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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요리의 역사

[도서] 만화로 배우는 요리의 역사

브누아 시마 저/스테판 두에 그림/김모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시쳇말로 역사는 '승자가 남긴 기록'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패자는 말이 없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기록'은 승자, 패자, 양쪽 모두 남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역사는 '승자의 기록'만 유독 남기는 것일까? 두 가지를 추론해볼 수 있다. 하나는 '두 기록'이 서로 저울질을 하다 '승자'쪽의 입김이 점점 쎄지면서 승자의 기록만이 옳은 것이라 여겨지게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승자가 '고의'로 패자의 기록을 삭제하고 승자의 기록만 남는 것일게다. 물론, 대부분의 역사는 '후자'쪽의 방법으로 선택(?)되어 질 것이고 말이다. 그렇기에 후대의 역사가들은 기본적인 '사료'만을 곧이 곧대로 믿고 아무런 비판의식도 없이 써내려가는 것을 경계해야만 한다. 이는 독자도 마찬가지다. 책 속에 적힌 '모든 것'이 모두 진리일 거라는 맹신은 절대 금물이다. 우리가 '비판적 읽기'를 실천해야 하는 까닭이기도 하고 말이다.

 

  한편, <요리의 역사>라는 제목만으로도 책의 내용을 얼추 짐작할 수 있었다. 오늘날까지 '요리'로 유명한 나라는 손으로 꼽힐 정도이고, 그런 나라 중에서도 '역사'를 운운할 정도의 나라는 '프랑스'와 '중국' 두 나라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양작가의 책이라면...이 책의 내용이 '프랑스 미식가'의 내용이 주로 담길 거라는 짐작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세 가지인 '의식주의 차원'에서 '요리'를 다루고 있었고, 말그대로 선사시대의 요리부터 오늘날 먹거리 문제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접근을 하고 있어서 참신했다. 그럼에도 책내용 곳곳에 '프랑스 궁중예법과 요리'를 소개하는 장이 꽤나 자세하게 나오며 오늘날 '고급요리의 대명사'는 서양(프랑스)에서 비롯되었다는 자부심이 은연중에 깔려 있는 것을 보면서 살짝 아쉬웠고, 그밖의 유럽 이외의 나라들의 요리를 소개할 때는 '위키백과사전'의 내용을 팩트체크도 하지 않고 올린 듯한 '설명식 나열'에 그쳐서 안타까웠다.

 

  하지만 '요리' 하나에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담겨 있어서 그것들을 엿볼 수 있는 것이 새삼 즐거움을 선사했다. 로마 공화정시절의 검소한 식문화가 제정시대로 접어들면서 '사치의 향연'이 되어 부와 권세를 자랑하는데 잔치(음식)를 빼놓을 수 없게 된 사연이나, 중세 유럽에서는 '하늘의 음식'과 '땅 위 음식', 그리고 '땅 속 음식'으로 나뉘어 신분에 따라서 먹을 수 있는 '음식재료'가 정해져 있었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식탁위에서 포크를 사용하면 편리했을텐데도 포크를 사용하던 공주가 결혼을 한 지 얼마 뒤에 흑사병으로 죽자 불경스런 도구(사탄이 쓸 법한 도구)로 알려져서 오래도록 쓰지 않고 손으로 음식을 먹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접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요리'를 역사적인 관점으로 살펴보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인류는 오랫동안 먹고 사는 것이 힘들었기에 불과 100년 전만해도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다 먹는 것이 미덕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먹거리가 너무나도 풍요로워져서 오히려 '다이어트'를 해서 수명을 연장하려고 한다. 쉽게 말해, 과거에는 너무 못먹어서 죽었다면, 현대에는 너무 많이 먹어서 죽는 진풍경(?)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그에 따라 인류는 '건강음식'을 찾게 되었고, 더 나아가 '비건(채식주의자) 음식'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특히, 현대인들은 '정크(쓰레기)푸드'를 너무 많이 먹기 때문에 수명이 늘어났지만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해 고통스런 질병에 시달리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지속할 수 없게 되는 비극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에 '건강한 음식'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미래의 음식과 요리는 어떤 식으로 바뀌게 될까? 당연한 말이지만 '지금과 같은' 풍요로운 식단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기후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세계인구는 80억 명을 넘겼으며, 곧이어 찾아올 빙하기는 인류의 식단은 물론이려니와 요리법까지 싹 다 갈아치우게 만들 것이다. 운이 좋아 '빙하기의 도래'를 훨씬 더 늦추거나 '빙결상태'에 빠진 지구를 무사히(?) 탈출해서 '제2의 지구'로 찾아 떠나는 등등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본다면, 반드시 '요리법' 또한 빼놓지 않고 해야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 미래라고 해도 인간이라면 반드시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뭐, 모든 인류가 '안드로이드화' 되어 전기충전만 해주면 그만이라든가, '식물화'가 되어 광합성만으로도 먹거리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면, 또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아무쪼록 먹거리에 관한 한 '인류역사상 최고의 풍요'를 누리는 현대에 살면서 <요리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가져줘야만 할 것이다. 이 책이 살짝 아쉽게도 '한국의 음식'을 전혀 소개하지 않고 있고 있지만, 21세기엔 '한류의 바람'이 '한식'에까지 불어닥칠 것이 분명하다.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 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건강까지 탄탄히 보장해줄 '요리법'이 한식에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 '비법'을 정갈하게 포장해서 세계에 알리는 일만 남았다. 믿지 못하겠다고? 요리의 천국으로 불리는 '중국'이 자국에서 난 요리로 만족하지 못하고 '한국'에서 맛나다고 소문난 '모든 것'을 자기네가 원조라고 박박 우기는 일을 왜 하겠냔 말이다. 뒤늦은 '원조논쟁'까지 벌이며 '김치'를 비롯해서 한국의 음식, 한국의 문화, 심지어 '한국인'조차 중국인이라고 사기(?)를 치고도 부끄러운줄 모르는 중국을 볼작시면 10~20년 뒤엔 '한국의 요리와 음식'이 전세계를 제패할 것이 분명하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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