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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인원

[도서] 이기적 유인원

니컬러스 머니 저/김주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각설하고, 오만한 인간의 최후는 멸종뿐이라는 강렬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책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이야기는 식상할 정도로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명백한 인간의 책임인데도 이를 회피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고, 심지어 기후변화에 따른 혹독한 환경변화에 더는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기 전까지 인류는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할 거라는 질책에도 눈만 깜빡이고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을 사람이 훨씬 더 많을 거라는 지적에 깊은 공감을 하게 된다. 반론마저 예상밖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원시시대로 돌아가자는 거냐?", "쥐라시 시대에는 이보다 훨씬 더 더웠는데도 생물은 번성하고 공룡은 전성기를 맞이하지 않았는냐!"는 반론을 던지며 기후변화의 책임이 인류에게 있다거나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전혀 깨닫지 못하는 변명만 늘어놓기 일쑤다.

 

  물론, 그렇다. 인간은 과학문명의 이기를 절대로 내려놓지 못할 것이다. 그로 인해 온실가스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이고, 지구환경은 인간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그러면 인간은 과학문명을 더욱더 발전시켜서 지구환경조차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안일한 낙관을 펼치곤 한다. 여태까지의 인류는 '그런 사고방식'으로 지구의 모든 생명 위에 군림하고 '최종포식자의 지위'로 살아왔더랬다. 그리고 언제나 과학이 해결해줄 거라는 '과학만능주의'가 당연한 해결책인냥 마련해왔다. [이 또한 인류는 극복해냈습니다]라는 문구로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 우뚝 선 자랑스런 인류의 이미지를 창출해내고 말이다.

 

  그러나 지구는 그동안 '다섯 번의 대멸종'을 선보이며 지구상의 생물들을 최대 98%까지 절멸(페름기 대멸종)시키는 위엄을 보여왔다. 또한 여러 차례의 빙하기를 겪으며 기존의 생물군이 대다수 멸종하고 새로운 생물군으로 바뀌어 왔다는 지질학적인 근거만 봐도 '기후변화의 끝자락'에서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는 낙관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과연 인류의 과학기술이 대멸종과 빙하기까지 이겨내고 '지구의 주인'으로서 톡톡히 이름값을 할 수 있을까? 끝끝내 인류가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안락한 현대생활과 편리한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살아남을 수는 없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반성의 기미는커녕 개선의 의지를 요만큼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런 엄청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 정녕 인류는 '죽음으로 향하는 열차'에 올라탄 것처럼 숙명처럼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일까? 적어도 점점 빨라지는 지구온난화를 늦추거나 인간이 망친 지구의 자연을 지구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려는 노력은 절대로 불가능한 일일까? 이를 테면, 가까운 거리는 자동차를 타지 않고 자전거 타기나 더운 여름철에 에어콘 대신 손부채를 이용하고, 추운 겨울철에 난방보다 내복을 껴입는 방식으로 에너지 소비를 확 줄여서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한으로 하고 지구온난화의 속도를 점점 줄이고 기후변화에 보다 현명하게 대처하는 삶으로 바꿔나가는 것 말이다. 우리는 이미 그런 경험을 해본 적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전지구를 강타하자 거의 모든 비행기와 배가 일시에 멈추니 일시적이지만 공해가 사라진 푸른 하늘을 다시 볼 수 있었고, 도시봉쇄로 인적이 끊긴 도심에까지 동물들이 찾아와 가장 자연스런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그 잠깐의 '일시멈춤'으로 우리는 색다른 경험을 해본 셈이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지구를 오염시키고 살고 있는지 생생히 경험할 수 있었고 말이다.

 

  이 책은 강력하게 주장한다. 지구의 주인은 절대로 '인간'이 아니라고 말이다. 지구 생물의 '최종진화'가 인간이라는 망상에서 깨어나야 한다고도 말한다. 모든 생명체 가운데 가장 '지능'이 발달한 생물이 인간이라는 사실은 틀림없지만, 그것이 지구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위'를 쥐어준 것은 절대로 아니라는 진리를 제발 말로만 하지 말고 몸소 실천하라고 간절히 말하고 있다. 정말 이해하기 쉬운 진리 아닌가. 그런데도 인류는 고도의 지능으로 지구를 아주 빠른 속도로 파괴하는 재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그 재능이 인간의 멸종을 앞당기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얼마나 장렬하게 최후를 맞이할 것인가라는 스릴 넘치는 짜릿한 감동을 선사할 비극을 연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비극'을 이해할 지구생명체는 이미 멸종한 인류 이외에는 단 하나도 없을 것이다. 도대체 그런 비극을 왜 스스로 자초하려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정녕 당신들의 후손에게 지구라는 아름다운 행성을 선보여주기 싫은 것인가? 그 마지막 후손이 지금 당신의 뱃속에 있는 아기일 수도 있는데도 말이다. 정녕 인류의 미래는 깜깜할 뿐이련가.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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