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

[도서] 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

에픽테토스 저/A. A. 롱 편/안규남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철학하는 삶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분들이 계시다. '철학은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에 애초부터 철학을 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학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철학이다. 철학을 뜻하는 그리스어는 '필로소피아'로 '지혜를 사랑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지혜'를 얻으며, 그렇게 얻은 지혜로 삶을 슬기롭게 살아가지 않은가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철학은 '삶의 지혜'를 학문적으로 승화시킨 것일뿐, 그닥 어려운 학문이 절대로 아니다.

 

  그런데도 철학을 어렵게만 느끼는 까닭은 '못난 철학자들'이 자기들이 살면서 얻은 지혜를 '계보'로 만들고, 사상적 유사성과 차별성을 따지며 수많은 갈래로 나누는 등...하릴없는 짓거리들을 참 많이 저질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에픽테토스도 굳이 따지자면, '후기 스토아학파'의 사람으로 "우주만물이 자연에서 비롯되었으니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뻔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어떻게 하면 삶에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가? 라는 수많은 질문에 얼렁뚱땅 대답을 하며 썰을 풀어놓았다고 이해하면서 읽어나가면 그닥 어렵지 않은 내용의 책이다.

 

  철학이니, 스토아학파니.. 떠들어대니 대단한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사상'과 비슷하지 않은가.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인간은 흙으로 빗어졌으니 흙으로 되돌아갈지어다"라는 문구와도 일맥상통면이 없지 않다. 스토아학파에서도 바로 이것과 비슷하게 우주만물이 자연에서 나왔으니 자연으로 되돌아갔다가 다시 자연에서 나온다는 '진리'를 앞에 내세우고 있다. 이를 테면, '죽음'을 '신의 부름'으로 표현하고, 원래의 물질로 회귀한다는 표현을 즐겨썼단 말이다.

 

  여기서 파생한 것이 바로 '자유'다. 삶이라는 것이 결국 죽음에 다다르게 되는 것이니,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것인데 무엇에 '종속'되어 사는 것이 더 어리석은 짓이다. 그러니 욕망과 시기, 질투 등과 같은 것을 품고 살면 인생이 피곤해진다. 결국 누구에게도, 무엇에게도 얽매이지 않고 사는 것이 진정한 '자유'에 다다르는 길이다...라고 썰을 풀어놓았다.

 

  이 책의 원래 의도는 '고대의 지혜'를 통해서 '현대인의 고뇌'를 풀어내는 열쇠를 얻어보자는 '프린스턴 대학 출판부'의 기획에서 비롯되었다. 비단 이런 시도는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시도되고 있으며, 우리 나라에서도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과 같은 '고전'을 통해서 오늘날의 대한민국에 필요한 지혜를 얻으려고 수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고대나 현대나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그닥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솔깃한 기획이긴 하지만, '시대상'을 반영하지 않으면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원문의 미로>에 갇혀서 '뒤침(번역)의 굴레'에 허덕이다가 으레 지쳐 쓰러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런 기획의도에는 반드시 '읽어주는 사람'이 필요한 법이다. 쉽게 말해서 '딱딱한 고전'을 망치로 두들기든, 이빨로 씹어대든 '말랑말랑한 현대의 언어'로 재탄생하지 않으면 일반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삶의 지혜'를 얻기 힘들다는 말이다.

 

  또한, '과거의 지혜'를 오늘날에 맞게 '재해석'하는 기술도 필요한 법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책을 읽을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돌덩이 같은 책이 되고 말 것이다. 애초에 학술서적으로 편찬한 것이 아니라면 일반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친절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살짝 실망스럽다. <원문>을 '한국어'로 뒤쳐놓는 것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이 책의 제목과 같은 <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이 책에는 적혀 있지 않다. 최소한 '현대인의 눈높이'에 딱맞는 해법은 적혀 있지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이 전혀 의미 없지는 않다. '고대인의 지혜'를 통해서 오늘날에 알맞는 지혜로 풀어가는 숙제를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정답이 꼭 하나뿐일까? 아니다. 수없이 많다. 더 정확히 말하면 '오답'이 없는 숙제란 말이다. '고대인의 지혜'를 단 하나뿐인 진리로 맹신하는 것만큼 위험한 정답이 또 있겠는가 말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철학은 어렵지 않다'는 진리만 깨우친다면, 누구나 쉽게 철학을 즐길 수 있다. 당신도 예외는 아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ne518


    제목은 좋은데 그 답은 시원찮은 듯하네요 자유로워지기 어려운 듯합니다 그런 거 생각하고 그렇게 하려다가도 다시 본래대로 돌아가기도 하니... 마지막에는 죽어야 자유로워지겠지 하는 생각을 하네요


    희선

    2020.12.30 01:3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책의 내용이 너무 고전스러워서 '제목'에 해당하는 답을 찾기 어렵더군요. 고대인의 지혜를 통해서 오늘날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좋은 취지인데...답답한 내용이 좀 있었답니다.

      2021.01.16 21:54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