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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도둑맞았어요

[도서] 엄마를 도둑맞았어요

최은영 글/김창희 그림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얼마전 <내 친구는 연예인>을 읽고 팬이 되어버린 최은영 글쓴이의 또 다른 책이다. 제목을 보고 도둑님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가 누군가에게 납치되었구나? 아이들은 어쩌지? 남편은...올레~를 외칠까?' 뭐, 이런 생각들을 했다. 그런데 내용은 기막힌 반전을 안겨 주었다.

  엄마가 납치 당한 것이 아니라 주인공과 대화조차 하지 않는 엄마를 빗대어서 도둑 맞았다고 표현한 것이다. 아이가 학교에서 말썽을 피워도 '돈'으로 해결하려 들고, 그로 인해 주인공은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킨다. 비 오는 날, 우산을 들고 마중 나온 다른 엄마들과 달리 집안일을 도와주시는 아줌마가 대신 나와서 창피해서 비를 맞고 엄마가 계신 직장으로 무작정 달려가서, 또또 다른 갈등을 일으키고, 비를 맞고 돌아다닌 덕분에 학교도 못가고 끙끙 앓던 날,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앞서 벌인 갈등들이 점점 심각해지지만 결말에서는 모든 것이 잘 해결되어 행복한 마무리를 한다.

  더할 나위 없이 치밀한 구성에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읽는 내내 즐겁기만 했지만, 다 읽고 나시 아쉬운 부분들이 머리를 스치운다. 이랬으면 좀 더 좋았을 텐데, 저랬으면 더 극적이었을 텐데...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분명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주는 보기 드믄 빼어난 작품인데 아쉬움이 남아 몇 자 적어 본다.

  다름 아니라, <도둑>의 등장이 너무 느닷없다는 느낌이 강해서다. 물론 <도둑>이라는 등장인물이 예고를 하고서 나오는 것도 이상하겠지만, 이 책에서 등장하는 도둑은 <도둑맞은 엄마>를 되찾아준 아주 중요한 등장인물이므로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이 <도둑>은 그냥 나쁜 도둑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도둑이 되어야만 했던> 도둑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도둑>이 <도둑이 되어 가는 과정>이 이보다 더 자세하게 드러났으면 더욱 극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이 글의 시점이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보니, 또 글이 장편이 아니라 단편에 가까운 중편이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이해하고도 남는다. 또 하나의 까닭을 든다면, <어린 읽은이>의 눈높이에 맞추다 보니 어지러운 상황 전개보다 <또래 주인공의 시선>으로 글을 풀어나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요즘 <어린 읽은이>들은 '해리 포터 시리즈'와 같은 길고 긴 호흡을 자랑하는 책들도 앉은 자리에서 뚝딱 읽어낸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도둑이 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이야기 흐름에 '개연성'을 주어 더욱 긴장되고, 더욱 공감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 아버지가 절박한 상황에 처해서 정말 어쩔 수 없이 도둑이 되어야만 했던 과정...을 넣는 것이 정말 '뱀다리'가 되는 것일까? 모르겠다. 아무튼 이 부분에서 느닷없이 등장한 도둑이 내겐 생뚱맞게만 느껴져서 몇 자 적었다. 729자 정도(" )a

  이 책을 통해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가정이 생겼으면 좋겠다. 나도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고, 동생과는 7년이란 터울이 져서 참 <대화> 없이 자라났다. 요즘에 와서 새삼 느끼는 거지만 대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심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제아로 낙인 찍힌 학생들이 대부분 <대화 없는 가정>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그렇기에 애초부터 문제학생은 없고, 어린 가슴에 사랑과 위로가 될 <대화 한 마디>가 없어서 자기 방어를 일삼다 보니 어느새 문제학생이 되었다는 이야기에 정말 크게 공감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부모님들이 많이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딴에는 <부모자격증 시험>이라도 만들어서 어린이를 제멋대로 키우는 일이 없게 만들었으면 싶을 정도로 <자녀에게 무관심하면서 '돈벌이'에만 올인하는 부모>가 많은데, 돈이 무슨 일이든 해결해준다는 생각이 얼마나 무서운 생각인지 새삼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자녀보다 돈이 좋다면 할 말 없지만, 그렇다면 그 돈으로 자녀에게 (물론 자녀와 즐거운 대화를 나눌 줄 아는)훌륭한 양부모를 점지어 주라고 권해주련다. 다시 말해, 자녀는 돈만 주면 알아서 크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다.

  아주 재밌는 책에 하릴없이 심각했나 보다. 어서 읽어보세요. 자녀와 함께 읽으시면 더욱 좋고. 맨 마지막 생뚱맞은 반전은 뽀너스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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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2시커피

    어제 TV에서 하는 무슨 예능프로그램에 보니까 만화 보느라 애들 밥 안해준다던 엄마가 생각납니다

    2011.04.12 14:1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부모 노릇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아직 해보지 않아서 뭐라 말할 수는 없는 처지지만...아이들 가르치면서 많이 느껴요. 내가 아빠라면...하고 말이죠. 고양이발바닥님이 말씀하시는 프로그램을 보면 마음이 아파요.

      2011.04.13 00:50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아이들을 대하시다 보니 사대부일체라고 부모님 같으신 입장서 정독하심이 눈에 보이십니다. 대화를 하고자해도 대화가 안되어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대화를 풀어내는 방식이 어렵고도 쉬워요.

    2011.04.12 19:3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공자 앞에서 문자를 썼군요. 죄송합니다(__)

      2011.04.13 00:52
  • 예쁜엄마

    저는 제가 도둑 맞은 엄마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2011.04.12 19:48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예쁜엄마님은 절대 그런 엄마가 될 수 없을 걸요^^

      2011.04.13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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