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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읽는다 리스타트 한국사 도감

[도서] 지도로 읽는다 리스타트 한국사 도감

유성운 저

내용 평점 1점

구성 평점 2점

  역사를 공부하면서 '지도'를 펼치는 습관은 아주 좋은 습관이다. 학창시절에 <역사교과서> 이외에 <사회과부도>를 별도로 만든 까닭도 그만큼 역사를 이해하는데 '지도'가 주는 역량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사책>에 '지도'를 담는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니 어렵다기보다는 성기신 일에 가깝다고 하는 것이 더 적확한 표현일 듯 싶다. 그 까닭은 바로 '오늘날의 국경 개념'처럼 분명하지 않고 애매모호했던 탓에 오늘날의 '국경'처럼 분명하고 정확한 표시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옛지명'이라는 것이 오늘날과는 다른 것이 너무나도 많고 너무 오래된 역사의 경우에는 '비슷한 발음'이라는 이유로 '대충' 여기쯤일 것이라고 짐작만 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역사책'에 지도를 첨부하는 일은 웬만한 자신감(?)이 아니고서는 함부로 하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이 책이 과감하게 '지도'를 첨부하며 '역사의 이해'를 돕는다고 하니..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점도 그만큼 많아졌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에 수록된 지도에서 걱정했던 부분들이 있었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임나일본부'를 한반도 남부지역에 떡하니 그려놓은 것(49쪽)이나 진나라 시대의 '만리장성'을 요서지역까지 빈틈없이 이어놓은 것(27쪽) 등등 논란거리가 한 둘이 아니었다. 이런 역사적으로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이미지'화 해놓으면 잘못된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

  그런데 이 책이 더욱 놀라운 점은 <일본서기>와 같은 일본측 주장의 근거가 되는 사료들을 상당히 많이 인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역사를 객관적으로 '균형잡힌 시각'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웃나라의 역사책을 참고하는 일은 다반사라지만, 애초에 이 책은 <한국사>의 일반적인 목차와는 사뭇 다른 전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우려스러운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책에서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역사는 아예 다루지를 않았다.

  "승리는 사람을 흥분시키지만 실패는 사람을 깊이 생각하게 한다. 심사숙고하는 민족은 종종 흥분 속에서 있는 민족보다 더 큰 역량을 가지게 된다. 본래 역사학은 당연히 이런 역량을 제공해야 한다." [중국의 역사학자 마오하이젠 <아편전쟁>의 서문, 이 책 서문에서 재인용]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보자면, 그동안 우리 역사는 '국뽕'에 심취해 있었기 때문에 을지문덕의 '살수대첩', 강감찬의 '귀주대첩', 이순신의 '한산도대첩' 등과 같은 기적과도 같은 승리에 도취되어 '역사의 진면목'을 제대로 볼 수 없었고, 이렇게 승리한 역사만 읽게 되면 역사를 배우는 의미가 퇴색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물론 우리가 마땅히 경계해야 할 점이 맞다.

  하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식민사관'이라는 자학적인 사관으로 인해 주변 강국들의 입맛(?)에 맞춘 왜곡되고 축소된 역사관으로 우리 역사를 우리 스스로 비판할 능력조차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해방을 맞이한 뒤에서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했으며, 그 인사들이 권력을 잡고 사회 고위층에서 군림하는 바람에 '역사 바로세우기'도 꽤나 늦게 시작할 수밖에 없었던 탓이다. 그렇게나 뒤늦게 시작했는데도 '국뽕'이니, '민족사관'이니 들먹이며 '편협한 국수주의'로 역사를 제대로 세우지 못한다는 비난을 들어야만 했다. 과연 그럴까?

  지금도 '조중동'이라는 보수언론에서는 이승만과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로 이어지는 정권만을 '정통'으로 보고, 그외의 정권은 제대로 평가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어디 그뿐인가? 지금도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항쟁으로 이어지는 민주화 운동마저 부정하고 축소하며, 심지어 왜곡하기까지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승만을 국부로 추켜세우며 '건국절' 주장을 옹호하고, 박정희를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유일한 근거로 보고 있으며, 전두환과 노태우가 '사형집행'을 받았는데도 예우를 낮추지 않는 등의 명백한 사실까지 호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물며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이 수감되어 법정구속이 되어 있는데도 '명백한 실정'에 대한 논란마저 물타기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균형 잡힌 역사관'을 내세우면서 '리스타트'라는 제목을 붙인 까닭은 무엇일까? 심히 의심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애초에 이 책이 <중앙일보>에 연재된 것을 모아 출간했다는 얘기에 조심스럽게 읽어내려 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저자의 말마따나 '우리 역사의 민낯'을 파헤치며 균형잡힌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대목들도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언제나 결론은 '현재의 대한민국(문재인 정권)'과 비교하면서 "~이기 때문에 이래서는 곤란하다"는 뉘앙스로 맺었다. 이렇게나 '부정적인 결론'으로 역사책을 써놓서는 '균형잡힌 역사관'은 고사하고 '우리 역사'를 바로 볼 수나 있겠는가 말이다. 단언컨대, 이 책을 읽고서 우리 역사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없을 것이다. 또, 역사의 재미라는 것도 하나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자긍심도 느낄 수 없고, 재미도 느낄 수 없는 역사를 '자학사관'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선조는 '임진왜란'이란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폭군 못지 않은 임금이고, 못나딘 못난 임금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선조를 못난 임금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러면서 뒤이어 조선이 임진왜란 이후에도 망하지 않은 까닭이 몹시 궁금하다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결론은 '조선 양반지도층의 각성과 노력이 대단했다'는 평으로 끝맺는다. 이를 간단히 도식화 해보면, 임금은 까대면서 지배계층인 양반은 두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게 무슨 문제가 있냐고? 일제의 간악한 '역사왜곡'이 여기서부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제는 이순신과 김정호와 같이 '뛰어난 인재'를 영웅처럼 떠받들었다. 그러면서 당시에 나라를 이끌었던 임금은 무능하다고 깎아내렸다. 이토록 뛰어난 인재를 갖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나라를 망국에 이르게 했다면서 말이다. 해방이 된 뒤에도 '이런 공식'은 계속 이어졌다. 그렇게 선조는 나쁜 임금이고, 뛰어난 인재도 몰라보니 나라가 망해도 싸다는 논리를 계속 이어진다. 허나 신채호, 박은식 같은 독립운동가들은 해석을 달리 한다. 선조가 이순신을 박해하고 원균을 감싸고 돈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지만, 그 당시 온 백성들은 임금에게 충성을 바치며 한마음 한뜻으로 나라에 충성하고 목숨을 바쳐 나라를 구해냈다고 말이다. 못난 임금 때문에 나라가 망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위기를 맞은 것이니 이를 바로 잡고 다시금 바른 나라를 세우자는 우리 국민의 마음가짐을 '역사책'에 오롯이 담으려 노력한 셈이다. 일제시대의 '역사책'이 조선은 무능하니 일제의 보호 아래서 잘 살아봐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과 완전 다른 셈이다.

  이런 차이점을 파악하고서 이 책을 읽어보면, 사뭇 다른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사의 어두운 면'만을 들춰내며 "이랬으면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다"라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쓴소리만 연거푸 듣다보면 '우리 역사는 정말 별볼일 없네'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되고, 마지막에 '현정부의 실책'을 향한 쓴소리를 날리면, '그러니까 우리 나라가 이모양 이꼴이지'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는 셈이다.

  고래도 칭찬을 하면 춤을 춘다고 했다. 잘못한 점이 있더라도 꾸중보다도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원인 분석까지 하면서 "넌 이래서 안 돼. 그러니까 이런 것을 고치라고"라고 지적질만 하다보면 있던 실력도 자취를 감추기 마련이다. 물론 '국뽕'과 같은 것은 지양해야 마땅하다. 없는 칭찬을 늘어놓으라는 얘기가 절대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기존의 역사책'에서 자주 읽었던 내용이 바로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었던 것이다. 중국의 통일국가인 수나라와 당나라가 연이어 쳐들어와도 꿋꿋하게 막아낸 '고구려의 힘', 절대적 열세에서 위대한 통일을 일궈낸 '신라의 힘', 거란과 여진, 몽골의 침략을 굽힘과 펴는 힘으로 적절하게 대처했던 '고려의 힘', 우여곡절이 많았는데도 유구한 역사의 기록을 오롯이 남겨낸 '조선의 힘', 그리고 식민과 전쟁의 아픔을 딛고 경제적으로도, 민주적으로도, 그리고 세계적인 한류열풍으로도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힘'을 우리는 배워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겪었던 수많은 아픈 역사와 부끄러운 역사도 '바르게' 볼 수 있는 힘을 길러야만 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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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아이들을 훈육할 때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꾸중만 일삼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러면서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야", "널 사랑하니까 꾸중도 하는거야"...라는 뒷말을 하곤 한다. 그런 말을 들은 아이들이 정말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바른 아이로 자랄 수 있을까? 부정적인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기 십상이기 때문에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훈육방법이다. 사랑한다면 꽃으로라도 때리지 말라는 이야기를 먼저 떠올리시기 바란다.

    역사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균형잡힌 역사'를 쓴다고 하더라도 역사책은 기본적으로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어야만 한다. 헌데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역사의 어두운 면'만을 실어놓고 객관적인 서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였다. 근본적으로 이런 역사책은 멀리하는 것이 옳다. 이 책이 무엇을 '리스타트'하려고 하는지 그 의도가 자못 괘씸할 따름이다.

    2020.12.14 00:0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ne518


    부끄러운 역사가 있다면 그것도 제대로 알아야 하지만, 안 좋은 말만 하면 더 안 좋을 듯하네요 좋은 일이나 자랑스러운 일도 있었는데, 그런 것도 잘 알려줘야죠 어두운 면을 많이 말하는 역사책도 있군요


    희선

    2020.12.14 00:5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등록불가 판정이라 답글이 보이지도 않겠군요...

      2020.12.21 00:26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