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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론

[도서] 통치론

존 로크 저/강정인 등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우리에게 로크는 홉스, 루소와 더불어 <사회계약론>을 일찌감치 주장한 사상가로 널리 알려졌다. 루소의 사회계약론은 나머지 둘과 성격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따로 빼두고, 홉스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이기 때문에 사회계약이 필요하다고 했다면, 로크는 <이성을 핵심으로 하는 자연법이 작동되는 비교적 평화로운 공간>이기 때문에 사회계약이 가능하다고 했다.

 

  다시 말하면, 홉스는 <인간은 자연상태에서 혼란스럽기 짝이 없기 때문에 사회에 '절대적 권한'을 부여해서 혼란을 불식시켜야 평화와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본 반면에, 로크는 <자연상태는 그 자체로 좋지만 '불편할 수 있다'고 보았다. 즉, 자연법을 어기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어서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자기 힘만 믿고 부당한 요구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들을 처벌할 '강력한 사회'가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언뜻 둘의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은 중대한 차이가 있다.

 

  홉스의 사회계약설에서는 인민의 힘으로는 절대 계약을 파기할 수 없지만, 로크는 인민의 힘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회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홉스는 인민의 힘을 통제할 <절대 권력(일종의 왕)>이 인민의 자발적 폭력성을 억압하여야만 평화로운 사회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인민의 역량 자체를 철저히 무시한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로크는 모든 인민은 태초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이성적 판단을 통해 충분히 평화롭고 바람직한 사회를 구성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만약 인민의 자유를 훼손하는 <불합리한 절대권력(일종의 독재 같은)>이 등장한다면 인민은 자발적으로 힘을 모아 절대권력에 얼마든지 저항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로크는 <자유>에 대해서도, <소유권>에 대해서도 모두 인민의 편을 들었고, 당시 사회에서 만연하던 <왕권신수설>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이유를 밝혀 맹렬한 비판을 했다. 그 때문에 망명생활과 같은 일도 수차례 겪게 되지만,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는 않았던 올곧은 사상가였다고 볼 수 있다.

 

  로크에 대해서는 이 정도만 알고 있어도 충분하다. 로크의 이런 사상이 프랑스의 <인권선언문>이나 미국의 제퍼슨이 쓴 <독립선언서>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정도만 덧붙여 알면 그 뿐이다. 더이상은 시험범위에서 벗어나기에 <논술시험>에 출제되지 않는 한 고리타분한 옛 사상으로, 또는 사상가로 알면 그 뿐이다. 더구나 우리 나라에서는 <존 로크>의 저작물이 번역된 것조차 미미할 뿐이다. 이 책도 뒤쳐진 지(번역된 지) 14년이 넘었다. 그래서 옛 문어체의 딱딱한 문장이 살짝 입맛에 맞지 않는 단점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날에 와서 다시 <통치론>을 읽는가? 솔직히 말하면, 억지로 읽게 되었다. 한마디로 숙제로 읽게 되었다는 말이다. 어쨌든 오늘날에 와서 <로크의 사상>을 현재에 접목시키기에는 너무 오래되었다. 접목시키려면 억지로 끌어올 수는 있으나, 마치 <윈도우 운영체제> 시대에 <도스 운영체제> 컴퓨터를 쓰는 것처럼 억지로 쓸 수는 있겠지만 불편해서 답답할 것이다. 적나라한 비유를 하나만 더 한다면, <광통신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된 지금 굳이 <전화선에 인터넷을 연결하던 모뎀>을 억지로 쓰는 격이랄까. 하이텔, 천리안을 쓰던 시절이 언제더라...

 

  물론 로크의 사상은 요즘에도 바라는 <이상향을 꿈꾸는 세상>과 닮은점도 많다. 모든 사람들이 자유와 평등을 마음껏 누리면 살아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행여 남의 자유와 평등을 해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강력한 권력을 가진 정부>는 사회적 강자의 이득을 해치지 않으면서 사회적 약자의 희생에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해내서 사회구성원 모두가 불평불만을 가지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점은 오늘날 통치를 하는 권력자들에게도 요구되는 능력이다.

 

  그러나 현실은 <자본주의 국가>든 <사회주의 국가>든 가리지 않고 이런 이상적인 통치이념을 실현시키는데 모두 실패했다. 홉스가 예견했듯이 <만인은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와 닮은 세상이 되었고, 이를 적절하게 통치하기 위해 <절대권력>을 가진 정부가 등장해서 모든 인민들의 자유를 억압하기에 바쁘다. 또 <가진자>에게는 관대한, <못가진자>에게는 혹독한 세상을 만들어놓고서 능력껏 살라고 한다. 정해진 운명이라도 되는 듯 <부의 세습화>를 완벽하게 구축해놓고서 말이다. 미국을 보라. 지금의 미국에 <독립선언서>와 같은 정의가 살아있기나 하느냔 말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로크는 부잣집 도련님 출신답게 세상물정도 모르면서 이상만 드높였던 셈이다.

 

  한편 새삼스럽기도 하지만, 인민의 마음에 들지 않는 부패한 정부에 얼마든지 반기를 들고 부당한 정부정책에 맞설 수 있다고 얘기한 로크의 말을 다시 한 번 새겨봄직한 사건들이 심심치 않게 터지고 있다. 번번이 뚫리는 안보와 변변찮은 군사방어력 덕분에 강경일변도로 몰아부치기만 하는 정책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관망>만 해야 하는가 의구심이 들고, 무고한 일반시민을 상대로 사찰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국민의 입을 <유언비어죄>로 봉쇄하는 공안당국을 <좌시>하고만 있어야 하는지도 회의감이 들 지겨이다. 이대로 임기가 지나가길 기다리고, 정부 여당의 대책만을 마냥 기다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심기가 불편할 따름이다.

 

  지금이야말로 <로크가 말한 저항권>을 써먹어야할 때가 아닐까? 그러나 이 책에서는 해답이 없다. 분명히 부당한 권력에 대해서 <저항할 권리>를 주장하기는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시기에 어떻게, 그리고 누구에 의해서 저항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쏙 빠졌다. 이 점이 <로크의 한계>이고, 지금에 와서 더이상 로크에 주목하지 않는 점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로크가 제시한 것은 300여년 전 당시에는 최선이었을테고, 지금 현재 우리는 로크를 뛰어넘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로크가 꿈꾼 이상향은 오늘날에도 여전하기 때문에 결코 포기해서도 중단되어서도 안 된다.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통치론>은 지금도 필요하고 앞으로도 꼭 필요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로크>가 시작했으니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고, 시작이 반이라고 했으니 이미 반을 넘어섰다. 이제와서 포기하기엔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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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2시커피

    이것도 난쏘공이예요?+.+ 사상이란 주워먹기엔 좋지만 참 조심스러운 분야라는 생각이 이지아님 리뷰읽다가 새삼 들었습니다. 이지아님 리뷰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문제제기성 이성적사고를 해 봅니다 그런데 연평도와 미군합동군사훈련등을 현 사태에 대해 생각하니 답이 없어서 갑갑증이 일어요

    2010.11.28 07:5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사상...잘 몰라요. 그저 제 생각일 뿐예요^-^= 남이 뭐란다고 곧이 들을 착한 깜냥도 없고ㅎㅎ
      에혀~고양이발바닥님 말씀을 들으니 나랏일이란 참...당분간 신경 끊고 살래요. 천안함 때는 호들갑호들갑그런호들갑이 없더니만 요즘엔 참사피해 유족들이나 피난민들을 돕자는 모금운동조차 하지 않네요. TV에서는 코미디프로가 버젓이 방영되고 있고...이젠 국민들도 지쳤나보아요. 나도 지쳐요. 이럴 땐 삼선짬뽕이 왔다인데...<내부수리중>이라 당분간 먹지도 못하고T ^T)훌쩍~

      2010.11.28 13:23
  • 파워블로그 eunbi

    아하~ 로크군요. 전 홉스...^^
    아마도 지금의 현실을 돌아보는데는 로크보다 홉스가 나을거란 생각을 잠시합니다. 대학 초입에 읽어본 로크 홉스를 다시 읽으니 다른 느낌으로 오긴 합니다만 그땐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무런 기억도 떠오르지 않는군요. 이게 세월인지...^^

    2010.11.28 11:2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읽으셨던 모양이군요^-^= 홉스가 바라던 <절대권력자>가 필요한 시기라는 말씀이네요. 절대로 부패하지 않을 절대권력이라면 전 대환영이네요ㅎㅎ
      간밤에 졸리운 눈꺼풀을 억지로 치켜뜨고서 썼던지라..곳곳에 엉망진창인 문장들이 보이네요. 에혀~다시 고치기도 귀찮고...

      2010.11.28 13:16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