는 지금 세계 여행 중인 신민장이라고 합니다. 어제까지 프랑스에 있었어요."

 민장이 말에 사람들은 코웃음을 지었다. 나도 그 말에 깜짝 놀랐다.

 "어제도 동네에서 봤는데 유럽 여행이라니. 저 거짓말하는 것 좀 봐."

 옆에 있는 아줌마가 말했다. (중략)

 "내일은 미국으로 떠날 생각입니다. 바쁜데 시간을 내서 여기에 왔어요."

 민장이 말에 아파트 주민들 표정이 일그러졌다.

 "바쁜 주말에 저런 말을 듣자고 여기 모인 게 아니잖아요."

 호진이 아빠가 민장이 말을 끊었다.

 "제 말을 끝까지 들어 주세요. 사실 저는 비행기를 타고 해외 여행을 가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붕붕 도서관에서 책으로 전 세계를 돌고 있어요. 책 1쪽에 1미터. 저는 매일 195미터를 가는 독서 마라톤을 하고 있어요. 그곳에서 저는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지 갈 수 있어요." (중략)

 사람들은 민장이 말에 귀를 기울였다. 숨소리도 멈춘 듯이 조용했다.  (이책, 160~163쪽)

 

  글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독서실을 만들겠다는 호식이 아빠는 아이들이 아니라 자신의 치적을 자랑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도서관을 이용하는 어린이인 '민장이의 연설'을 결코 이길 수 없었다. 물론 현실에서는 참 드물게 훌륭한 연설을 하였지만, 궁금한 것은 과연 이런 생각을 도서관에서 배우는 어린이들이 얼마나 많느냐 하는 점이다. 실제로 있긴 하지만 거의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몇몇 어린이'에 해당한다. 실용성을 따진다면 굉장히 비효율적인 '숫자'인 셈이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되되묻고 싶다. 그럼 '독서실'에서는 이런 꿈을 꾸는 어린이들이 몇 명이나 있느냐고 말이다.

 

  물론 '독서실'에서 성적을 향상시키며 자신의 꿈을 실천하려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문제집 풀면서 말이다. 그런데 '도서관'에서는 책을 읽으며 세계 일주도 하고, 과학자도 되고, 공룡박사도 되면서 저마다 자기만의 관심과 호기심을 마음껏 '자극'할 수도 있다. 거기다 훌륭한 '사서선생님'이라도 계신 곳이라면 아이들의 꿈을 활짝 펴서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빌 게이츠도 부자가 되는 비결로 어릴 적에 '마을 도서관'에서 마음껏 책을 볼 수 있었던 덕분이라고 소감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도서관'은 돈으로 가치를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곳이다. 아이들이 도서관을 더 많이 더 자주 이용하는 습관을 들일 수만 있다면 더할나위 없을 것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도서관을 찾아 책과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보장하는 길일 것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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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ne518


    독서실보다 도서관이 더 좋을 듯한데... 지금은 예전보다 도서관이 많아졌더군요 아파트 안에 작은 도서관이 있다면 거기는 좋을 듯한데, 아이만 간다고 독서실로 만들자고 하다니... 거기는 어른이 책을 읽어야겠네요 책을 읽으면 공부에도 도움이 되고 상상력이나 창의력도 기를 텐데... 요즘 중요하게 여기는 게 창의력이기도 하잖아요 아이가 놀 곳도 있어야죠 밖에서 뛰어놀기도 하면 좋겠고 도서관에서 좀 놀면 어떤가 싶네요


    희선

    2019.12.30 01:3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맞아요. 마땅히 '놀이문화'가 없는 요즘 아이들에게 도서관 만한 곳도 없습니다. 실컷 놀다가 책 한 권이라도 읽으면 더 좋겠죠.

      2019.12.30 23:35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어린이들에게는 독서실보다는 도서관이죠.^^ 요즘은 예년에 비해 주변에 작은 어린이 도서관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읽고싶은 책을 빌리는 일들이 정서상 아이들에게 좋은 일이구요.^^

    2019.12.30 09:0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네, 도서관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서 반갑기 그지 없답니다. 근데 아직도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못하는 어린이들도 상당히 많답니다. 그런 아이들도 자신에게 딱 맞는 책을 골라주는 '전문적인 사서'가 계시는 도서관으로 만들어야 할 겁니다.

      2019.12.30 23:37
  • 파워블로그 책찾사

    저도 도서관이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더 좋은 환경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사는 곳의 도서관은 참 작은 편인데됴 따로 유아 도서실이라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어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책과 가까이 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즈음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도서관에 가면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도 꽤 있더라구요. 물론 도서관이니 그런 모습이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좀더 북적북적 했으면 좋겠네요. ^^

    2019.12.30 09:5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근래에는 도서관에 아빠들도 참 많이 오고 있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남자어른은 거의 저 혼자뿐이었거든요. 근데 올해에는 유독 아빠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유아방에는 엄마들의 공간이긴 하지만요. 거긴 아빠가 들어가면 엄마들이 쭈뼛쭈뼛 어색해한답니다ㅎㅎ

      2019.12.3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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