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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도서] 햄릿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최종철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은 모든 책을 리뷰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온다. 100권을 넘길 즈음에 <춘향전>을 구매하면서 꼭 도전하고픈 목표였는데..벌써 300권을 훌쩍 넘겨버린 탓에 못 이룰 꿈이 되고 만 것 같다. 그래도 꾸준히 읽고 문학에 대한 나의 독서평을 넓혀 보려 한다. 먼저 셰익스피어다.

 

  셰익스피어의 수많은 작품 가운데 <햄릿>은 단연코 으뜸이랄 수 있을 것이다. 연극 무대에서도 <로미오와 줄리엣> 다음으로 가장 많이 올려진 대본이라고 하니, 감히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햄릿>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햄릿>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는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와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니라" 일 것이다. 근래에는 원문인 "To be or not to be"를 "있음이냐 없음이냐"로 해석하는 추세지만, 아직까지도 널리 회자되는 대사는 바로 "죽느냐 사느냐"일 것이다. 왜냐면 우리말로 뒤침(번역)을 했을 때 가장 큰 울림을 주는 대사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우리말로 '존재의 철학'을 다룬 경험이 미천하기 때문에 '삶과 죽음'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혹평을 하기도 하지만, 격동의 근현대사를 겪은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는 '존재'보다는 '생존'이었음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암튼 뒤침의 문제는 '전문가'에게 맡겨 두도록 하고, 가장 유명한 두 대사로 <햄릿>에 대한 고찰을 해보려 한다.

 

  먼저, <햄릿>에서 가장 큰 주제는 '복수'와 '욕망'일 것이다. "죽느냐 사느냐~"라는 대사에 담긴 주제는 '복수'이고, "약한 자여~"라는 대사에는 '욕망'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햄릿에게는 '아버지를 위한 복수'와 '어머니를 위한 용서'라는 두 갈래 길이 놓여 있다. 하지만 햄릿은 '어머니에 대한 원망'도 만만치 않다. 하고 많은 사내들 가운데 하필이면 아버지의 동생(삼촌)이라니..그것도 아버지에게 사랑을 맹세했던 여인이 아버지의 시신이 썩기도 전(두 달만)에 아버지의 동생과 혼인을 하고 육신의 쾌락을 쫓는 어머니의 처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햄릿에게 갑자기 '아버지 유령'이 찾아와 원수를 갚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심증만 있었는데 물증이 생겨버린 셈이다. 햄릿은 복수를 실행하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확실한' 증거가 필요했다. 철천지 원수라 할지라도 엄연히 '덴마크의 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령의 증언을 토대로 연극을 꾸며서 '확증'을 잡고자 하였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실행에 옮기려는 찰나에 망설이고 만다. 아버지를 위한 복수를 하려는데, 원수인 삼촌이 '참회의 기도'를 드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원수를 당장 갚는다면 원수는 죽어서 '하느님의 품'으로 달려가고 말 것이라는 생각에 복수의 기회를 놓치고 만 것이다. 그래서 더 좋은 기회를 기다리기로 한다. 쪼잔하지만 자그마한 실수를 하고서 회개하지 않는 그 순간에 찔러 죽인다면 결코 천국에 갈 수 없을 거라는 위안으로 달래면서 말이다.

 

  이를 두고, 햄릿을 '우유부단한 성격'의 대명사로 불리지만, 그리스도교 윤리의식을 갖고 있는 이들에겐 나름의 이유가 될 법도 하다. 또한 당시에는 '종교적인 율법'이 그 어떤 법보다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었으니 당연한 망설임이라고 보여진다. 그 좋은 예로, '오필리아의 죽음'을 두고서 자살을 하였기 때문에 천국에 갈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 점이다. 오필리아에게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사랑하는 이가 미치광이가 되고, 사랑하는 아버지가 그 미치광이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충격을 받지 않는 이가 더욱 음흉스러울 뿐이다. 순수한 오필리아에게 감당하기 힘든 현실을 감당할 수 없는 탓에 발을 헛디뎌서 물에 빠져 죽은 것을 불쌍히 여기기는커녕 천국에도 갈 수 없는 영혼으로 만들어버리는 율법을 난 참을 수 없다.

 

  암튼, <햄릿>은 4대 비극 가운데 으뜸으로 꼽힐 정도로 등장인물 전부가 죽임을 당하고 만다. 주인공인 햄릿을 비롯해서 주변인 가운데 살아남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모두 죽는다. 과연 '비극'이라 불릴 만 하다. 하지만 '복수'는 성공했는가? '욕망'은 실현되었는가?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햄릿>이 비극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복수'도 '욕망'도 모두 허망하게 끝맺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햄릿은 '삶의 경계'에서 갈팡질팡할 정도로 고뇌하다 끝내 복수에 성공하지만, 이미 자기 자신도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는 지경에 빠져버린 뒤였다.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햄릿의 아버지는 어땠나? 아들에게 한 자신을 독살한 동생을 죽여달라는 부탁은 들어준 셈이지만, 또 다른 부탁인 아내의 행복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었다. 어쩌면 '복수'와 '행복'은 양립할 수 없는 성격의 부탁이었던 셈이다. 그러니 햄릿의 아버지는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존재였다. 삼촌은 어땠나? 계략대로 형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왕위와 왕비를 모두 차지하여서 얼핏 성공한 듯 보였지만, '죽음'으로 인해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비열한 짓에 대한 마땅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어머니는 어땠나? 욕망에 충실한 인물로 비춰놓았지만 그 당시는 '여성'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따라서 능동적인 '선택'이 아닌 주어진 상황에 충실한 역할이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셰익스피어는 "약한 자여~"라면서 아들의 입을 통해서 맹비난을 받는 배역을 부여 받았다. 그래서 <햄릿>에서는 여성역할을 논하기 부적절하다고 본다. 오히려 작가인 셰익스피어의 '여성 비하'를 비판하는 근거로 삼는 것이 더 적당하다고 본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작품과 두고두고 비교하면서 논할 예정이다. 난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니라"라는 대사가 썩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햄릿>을 '복수'와 '욕망'이라는 주제로 논해 보았다. 읽고 또 읽을 셰익스피어이기에 서론은 이쯤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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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햄릿>에서 유명한 두 대사는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니라"다. 난, 첫 번째 대사를 '복수'로 파악했고, 두 번째 대사를 '욕망'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햄릿>은 인간이 가진 여러 성격 가운데 '복수와 욕망'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랄 수 있겠다.

    하지만 <햄릿>에서는 복수와 욕망의 끝은 '비극'이라는 결말로 끝맺음을 하고 있다. 왜 복수를 하고도 행복할 수 없고, 욕망을 추구하고도 행복할 수 없는가? 그렇다면 인간에게 복수와 욕망이란 과연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게 된다. 바로 이런 맛이 '문학'을 읽는 맛일 것이다.

    암튼, 우리의 주인공 햄릿은 죽은 아버지를 위한 복수를 결심하지만 좀처럼 실행에 옮기질 못한다. 과연 '완벽한 복수'를 하기 위한 장치였을까? 설령 완벽한 복수를 했더라도 결코 행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왜냐면 '어머니의 욕망(?)'이 햄릿에게 또 다른 고민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오~ 약한 자여, 그대는 왜 여자입니까?

    과연 햄릿의 어머니는 '욕망덩어리'였을까? 그건 아니다. 셰익스피어는 어머니가 욕망을 추구하게 된 계기나 원인을 밝히지 않았다. 그저 '욕망했다'고 전할 뿐이다. 햄릿에게는 번뇌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구구절절 늘어놓는 것에 반해, 어머니가 왜 결혼을 두 번이나 했는지? 그것도 전 남편의 동생과 했는지 밝히질 않고 있다. 그저 '여자'란 으레 남자를 밝히기 마련이라는 뉘앙스만 풀풀 풍기면서 맹비난을 쏟아 붓고 있을 뿐이다. 아무리 400여 년 전, 셰익스피어가 살던 시대가 '남자들의 전성시대'라고 할지라도 여성을 맹목적인 비난의 대상으로 놓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쨌든, 햄릿을 비롯해서 주변 등장인물이 거의 대부분 죽음에 이르고서야 이야기가 끝맺는다. 과연 누가 성공했을까? 복수와 욕망을 추구한 결과가 '비극'적이라는 결론만 남겨 두었다. 그런 까닭에 복수도, 욕망도 '하지 말라'는 교훈을 주는 작품인걸까?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두고두고 읽으면서, 이런 궁금증들을 풀어나가려 한다.

    2021.05.03 23:40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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