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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올해의 책 2019
화학, 인문과 첨단을 품다

[도서] 화학, 인문과 첨단을 품다

전창림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화학은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러며, 미래에도 그러할 것이다. 밑도 끝도 없이 무슨 이야기냐고?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화학' 아닌 것이 없기에 하는 얘기다. 우리가 음식을 먹고 '소화'하는 과정을 통해서 에너지를 얻는 것이 '화학'이라는 사실과 일상에서 쓰는 모든 '제품'들이 '화학의 산물'이라는 사실만 이해해도 우리가 얼마나 '화학'에 의지하며 살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화학'이라는 말만 섞이면 일단 '거부반응'부터 보이곤 한다.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죄다 '화학성분'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화학'은 눈에 보이는 '물리'와 달리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여 '공포심'을 심어주기에 딱 좋은 '공식'을 갖고 있다. 다음의 사례를 보자.

 

 199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길거리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지구와 인체에 심각한 유해성을 갖고 있는 위험한 물질 DHMO의 사용을 금지시킬 법안 설치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다음은 DHMO라는 화학물질에 대한 설명이다.

 

 이 화학물질은 예전부터 사용했으나 최근 일부 시민단체들과 과학자들의 연구로 그 유해성이 알려지고 있다 이 물질의 유해성을 일부만 나열해보겠다.

 

 1) 이 물질은 공업용 용매로 사용할 만큼 강한 용해력을 갖고 있어서 대부분의 이온결합물질을 녹일 수 있다. 그러나 자연계에서는 절대로 생분해되지 않는다.

 2) 강한 부식성이 있어서 대부분의 금속을 부식시키며, 정밀기계 부품은 이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3) 인체에 대한 유해성은 엄청나다. 기체 상태에 노출되면 화상을 입을 수 있으며, 고체 상태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각한 피부 손상으로 그 부분을 절단하기까지 해야 한다. 액체 상애테 장기간 노출되면 영구적 피부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4) 허용량 이상을 섭취하면 두통, 경련, 의식불명 등의 증세가 발생하며, 치사량이 넘을 경우 사망한다. 허용량 이하라도 무의식적으로 흡입할 경우 기침과 인후통을 동반하는 고통을 일으키며, 폐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치명적인 인체 유해성을 악용하여 이 물질은 고문 수단으로도 이용되었다.

 5) 이 물질은 산성비의 원인이 되며, 온실효과를 일으키며, 지형의 침식을 일으키고, 심각한 자연재해를 일으키는 핵심 물질로 밝혀졌다.

 6) 원자력 발전에 중요한 냉각제로 사용되며, 살충제 살포에도 사용된다.

 

 이 위험물질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에 86%가 찬성했다. 그런데 이 물질 DHMO란 무엇인가? Dihydrogen Monoxide(디하이드로겐 모노옥시드, 일산화이수소)다. 다시 말해, '산소 하나에 수소 두 개'가 달라붙은 H2O, '물'이다.  (이책, 354~356쪽)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쓰는 '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심지어 매우 '친환경적'이라 여기며 소중히 다루고 아껴 써야 한다고 여길 정도다. 그런데 물의 '화학적 성질'만 유독 강조하면서 치명적, 손상, 사망, 고문, 산성비, 온실효과, 자연재해, 원자력 냉각제, 살충제 등과 같은 부정적 단어와 함께 썼을 때는 '막연한 공포감'마저 들게 마련이다. 1997년 미국사람들이 '물 사용금지 법안'에 86%나 찬성할 정도라는 건, 우리가 얼마나 '화학제품'에 대한 공포에 잘 길들여져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우리는 '화학제품' 없이는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무슨 이야기냐면, '화학제품'이 제공하는 편리함과 저렴함 덕분에 우리의 일상생활이 안정적이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입고 있는 대부분의 '옷감'만 해도 석유화학제품의 산물이다. 만약 석유화학제품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알고 앞으로 '옷감'을 만드는 재료로 누에고치가 만든 명주이나 대마로 만든 삼배, 목화로 만든 무명, 양털로 만든 모직 등과 같은 '천연물질'로만 옷감을 만든다고 상상해보면 당장 '옷 가격'이 상승할 것이며, 패션업계는 말할 것도 없고 '옷 물려입기'가 다시 펼쳐질 것이다. 이는 멀지 않은 미래에 닥쳐올 '위기'이기도 하다. 석유는 곧 고갈될 자원이기 때문이다.

 

  어디 이뿐인가? 오늘날 '오남용 문제'로 심각한 각종 '약'도 화학제품의 하나다. '약'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자신이 있는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이고 있는 '방부제', '보존제', '살충제'도 너무나 인체에 유해하다고 강조하지만, 당장 금지하고 쓰지 못하게 막는다면 지금과 같이 '대형마트'에서 편리하게 쇼핑하고 냉장고에 오래도록 보관할 수 있는 음식은 거의 없을 것이다. 참, 냉장고나 에어컨에 쓰이는 '냉매'도 화학제품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플라스틱'을 쓸 수가 없다. 물론 '플라스틱 공해'로 인해 많은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기에 '사용' 자체를 줄이고 '재활용'을 늘려 함부로 버리지 못하게 하는 일이 시급하기는 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화학제품'이 인체와 자연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을 고려해서 '금지'시켜야 한다는 막연한 공포를 조장한다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할 상황이 될 것이며, 긁어서 부스럼을 만드는 격이 되고 말 것이다.

 

  이제는 '화학제품'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을 조성하기보다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공부해야 할 때다. 당장 석유가 고갈된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석유가 고갈되면 당장 '교통문제'가 발생한다. 자동차는 물론이고 배와 비행기도 먼 거리까지 이동할 수 없게 된다. 거기다 아직도 대다수의 국가가 '화력발전'으로 만든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했을 때, 전기공급이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제공되지 않으면 수많은 '전자제품'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석유화학제품의 대명사인 '플라스틱'을 대체할 물질이 개발되지 않으면 대단히 곤란한 '경제상황'에 처하고 말 것이다. 천연제품으로 만든 것보다 '값 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제공하던 '플라스틱'이 사라져버린 세상은 아마도 끔찍할 테니 말이다.

 

  화학제품이 너무 많아 두려움을 조성하더니 너무 없어도 공포에 휩싸이는 것은 매한가지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도 모두 '화학'이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 오랜 옛날 값싼 금속을 값 비싼 '금'으로 만들려 했던 '현대판 연금술사들'인 화학자들이 '마법'을 부릴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학(化學)'이란 말 그대로 '원하는 것으로 바꾸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이런 마법사들이 '철학자의 돌'인 화학으로 세상에 없던 물질들을 꾸준히 만들어낼 것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걱정부터 할 일은 아니다.

 

  물론 '경계'는 해야 한다. 세상에 없던 물질을 만들어 지구 환경을 파괴(프레온)하기도 하며, 생명체를 학살하기(DDT)에 이르렀으며, 무분별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지구온난화'를 일으켜 '기후변화'라는 엄청난 재앙을 눈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너무나도 편리했던 '플라스틱'이 자연환경과 생명체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서 끝내 인류에게까지 생존위협을 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두 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화학은 이런 어리석은 짓을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끝으로 화학에 대한 막연한 공포만 심어주는 일도 삼가야 할 것이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연금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들에게 과수원 어딘가에 금을 묻어두었다고 유언을 남긴 아버지의 말을 믿고 과수원 여기저기를 파헤쳤지만 끝내 금을 발견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땅이 비옥해져서 과수원 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서 금 못지 않은 부를 쌓을 수 있었다고 말이다. 비록 연금술이 금을 가져다주지는 않았지만, 그 덕분에 '땅이 비옥'해지고, '많은 열매'을 얻게 해준 것처럼 오늘날의 화학도 자연환경을 살리고 풍요로운 세상을 열 수 있는 학문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화학'을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다. 단순무식하게 '화학제품'은 나쁘고 '천연제품'은 좋다고 믿는다면 큰 코 다칠 수도 있다. 복어의 독과 코브라의 독은 '천연제품'이지만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아스피린과 페니실린은 '화학제품'이지만 사람에게 유익하다는 당연한 '상식'도 이해하지 못한 셈이니까 말이다. 화학은 '아는 것이 힘'인 학문이다.

 

예스24를 통해 한국문학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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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ne518


    물이라 하면 그렇게 위험하게 여기지 않는데 이게 여러 가지에 쓰이면 다르기도 하겠습니다 화학제품이라 하면 안 좋게 들리지만 그게 있어서 편하게 살기도 했지요 화학제품이라 해도 지구에 좋게 만들면 괜찮겠지요 어려운 일일 듯하지만 그런 걸 생각하고 하려는 사람도 있겠군요


    희선

    2019.12.31 00:4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화학은 '위험하다'는 꼬리표를 달아놓고서 '화학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현실이 아이러니한거죠.

      2019.12.31 23:51
  • 파워블로그 eunbi

    플라스틱, 비닐류는 인간의 편이와 재앙이 함께하는 양날의 검 같습니다... 새해에는 좋은 일이 많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2019.12.31 10:18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eunbl님도 늘 행복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2019.12.31 23:52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지아님이 리뷰에서 언급해 주셨듯이 화학하면 왠지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사실 현대 여러 분야에서 발전에 많은 역할을 한게 화학 덕분인데 말이죠. 화학을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활용해야겠어요. "화학은 아는 것이 힘"인 학문이다.라는 지아님 리뷰 글에 공감하며~~
    지아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9.12.31 10:4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화학은 분명 '위험한 학문'입니다. 반드시 '실험'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학문이거든요. 그런데 그 실험들이 99% '위험물질'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정말정말 조심해야 하는 학문입니다. 이를 잘못 다루면 '가습기 사태'처럼 비극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더욱 안전을 강조해야 하는 학문이고, 경각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학문이기도 합니다.

      2019.12.31 23:54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