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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도서]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역시 '많이 팔린 책(베스트셀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 책이었다. 한동안 베스트셀러보다는 스테디셀러에 더 많은 관심을 두었더랬다. 한때 유행하는 일명 '트랜디 북'은 인기에 비해서 격이 떨어지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고 싶은 책(스테디셀러)'도 많은데 시간만 축내는 책(?)들은 한켠으로 재쳐두고서 독서를 해왔었다. 그러다 학생들의 입에서 이 책의 제목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아주 재밌는 책이 있는데 '그 책'으로 논술수업을 하고 싶다고 말이다. 그래서 읽게 되었다. 정말 오랜만에 베스트셀러를 손에 잡았다.

 

  이 책을 읽은 첫 인상은 <해리포터>와 <꿈의 대화>를 콜라보한 느낌이었다. 현실세계의 사람들이 무의식의 세계에서 '꿈 백화점'에 방문하고, 그곳에서 자신이 바라는 '꿈을 소비'하면서 자기만의 희망과 욕망, 그리고 때로는 일탈도 하는...그런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형 판타지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가, 문득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자아와 초자아를 다룬 '무의식의 세계'를 담은 독특한 세계관을 담았다는 생각에 다다른 순간, 작가의 스케일의 남다르구나, 작품의 세계관이 엄청나구나...프로이트의 표현을 빗댄다면 '빙산의 일각'만 보여줬을 뿐이구나, 의식의 저편에서 펼쳐지는 '꿈 백화점의 이야기'는 정말 방대하고, 더욱 방대하겠구나..싶은 생각에 닿는 순간, 매 스토리마다 진한 감동과 짜릿한 전율마저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연 이어지는 후속작에서 그런 감동과 전율이 끊이지 않고 전달될 것인지 자못 기대가 큰 까닭이다.

 

  가장 인상 깊은 내용은 현실세계의 사람들은 '꿈 백화점에 방문한 기억을 잊어버린다'는 설정이다. 그렇다면 꿈 백화점의 직원들은 현실세계의 사람이 아니란 말인가? 주인공 페니를 비롯해서 여러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한국 이름'이 아니라는 점에서 현실세계(대한민국)와는 사뭇 다른 곳이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연상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신'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점이 있고, '무의식의 존재'나 '영혼'이라고 보기에는 뜨악한 점이 한둘이 아닌 탓에 작품의 세계관을 좀더 분석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이쯤해서 느닷없이 드라마 <호텔 델루나>와 같은 설정은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사후세계'와의 연결고리나 '중간세계'로 볼 만한 근거 또한 찾을 수 없기에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저 일반 사람들이 잠이 들면 무의식적으로 찾아가는 '꿈의 세계'라고 이해하면 그뿐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작품에 깊이를 더하기 위해선 '세계관'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탓에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만 남기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보려 한다.

 

  꿈 백화점의 주요 상품은 다름 아니라 '꿈'이다. 즐겁고 재미나고 행복한 꿈도 있고, 무한한 감동을 선사하는 꿈이나 바라고 또 바라던 희망과 욕망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꿈도 판매한다. 때때로 무시무시한 악몽을 꾸기도 하고, 태몽이나 예지몽 같은 신비한 꿈도 있다. 심지어 사람이 아닌 '동물들을 위한 꿈'도 판매한다. 한편, 꿈을 '판매'하는 설정이다보니 꿈을 '상품'처럼 설정하였고, 자연스럽게 꿈을 제작하는 '꿈 제작자'도 등장한다. 그리고 그 전문가마다 저마다 색다른 꿈을 꿀 수 있도록 하였으며, '같은 상품'을 사더라도 꿈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건들은 직접 꿈을 꾸는 사람에 의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도 당연하지만 신비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꿈을 소비한 대가는 '후불제'라는 점도 신기했다. 그리고 그 대가는 '설렘'이나 '기쁨', '두려움', '화남' 등등 여러 가지 감정을 정수(에센스)하여, 마치 '향수'처럼 병에 담을 수 있고, 그렇게 꿈의 대가로 받은 감정의 에센스를 은행에 맡기기도 하고 돈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는 설정이 신기했다. 딴에는 '감정을 허비했다'는 투로 속상한 마음을 표현하거나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는 표현처럼 기쁨보다 더 큰 희열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여기선 그런 감정을 '화폐'와 교환할 수 있는 '또 다른 무엇'으로 표현한 것에서 세련한 느낌으로 압도 당하고 말았다. 어찌보면 뻔한 설정인데도 결코 뻔하지 않는 익숙함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단연코 '저마다의 꿈 사연'일 것이다. 아무리 훌륭하고 아름다운 꿈을 제작했더라도 꿈을 꾸는 당사자가 제대로 느끼지 못하면 '좋은 꿈'이 아니라 '나쁜 꿈'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비슷한 경험을 하더라도 누구는 '그 경험'을 통해서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로 삼거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발짝 더 내디딜 수 있는 용기를 북돋기도 하겠지만, 어떤 이의 성공스토리를 직접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를 눈치채지 못하고 그냥 흘려보내거나 정반대로 실패스토리로 만들어버리는 불운을 경험하기도 한다는 말이다. 책의 내용 하나인 '대박을 내는 꿈'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이에겐 '대박'을 내게하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꿈이지만, 누군가에겐 그저그런 '일상'을 담은...시간이 지나면 기억도 나지 않는 그저 그런 꿈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이럴 땐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가 떠올랐다. 간절히 바라면 반드시 이루어질 거라는 담담한 이야기말이다.

 

  그동안 꿈을 소재로 한 신나고 재미난 소설과 영화를 보았지만 이 책보다 더한 감동을 얻진 못했다. 이 책을 '판타지'로 분류할 수 있다면 단언컨대 '한국형 판타지'로 거듭날거라 장담한다. 서양의 판타지와도, 동양의 판타지와도 사뭇 다르며, 누가 읽어도 '낯설고도 익숙한 꿈 이야기'에 흠뻑 빠져서 현실의 고민은 툴툴 털어버리고 아름답고 설레는 감동 한 숟갈로 한가득 달콤한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신비하고 재미난 판타지 세계로 당신을 초대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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