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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뽑은 최고의 책
사쿠라 훈민정음

[도서] 사쿠라 훈민정음

이윤옥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일제식민 36년 동안 <우리말> 속에 침투한 일본어찌꺼기는 해방 65년을 맞이한 요즘에도 널리널리 쓰이고 있다. 말(언어)이라는 것이 <사회적 약속>인지라 억지로 쓰게 하고 싶다고 해서 널리 쓰이고, 널리 쓰지 못하게 한다고 억지로 쓰지 못하게 할 수 없기에 우리말 속에 침투한 일본말투를 하루 아침에 솎아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우리말 속에 <침투>한 일본말투는 솎아내야만 한다. 물론 이웃한 나라의 말이 사람들의 이동에 따라 서로 섞이기 마련이고, 이런 과정이 오랜 시간을 거침에 따라 자연스럽게 우리말이 이웃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또는 이웃나라의 말이 우리말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본말은 이렇게 자연스러운 과정을 통해서 우리말에 들어오게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확실히 솎아낼 <필요성>이 있는 게다.

 

  일제는 우리 나라를 침탈하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민족말살>을 꾀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리말, 우리글>을 쓰지 못하게 막아 끝내 <우리얼>마저 송두리채 빼앗아 <일본스러운 것들>로 바꾸려 하였다. 이런 못된 생각과 뜻으로 얼룩진 <일본말투>를 여지껏 뿌리 뽑지는 못할망정 되려 우리말인줄로 착각하면서 쓰고 있다. 그러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니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므로 쓰메끼리(손톱깎기)니, 소데나시(민소매)니, 와리바시(나무젓가락), 요지(이쑤시개), 다데기(양념장), 오뎅(어묵) 등과 같은 일상적인 일본말부터 서정쇄신, 땡깡, 수우미양가, 정로환, 부락, 참배 같은 말들은 정말 뿌리 뽑아야 겠다. 책을 읽지 않은 분들도 꼭 알고서 쓰지 말아야 할 이런 일본말을 좀 뜯어 보자. 그냥 쓰지말라고 하는 것보다 왜 쓰면 안 되는지 알아야 확실히 뜯어 고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먼저 <서정쇄신>이란 말은 국어사전에 '정사를 처리함에 나쁜 폐단을 없애고, 그 면목을 새롭게 함'이라고 풀이하였는데, 이는 일본이 대한제국을 대신해서 식민통치를 하던 때에 <일본인이 조선인을 새롭게 한다>는 뜻으로 조선총독이 쓰던 말이었다. 이런 말을 새해 첫 날이 되면 대통령담화라는 내용에, 심지어 교장선생님의 훈화에서도 종종 들을 수 있다는 말에 깜딱 놀라고 말았다. 더구나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참뜻도 모르고 그저 좋은 뜻으로만 알고 고개를 끄덕였으니 참으로 원통하고 분할 뿐이다.

 

  여기에 <땡깡>이란 말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우리말로는 <간진발작>이란 뜻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귀엽게 앙탈부리거나 칭얼거릴 때, 또 투정부릴 때 <간질발작 일으키지마!>라는 뜻으로 <땡깡 부리지마!>라고 흔히 쓰니 문제라는 말이다.

 

  또 <수우미양가>라는 것도 사무라이가 적의 수급을 베어온 성적(?)에 따라 많이 베어오면 '빼어남', '우수함', '양호함', '이 정도면 좋음'이란 뜻으로 쓰였단다. 이런 평가법에 우리 나라에서는 '아름다움'을 덧붙여서 아이들 성적을 평가하는 수단으로 지금까지 쓰고 있단다. 80점 이상을 받아 빼어나고 우수한 것은 이해가 가도, 겨우 70점을 받고서 아름다울 것이 무언가 말이다. 60점이면 양호하고, 50점 정도면 좋다고 평가하는 방법이 가당키나 한가?

 

  <정로환>이라는 약을 아실테다. 배탈, 설사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좋은 약인데, 일제시대 때 배앓이로 고생하는 일본군을 위해 만들어서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뒷이야기가 전해지는 약이다. 한자로 쓰면 <征露丸>이고, 뜻을 풀면 <러시아를 정벌한 알약>이다. 지금은 러시아의 항의로 이름을 <正>을 쓴 '정로환'이라 쓴다지만 어디까지나 일본의 얘기고 우리 나라에서도 <정로환>이라 불릴 까닭이 없잖은가 말이다. 더구나 요즘엔 우리 기술로 더욱 탁월한 효능을 뽐내는 알약을 만들었단다. 그런데도 이런 이웃나라에게 흉측한 이름까지 베껴올 필요가 있을까? 하루 빨리 고치자는 글쓴이의 주장에 정말 공감한다.

 

  <부락>은 과거 일본에서 최하층민이 살던 마을을 가리키는 말이란다. 마치 현재 인도에 살고 있다는 '불가촉천민'쯤 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이나 다른 마을과 전혀 왕래하지 않는 마을을 가리키는 낱말이란다. 설령 우리 역사 속에서도 그런 '천민마을'이 있었다손치더라도 굳이 남의 말을 빌려서 쓸 필요가 있을까 싶다. 더구나 좋은 뜻의 말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오늘날 <부락>이란 말은 나쁜 뜻은 사라지고 마치 추억을 가득 담은 듯 '시인'들이 아름다워야할 '시어'로 종종 쓴다고 하던데...참 씁쓸할 따름이다.

 

  <참배>라는 말은 '신사참배'의 줄임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인데, 국립묘지에서 독립운동가나 국가유공자의 넋을 기릴 때도 <참배>한다고 말하고, 민주화에 앞장선 열사에게도 <참배>한다고 종종 말한다. 더 설명하지 않아도 아실테다. 우리 국민에게 치욕스런 낱말을 오늘날 뜻을 왜곡해서 국민들을 우롱하려는 세력이 아니고서야 적절한 우리말로 반드시 순화해야 할 것이다.

 

  여기까지 아주 조금 책의 내용을 살펴보았는데, 먼저 우리말 속에 침투한 일본말들을 솎아내려는 글쓴이의 목적이 엿보이는 책이다. 그 다음 목적으로 일본말을 대신해 쓸 수 있는 우리말이 있을 경우에는 우리말을 살려 쓰고, 대신할 우리말이 없을 경우에는 새롭게 만들어서 쓰며, 새롭게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면 쓰되 적확한 뜻을 밝혀 잘못 쓰이는 일이 없게 하려는 목적이 엿보인다.

 

  물론 <외래어>도 분명 우리말임에 틀림없다. '야구글러브'는 '야구장갑'으로 바꿔서 쓸 수 있다. 그러나 '버스'나 '컴퓨터'처럼 애초에 우리에게 없던 것을 우리의 편의에 따라 들여온 것이라면 '그것'을 가리키는 말까지 들여서 쓸 수 있다. 이것게 굳어진 표현이 우리말에 녹아들면 더이상 '그것'은 <외국어>가 아니라 <외래어>인 것이다. 쉽게 말해, <외국어>는 우리말로 충분히 나타낼 수 있는데도 우리가 즐겨 쓰는 말이고, <외래어>는 우리말로 달리 나타낼 수가 없어서 우리것으로 녹여낸 말이다.

 

  그러나 앞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일본말>은 우리가 스스로 바라서 들여온 말이 아니라 우리얼을 없애고 우리 민족을 말살하려고 강제로 들여온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걸러줘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사회적 약속>이란 한둘의 노력이나 소수의 억지로 바꿀 수 없는 것이기에 현재 일상적으로 쓰이는 말을 다른 무엇으로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말은 서럽다>는 책에 보면 이런 어려움을 엿볼 수 있는 말이 있는데, 다름 아니라 <먹거리>라는 말이다. <이야기거리>, <웃음거리>와 같이 '무엇'의 재료가 될 때 쓰는 '거리'를 붙여 <먹을 것>에 '거리'를 붙여 <먹을거리>. 이를 좀더 느낌이 확 살아나게 <먹거리>라는 말로 바꿔 썼다. 그래서 한참을 잘 써먹었는데...결론만 말해서, <국립국어원>에서 딴지를 걸어 <먹거리>는 그른 표현이고, <먹을거리>만이 옳은 표현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 뒤로 <먹거리>는 물론이고 <먹을거리>라는 표현도 쓰지 않게 되어 요즘에는 <푸드>라는 말이 더 널리 쓰이는 꼴이 되고 말았다.

 

  어째 우습지 않은가? 없던 말을 우리말로 살려 잘 쓰도록 가꾸지는 못할망정 애꿎게도 딴지를 걸어 초를 친 셈이다. 우리말에 섞인 한자말(중국말)과 일본말, 그리고 미국말을 쓰지 말고 오로지 우리말만 살려서 쓰자는 얘기가 아니다. 온누리말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뜻으로 만들어졌다는 우리말을 우리가 아끼지 않고 홀대한다면 누가 아끼겠는가 말이다.

 

  이 책에 있는 말만 고치면 <끝>나는 일이 아니다. 이 책은 그저 <시작>일 뿐이다. 그리고 남탓을 할 필요도 없다. 이 책을 읽고 <공감>한다면 그저 나부터 고치고 참뜻을 살려 아름다운 우리말을 쓰면 그뿐이다. 그렇게 한사람 한사람이 쓰고 고치려하면 언젠가는...언젠가는...온누리에 우뚝 선 자랑스런 한글을 만나게 될 것이다.

 

  비록 만들어질 때부터 반기지 못하고 오랫동안 함부로 다뤄지다가 백성들이 먼저 그 편리함과 그 우수성을 깨닫고 널리 쓰려했으나, 당시 지식인들의 철저하게 외면을 받아 <학문>이나 <학술>을 하는 말로 성장하지 못하고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들의 아픈 마음과 솔직하고 무구한 생각을 담아주었던 우리말과 우리글이었다.

 

  또 그나마 나라를 빼앗기는 아픔을 겪고 나서야 정신차린 지식인들에 의해서 갈고 닦여서 반짝반짝 빛이 나기 시작한 때 일제의 군홧발에 짖밟히면서도 꿋꿋하게 이어져 오던 우리말과 글이 이제야 온누리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그 빛을 찬란히 밝힐 날을 기다릴 뿐인데, 아직도 한쪽에서는 이를 애써 외면하고 <세계화>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또다시 우리말글살이에 먹칠을 하려 하는 요즘이다.

 

  살짝 열이 받았나보다. 아무쪼록 나는 우리말글살이를 함에 있어 온누리 어디에 가서도 자랑스럽기 그지없는 그날을 꿈꿀 따름이다. '샌드위치'를 미국본토발음으로 하지 못해 미국에서 빵쪼가리 하나 먹을 수 없어서 굶었다는 되지도 않는 우스개소리를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할 따름이다. 영어몰입교육? 영어는 우리가 필요해서 배우는 외국어일 뿐이지 아름다운 우리말글살이를 해치면서까지, 엄마말(모국어)을 하기에 앞서 선행학습해야할 말글이 아니다.

 

  정규교육 12년을 배우고도 한마디도 못할 정도로 영어가 어려운 말일까? 지금도 충분히 온국민이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환경이 갖춰졌다. 그런데도 못하는 까닭은...말을 글로 배우려는 촌극(?)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영어문법시험>만 초중고등학교에서 없애버리고 그냥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본질적인 언어교육>을 하기만 하면 저절로 영어를 잘 하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엄마말>과 우리 전통과 문화부터 충분히 익힌 다음에 10살~14살 때부터 영어를 접하며 배워도 늦지 않다고 본다. 영어유치원? 내가 가르쳤던 국제초등학교 1학년은 영어와 중국어로 수업을 듣고 있는데, 영어로 부르는 노래는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고, 중국어는 그저 낱말을 말하는 수준이다. 다른 나라말 못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일까? 가장 큰 문제는 이 아이가 우리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우리글(받아쓰기)조차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에구...책과는 상관도 없는 말을 너무 길게 했지만 쓴 글이 아까워 지우지는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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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2시커피

    안 길어요, 안길어!!! 그런데 땡깡이란 말이 제일 웃기네요 어디서 땡깡이야. 라고 저도 종종 조카한테 쓰는데-_-;;; 그런데 울 올케언니 어른들이 쓰시던 일본말을 써서 그게 또 참...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중학생이상 되는 아해들이 나누는 대화를 버스같은 공간에서 듣노라면 zon, c, 등의 말이 입밖으로 나오는 말의 2/3이상인 경우를 보면(그것도 비행과도 아닌) 가장 시급한 것은 평소의 말같아요. 저도 우리 고운말을 아끼고 살리는 일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딴 것보다 더요+ㅁ+b

    2010.12.12 04:1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미투~ㅎㅎㅎ(((((((((((((((_ xx)_나두나두~한글 쓸게요

      2010.12.12 17:28
  • 미리내별

    은연 중에 우리가 사용하는 말 속에 잘못된 표현이 많더라구요. 저는 얼마 전에 우리말 필살기를 읽었는데, 제 국어실력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2010.12.12 08:5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반성하진 마세요. 우리가 뭔 죄가 있나요? 이게 다~~똑똑하다는 사람들이 게을러서 저희 같이 뒷북치는 사람들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탓이지요. 잘만 이끌면 바른길로 잘 갈 수 있잖아요. 차라리 에라이~똑똑한 사람들같으니라구...똑바로 하시라고욧!..라고 말씀해주세요^-^*

      2010.12.12 17:31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오마낫~ 너무나 놀라서 일순 벌린 입을 다물지도 못했네요.
    땡깡/앞으로 안부리겠어요.
    수우미양가/의 뿌리 깊음은 절대 쇄신이 없구서는...
    정로환/은 여동생네가 선호하는 약인데...
    부락/이 말은 저도 가끔 쓰는데...
    요지는 한자인줄 알았어요. 이쑤시개군요.
    이 책 한 권의 리뷰를 열받으셔서 써내려오신 덕을 톡톡히 봅니다. 잘 새길께요.
    이런 글은 특별추천이 있어야는데...

    2010.12.12 14:0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일찌감치 다 읽고 차분해진 다음에 썼는데도...쓰다보니 열이 슬슬 받더라고요^-^;;참아야하느니라~

      2010.12.1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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