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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짝 심리학

[도서] 할짝 심리학

이한나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어느 덧 <교양툰>시리즈를 10권이나 읽었다. 이 시리즈가 매력적인 까닭은 무엇보다 어려운 인문학 교양을 재미난 만화형식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만화형식이 가져다주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때로는 독으로 다가오곤 하지만 '가벼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짬짬이 <고전>을 함께 읽어주는 센스(?)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기만 한 <고전>도 한결 가볍게 읽어내는 깜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교양툰>은 어려운 심화문제를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모범답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낸 <교양툰>일수록 그 아우라가 더욱 영롱할 수밖에 없다.

 

  혹시 프로이트의 저서들을 읽어 본 적이 있는가? 칼 융의 책도 읽기 거북하기는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쉽다고 여겨지는 아들러의 저서들도 읽다보면 맹해지는 느낌을 받기 십상이다. 왜냐면 <심리학>이라는 학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짜깁기한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하긴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심리)'을 연구하는 학문이니 설명을 하다보면 막연해지기 일쑤일 법도 하다. 또한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도 저마다 천차만별이니 이를 '한 가지 이론'으로 꿰뚫어내는 일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심리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일 테다.

 

  이를 테면, 유명한 심리학책 가운데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있다. 물론 이 책은 '자기계발서'에 더 가까운 책이지만 남자의 심리와 여성의 심리를 밑바탕에 깔고서 풀어낸 책이기에 심리학책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학문적 근거는 '경험'에서 비롯하였다는 썰로 풀어냈기 때문에 매우 빈약하지만 누구나 읽기만 해도 쉽게 공감이 갈 정도로 남녀의 심리묘사를 적절히 해냈기 때문에 더욱 유명해진 책이기도 하다. 암튼 이 책이 남자와 여성의 심리를 적절하게 묘사하고 있기는 하지만 100%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남자라고 무조건 동굴로 들어가길 좋아하고 여자라고 무조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폭력적인 성향을 내보이는 남녀도 있을 것이며, 당황하거나 놀라서 두서 없이 행동을 일삼는 경우도 참 많다.

 

  이처럼 '심리학'은 매우 다양한 사례를 토대로 원인을 밝혀내고 해법을 제시하는 학문이기에 대충 그럴 것이라는 식으로 두루뭉술한 결론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경험'에 근거한 자기계발서와는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은 매우 깊이 있게 '마음'을 분석하고 결론을 내리기까지 복잡다단한 과정으로 풀어낼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엄청나게 복잡하고 난해하기까지 한 학문인 셈이다.

 

  그런데 <교양툰>에서는 어려운 설명은 다 재껴두고 프로이트는 '변태', 아들러는 '열등생', 융은 '도덕군자'라는 핵심어로 아주 쉽게 풀어냈다. 이런 핵심낱말만으로도 얼마든지 그들의 심리학을 '분석'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마치 '일타강사'의 강연을 들은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만들어버린 것처럼 아주 쉽고 재미나게 심리학자의 이론을 마스터해버리게 된 셈이다.

 

  이를 테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의 기초는 '무의식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근원은 바로 '무의식'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무의식은 우리가 인식할 수 없지만 '꿈의 대화'를 통해서 들여다 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이때 '무의식의 세계'에는 인간의 온갖 욕망이 담겨 있는데, 그 가운데 '성적인 욕망(성욕)'이 99%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석한 것이 바로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핵심이다..라고 깔끔하게(?) 설명하였다. 원초아-자아-초자아...뭐 이딴 식으로 설명한 프로이트의 저서를 읽는 것보다는 매우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는가. 바로 이 책이 매력적으로 읽히는 까닭이다.

 

  한편, 아들러는 어린 시절에 겪은 열등감을 노오오오력으로 극복한 사례를 보여주면서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에 정곡을 찔러 넣었다. 사실 아들러 심리학은 오랫동안 주목 받지 못하다가 <미움 받을 용기>라는 책이 인기를 끌면서 새삼스럽게 주목 받게 된 '심리학계의 역주행'을 잘 보여주었다. 암튼 아들러 심리학은 '열등감 극복'이 행복한 삶의 원천이라는 다소 뻔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정신분석학을 온통 '성적인 이미지'로 더럽혀 온 프로이트에게 질려 버린 수많은 '반 프로이트 심리학자들'에 의해서 탄탄히 이론을 다져온 결과 현대 심리학계에 주류로 인정받는 영광을 얻게 된다. 오늘날 '미투 운동'으로 여성의 인권운동이 다시금 주목을 받으며 여성이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된 원인이 '남근 상실' 때문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해석을 할 수 없는 시대에 딱 어울리는 이론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칼 융은 프로이트의 제자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지만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일 뿐이다. 융의 심리학이 '무의식'을 다루고 있어서 프로이트의 '무의식'과 유사한 것은 사실이나 칼 융의 무의식에는 '변태적 성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아름답고 도덕적이며 성인군자의 아우라를 가득 담고 있고 있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프로이트과 같을 수가 없다. 마치 상어와 돌고래의 겉모습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상어는 어류이고, 돌고래는 포유류인 것만큼이나 프로이트와 칼 융은 서로 다르다는 점을 알고 접근해야만 한다.

 

  이렇게 이 책에서는 현대 심리학의 3대 거장인 프로이트와 아들러, 그리고 칼 융의 심리학을 핵심만 콕콕 분석해서 선보이고 있다. 어렵디 어려운 심리학이 한결 쉽고 재미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프로이트와 칼 융의 심리학은 낡은 이론으로 치부하곤 한다. 이 둘의 정신분석학의 공통점인 '무의식의 세계'를 오늘날에는 거의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긴 꿈을 해석하는 일이나 가면(페르소나)을 쓰고 내면을 감추려 한다는 이론이 한물 가긴 했다. 아들러는 뒤늦게 주목을 받은 탓에 오늘날에 새삼 인기를 끌고 있긴 하지만, '열등감 극복'이라는 주제는 '자기계발서'에 딱 어울리는 주제가 되었기에 최근 심리학계의 주류와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최근의 심리학은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호르몬'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도파민'이나 '세로토닌'과 같은 호르몬의 이름을 들어본 일이 많을 것이다. 살짝 시간을 거슬러가면 '엔돌핀'이라는 행복 호르몬 이야기도 참 많이 들었을 것이다. 이처럼 '호르몬의 노예(?)'가 되어 버린 현대 심리학은 정신분석에서 많이 벗어났다는 느낌을 받고 있지만, 사람의 마음을 해석하는 일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만은 않을 것이다. 설령 사람의 마음(또는 기분)이 호르몬에 의해 결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결정에 저항하고 호르몬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지는 것 또한 우리의 마음일 것이다.

 

  최신 심리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해서 '정신분석학의 3대 거장'의 이야기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인류가 학문을 연구하는 까닭은 낡은 것에서 새로운 점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 지나간 옛날 학문이라도 다시 들여다보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온고지신의 정신'을 잊지 않는다. 특히나 '심리학'은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없는 마음을 연구하는 학문이기에 더욱 그렇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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