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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모든 지식

[도서] 지구의 모든 지식

테리 덴톤 글/천미나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오늘날의 지식은 '과학상식'으로 통한다. 물론 인문학적 지식(철학, 역사, 문학 따위)과 사회과학적인 지식(정치, 경제, 사회, 지리 등)도 포함 해야겠지만, 그러면 예술과 의학, 종교, 체육, 교양 등등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의 목록이 무한확장 될 것이기 때문에 적정선에서 상식적인 지식을 일컫을 때, 단연 '과학상식'을 꼽을 수 있겠다. 왜냐면 오늘날에는 과학이 모든 만물의 척도이기 때문이다. 과학은 누구나 실험으로 검증가능한 사실만을 다루기 때문에 과학적인 지식만이 거의 유일하게 가타부타 논란을 줄이고,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진리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과학적인 지식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를 거친다. 그러나 그런 변화조차 '과학적인 검증'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일단 검증된 과학지식은 새로운 진리로 작동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지식의 세계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과학지식'을 상식적인 선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은 꼭 알아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상식을 넘어 몰상식하다는 소리를 듣기에 딱 좋기 때문이다.

 

  몰상식한 사람의 대명사는 바로 '지구가 편평하다'고 아직도 믿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이 거짓이라는 것을 직접 증명이라도 하듯 배를 타고 지구 곳곳을 누비고 다닌다고 한다. 그러면서 세상 어느 곳을 다녀도 지구는 편평할 뿐, 둥글다는 증거는 단 하나도 없다고 떠들고 다닌다. 그러면서 지구밖 우주를 나가본 적도 없으면서 '조작된' 우주사진 몇 장을 보고서 지구가 둥글다고 믿는 사람들을 어리석다고 비웃는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직접 싣고 다니는 배(크루즈)의 선장은 '지구가 둥글다'고 믿는 사람이라고 한다. 왜냐면 자신은 항해를 하기 위해 '항해지도'를 보고, 인공위성의 정보를 이용하는 '내비게이션'에 의지해서 조타수를 조정해 목적지(항구)로 향하기 때문이란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지 않은가? 아무리 '보이는만큼 믿는다'고 할지라도 반박이 불가한 사실조차 애써 부정하며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면 곤란에 처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꼭 알아야 할 과학지식을 모두 담아 놓았으며, 심지어 '딱딱한 과학지식'을 말랑쫀득하게 만들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든 것으로도 모자라 초등학생도 단박에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난이도를 낮추어서 '과학지식에 대한 접근성'을 최대치로 높였다. 여기에 테리 텐톤의 그 유명한 <13층 나무집> 시리즈의 유머러스함까지 첨가해 놓았기 때문에 '과학지식'을 배우면서 키득키득 배꼽을 잡게 되는 기이한 현상을 직접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테리 텐톤의 유머러스함이란 한마디로 '기발함'이다. 기발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유달리 뛰어남. 엉뚱하고 기묘할 정도로 우수함'이다. 그의 유머는 엉뚱하다못해 상상을 초월할 지경에 다다르곤 한다. 이 책에 나온 내용을 살짝 언급하자면, 의학기술의 발달로 뜻밖의 사고로 팔다리를 잃어버린다고 해도 '의족'과 '의수'가 이미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는 '과학상식'의 한 대목을 선보이면서, 이 설명에 대한 삽화로 '비행기 그림'을 떡하니 그려놓았다. 그런데 그 그림을 보면 이상하기 짝이 없다. 난데없이 비행기의 바퀴 대신 '사람 발'을 그려놓았고, 비행기 창문밖으론 '사람 팔'이 쑥하고 나와 있다. 이뿐 아니라 비행기 몸체 곳곳에 '인공장기'를 대신해서 그려 놓고서는 맨아래에 '토막지식'을 싣고서 까닭을 밝혀놓았다. 까닭인즉슨, 사람의 신체를 대신하는 의족과 의수의 부품소재가 다름 아니라 '비행기 부품의 재료'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비행기 부품소재의 특징이 '가볍고 튼튼하다'이기 때문에 인간의 몸이나 장기를 대신하는 소재로 딱이라는 놀라운 지식이 펼쳐져 있다. 너무 고차원적인 유머러스함이라서 깔깔 웃음을 지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의외로 아이들은 이런 유머에 흥미를 보인다는 점을 유심히 지켜보아야만 할 것이다. 왜냐면 바로 '과학지식'을 어려워하지 않고 쉽고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놀라운 마법이 펼쳐지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테리 텐톤의 기발함을 그다지 바람직하다고 보지 않는다. <13층 나무집>에서도 그의 유머러스는 엉뚱하게 전개되는데, 13층 꼭대기에서 고양이를 떨어뜨리니 '당연히' 고양이가 땅바닥으로 추락하게 될 것인데, 고양이는 놀라운 착지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는 투도 대사를 치는 주인공을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내용의 결론은 엉뚱하게 맺는다. 추락한 고양이는 날개가 돋아나서 '나는 고양이'로 진화를 했기 때문에 이후로 '나는 고양이'의 조상이 되어 새로운 종으로 탄생했다는 유머러스를 선보였다. 로알드 달의 <찰리와 초코릿 공장>에서도 못된 아이들에게 폭력적인 처벌을 내리는 윌리 웡카가 등장하긴 하지만, 로알드 달의 폭력에는 '교육(훈육)'이라는 목적이라도 품고 있어서 정상참작을 하곤 했다. 그러나 테리 텐톤의 유머러스에는 '훈육적인 기능'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재미와 유희, 그리고 쾌락만을 좇을 뿐이라서 그닥 탐탁스럽게 생각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달랐다. 그의 기발함은 오직 '딱딱한 과학지식'을 '말랑하게 만드는 유용함'을 위해서만 발휘된 듯 보였기 때문이다. 딴에는 밑도 끝도 없이 장난을 치고 골탕을 먹는 캐릭터(등장인물)가 나와서 이해를 방해하기도 하지만, 이는 분명 '뒤침(번역)의 한계'로 인한 아쉬움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작가의 고향이 지구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인 까닭에 북반구에 사는 사람들은 생소할 수 있는 '상식'을 토대로 유머를 날리는 장면도 수시로 나오는 까닭에 또다시 부연설명이 필요한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하지만, 대체로 책 내용을 이해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는 수준급 지식책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책 한 권만 읽으면 '지구의 모든 지식'을 습득할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우리는 '상식'에 관한 책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고, 나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꽤 많이 나올 것이 분명할 것인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상식'은 단 한 권의 책을 읽는다고 '모든 지식'을 섭렵할 수 있을리 만무하다는 점이다. <상식책>은 꼭 읽어야 하는 책이면서 좀처럼 추천하기도 힘든 까닭은 '한 권의 책'으로 절대 '상식'을 만족스런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힘들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상식'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오래도록 꾸준히 '읽는 습관'을 길러야 자연스럽게 '상식'이 쌓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책 한 권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비슷해 보이지만 내용의 차별성을 띤 책들이 엄청 잘 나와 있으니 그저 골라 읽기만 하는 아주 쉬운 습관만 기르면 만사형통일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 말고 '다른 책'을 읽으라는 말씀은 아니다. 오히려 '과학상식'을 쌓기 위한 첫 걸음은 이 책으로 시작한 뒤에, 여타의 상식책을 읽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왜냐면 이 책은 쉽고 재미나게 '과학지식'을 탄탄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과학지식을 배울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보시는 것을 강추한다. 왜냐면 아 책만큼 쉽고 재미난 책이 없기 때문이다. 허나 이 책 한 권만 들입다 읽고서 다른 책들은 나몰라라 한다면 대략난감이라는 말씀으로 마무리하련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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