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그 자체로 참 아름답다. 나눔을 실천하기에는 아직도 욕심이 많은 편이지만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내 것 가운데 <넘치는 것>을 덜어 주고, 내 것 가운데 <남는 것>을 나누어 주고, 그리고 이미 내 것이 된 몫 가운데 <조금쯤> 떼어내어 남을 돕는 삶이 소중하다는 것을 아주 천천히 깨달아 가는 중이다. 나는 말이다.
이 책 속에는 나눔의 세 가지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는 우리가 아주 잘 아는 방법이다. 자기가 가진 <재산>을 나누어 주는 방법 말이다. 이런 방법은 너무 쉬운 나머지 나눔을 실천하더라도 크게 감동을 받지 못하기도 하는 편이고, 아직은 남들 못지 않게 살지 못하여서 좀 더 <부자>가 된 다음에 돕겠다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다. 그러나 이 책 속에서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재산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바로 <자기가 버는 돈의 1%를 기부>하는 방법 말이다. 어느 종교단체에서는 이를 <십일조>라고도 하던가?
둘은 요즘 한참 관심을 받고 있는 <재능나눔>이다. 요즘 연예인들이 자신들의 재능(탤런트)을 살려서 공연을 하고 받은 수익금으로 나눔을 실천하기도 하는데, 굳이 이렇게 멋진 재능일 필요는 없다. 책 속에서는 매 주마다 온가족이 배운 <미용사 기술>로 이들의 손길이 필요한 마을로 가서 머리를 만져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처럼 누구나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도 얼마든지 남을 도울 수 있다.
셋은 재산이 넉넉치 못해도, 딱히 별다른 재능이 없어도 건강하기만 하다면 할 수 있는 <노동나눔>이다. 노동나눔하면 농활이나 겨울철에 불우이웃에게 연탄배달하는 모습이 상상되곤 하는데, 이 책에서는 쓰레기장으로 바뀐 마을빈터를 아름다눈 꽃밭으로 가꾼 할머니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요즘에 지정된 곳도 아닌데 쓰레기를 불법으로 투기해서 지저분해진 곳이 많은데, 이 이야기를 읽으면 좋은 방법이 떠오를 법도 하다. 얘기인 즉슨, CCTV로 감시하여 적발하겠다는 험한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예쁘고 아름다운 곳으로 가꾸면 사람들이 절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하긴 얼마전에 <1박2일>에 나왔던 '천사날개'그림에 온갖 낙서가 그려졌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이 방법도 특효처방은 되지 못하겠다 싶긴 하지만 그래도 훈훈한 감동을 전해주는 이야기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라 믿는다.
그런데 2% 모자란다. 책이 주는 감동은 <짜장(진짜)>인데, 이를 전해주는 이야기는 <짜장>이 아니기 때문일까? 차라리 <있는 그대로 그 모습>을 생생히 전해주었으면 더욱 깊은 뜻을 담을 수도 있었을 것을. 그렇지 못하고 그저 <아름다운 이야기>로 꾸미는 바람에, 아니 실화를 바탕으로 쓴 이야기이기에 순수한 그 모습 그대로를 전달해주었다면 더욱 좋았을 터인데..살짝 아쉬움이 느껴진다. 마치 곱다시한 여고생에게 스모키화장(?)을 두텁게 발라 순수한 아름다움은 사라지고 어색한 아름다움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동화> 형식으로 꾸미다보니 <나눔의 현장>을 생생히 살리기보다는 <나눔의 기쁨>을 극대화시키려다보니 살짝 어색해졌을 수도 있겠다 싶다. 사실은 [책나눔 행사]를 하다보니 실제로 책(재산)을 나누어주려는 마음은 쉽게 결정한 반면, 보내드릴 주소를 모으는 과정이라든지, 직접 보내는 작업을 하는 것이 여간 까다롭고 번거로울 수가 없었다. 생각 같아서는 행사를 하면 바로바로 책도 깔끔하게 포장해서 정확한 주소로 착착 보내드려 받으시는 분들이 "어머나~"를 연발하게 하여서 <멋진 나눔>을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실상은 바리바리 책을 싸들고서..우체국까지 직접 들고..하나하나 포장을 하고..또 일일이 주소를 적고..각각 무게를 달고..우편요금을 지불하기까지..어디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역시 <초보나눔>인 걸 팍팍 티를 내고서야 홀로 파김치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서 하나를 깨달았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카드를 긁는 것이라는 걸.>
<나눔의 기쁨>은 나누어 주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감정이다. 또 나누는 행위 자체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하고 <받는 사람의 표정>을 보고서야 비로소 느껴지는 감정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택배라는 아주 편리한 방법으로 나눔을 행한 나는 그 진정한 따뜻함을 느껴보지 못했다. 다음엔 직접 만나서 책을 나누어주는 행사를 해볼 참이다. 그 따뜻함을 느껴보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