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종의 기원

[도서] 종의 기원

찰스 다윈 저/홍성표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누구나 알만한 책이지만 좀처럼 읽지 않는 책을 <고전>이라고 부른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이 유독 읽지 않는 책 가운데 한 권이 바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다. 2009년이 다윈 탄생 200주년이었고, 동시에 '진화론'을 널리 알린 <종의 기원>이 출간된 지 150주년 되는 해였다. 그러나 기념할 만한 해였는데도 다윈에 대한 관심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았고, 그냥 그렇게 어물쩍 넘어가고 말았다. 도대체 왜 <종의 기원>에 관심이 없는 걸까?

 

  고전 가운데 <종의 기원>이 유독 어렵기 때문일까? 사실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그닥 어려운 책은 아니다. 생물학에 조예가 그닥 깊지 않아도 충분히 읽고 이해할 만한 수준으로 쓰여진 '쉬운 책'에 속하는 편이다. 고전 가운데서 말이다. 다만 읽기에 좀 따분하다. 어떤 이는 그 까닭으로 다윈이 살던 시대에 유행했던 '빅토리아풍 만연체'로 쓰여진 때문이라고도 하였고, 또 우리 말로 제대로 뒤쳐놓은(번역한) 책이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라고도 하였다. 그래도 읽기에 느리고 길게 느껴지더라도 <종의 기원>은 유려한 문체로 쓰였다고 하니 그 때문에 읽히지 않았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종의 기원(완역본)>이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은 눈여겨 볼 일이다. 아직까지도 제대로 뒤침(번역)한 책이 없다는 점은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리고 단순히 뒤침 문제 때문에 전세계인이 널리 읽은 <종의 기원>을 유독 우리 나라에서만 등한시하였다면 정말 세계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종의 기원>을 읽지 않는 까닭으로 '웬만큼 알고 있다는 착각'을 으뜸으로 꼽아야 할 것이다. 책이 어렵더라도 널리 읽히는 고전들이 얼마나 많은가. 또 뒤침이 엉망이어도 베스트셀러가 되고, 스테디셀러가 된 책들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렇게 팔아치운(?) 뒤에야 제대로된 <완역본>이 등장하는 경우가 참 많은 것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니 어렵고 읽기도 힘든 고전책이 정말로 읽히지 않은 까닭은 굳이 읽지 않아도 그 내용을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고 '착각'하였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다윈'하면 떠오르는 것이 <진화론>일 만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 것만 봐도 그렇다. 그리고 <진화론>을 간단하게나마 설명해달라고 부탁하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것을 보아도 역시 그렇다. 아직도 <진화론>의 내용이 "원숭이가 사람으로 변신한 거예요."라고 당당하게 무식함을 드러내는 이들이 참 많은 것을 보면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앞으로 수억 년이 지나도 원숭이는 사람으로 변신하지 못한다. <진화론>을 조금이라도 배운 사람들은 "원숭이와 사람은 공통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왔어요. 먼 옛날에 원숭이도 사람도 없던 그 시절에 그 공통조상이 이 땅에 살고 있었고, 지각변동과 같은 우연한 계기로 살던 환경이 달라졌고, 그 공통조상은 각기 다른 환경에 적응하며 조금씩 '진화'하였고, 오랜 시간이 흘러 오늘날과 같이 완벽히 다른 형태로 진화하였죠."라고 답할 것이다.

 

  여기서는 어려운 내용은 모두 뺄 참이다. <종의 기원>을 하나하나 설명하다보면 어느새 또 하나의 책이 나올 판이니 말이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대충이나마 <진화론>에 대해서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술술 읽히지도 않고 첫 장을 봐도 어려울 것 같은 <종의 기원>을 거들떠도 보지 않게 되었을 거란 말이다. 그런 결과로 <진화론>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이들이 많지 않게 되었다.

 

  거기에 종교적 관점에서 비판을 받아서 읽기에 꺼려지는 책이 되고 말았다. 바로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창조론>을 이르는 것인데, 하느님에 의해서 창조된 사람이 어찌 원숭이에서 비롯되었다는 불경을 저지를 수 있느냐며 비판받기 일쑤여서 제대로 읽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어느 것이 맞는지 역시 수없이 많은 <논쟁>이 벌어졌고, 지금까지 첨예하게 벌어지고 있으니 여기서는 더는 언급하지 않을 생각이다. 정 궁금하신 분들은 각자 취향대로 골라 읽어도 좋을만큼 많은 책이 나와 있기 때문에 정말 아무 책이나 골라서 읽으셔도 무방하다. 그냥 검색창에 <다윈>과 <진화론>만 쳐도 줄잡아 200여 권이 검색될 터이니 그 가운데 한 권쯤 읽어도 대충 어떤 논쟁을 벌이고 있는지 감을 잡으실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여기서는 자세한 설명은 피한다. 다만 <진화론>이 아직까지도 비판이 끊이지 않고 논란에 종지부를 찍지 못한 까닭은 아직 <진화론>이 완벽하게 증명되지 않은 이론이기 때문이라는 점만 밝혀둔다.

 

  정리하면, 고전 가운데에 나름 쉬운 책에 속하지만, 제대로 뒤쳐지지 않아서 읽기에 지루하고, 책 내용도 대강 알고 있으며, 다른 쪽에서 거세게 비판하는데도 완벽하게 반박하지 못해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다윈의 진화론>을 다룬 책을 굳이 읽을 까닭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널리 읽히지 못하였을 것이라는 짐작을 늘어놓았다. 그렇다면 <종의 기원>은 그닥 읽을 까닭이 없는 책일까?

 

  아니다. 읽어줘야 한다. 사람이 하느님의 창조에 의해 하루 아침에 뚝딱 만들어졌다고 굳세게 믿지 않는다면 적어도 한 번쯤은 읽어줘야 한다. 그리고 <종의 기원>은 딱히 <창조론>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쓴 책이 아니다. 또 다윈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도, 신앙을 부정하지도 않았다. 다윈은 다만 자신이 손수 발견한 근거을 통해 알게된 사실을 밝혔을 뿐이다. 그리고 신의 피조물이자, 만물의 영장이랍시고 다른 동물과는 다른 우월적 존재라는 오만함을 떨쳐낸 진솔한 위인이기에 그가 쓴 역작 <종의 기원>을 읽어주어야 한다.

 

  이른바 <진화론>과 <창조론>이 벌인 논란 속에서 다윈이 <종의 기원>을 쓴 참뜻은 왜곡될 수밖에 없었다. 다윈은 <종의 기원>을 통해 생물의 기원을 밝히려 '생물종의 변이', 그렇게 변이된 생물종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생존 경쟁', 그리고 그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승리한 종이 '자연 선택'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정리하면, 생물은 세대를 거듭하며 조금씩 변한다. 그냥 아무렇게나 변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레 '먹이 경쟁'을 벌이게 되니 먹이를 더 쉽게 구할 수 있게끔 변이하고, 또 천적으로부터 잡혀먹히지 않게끔 변이한다. 또 '환경 적응'도 하여서 생존 확률을 높이게끔 변이하게 된다. 이를 아울러 '생존 경쟁'이라 일컫는 것이다. 이렇게 <자연>에서 살아남기 유리한 쪽으로 생물은 변이하였고, 그 변이로 인해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없거나, 더는 종족번식할 수 없게 되면 자연에서 도태되어 멸종하게 되는 것이고, 그 반대로 성공하면 번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아울러 '자연 선택'이라고 일컫은 것이다.

 

  그런데 다윈을 비판하는 이들은 다윈이 언급한 <자연>을 말그대로 '아무런 간섭도 영향도 받지 않은 자연상태'로 해석하지 않고, '신의 섭리에 따라 정해진 순리대로 모든 것이 선택되었다'로 멋대로 해석하여 <종의 기원>을 터무니없는 내용으로 가득한, 심지어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부정하는 불손한 책으로 낙인 찍기에 바빴다. 과학책은 과학적인 논리대로 읽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는 법이다. 훗날 <창조론>이 옳다는 결론이 설령 나더라도, 그 결론이 <종의 기원>책을 평가하는 잣대로 적절하지 않다. 한쪽은 '신학'이고, 다른 쪽은 '과학'이지 않은가 말이다. 어찌 '신학'의 잣대로 '과학'의 진위를 논할 수 있을까?

 

  어쨌든 <종의 기원>은 종교적 비판과 비난을 넘어 '과학'의 관점으로 읽어야 제대로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자연 선택>이란 참뜻을 음미해보면 참 진국이다. 수많은 동식물들이 살아가는 까닭과 존재 이유를 밝혀주는 실마리를 짐작케 하니 말이다. 단순히 신이 창조했다는 설명으로는 그렇게나 수많은 동식물이 존재할 까닭이 없지 않을까? 또 오랜 시간에 걸쳐 번성과 멸종을 겪게 되는 지도 일깨워 준다. 물론 이런 복잡한 '설계'를 일일이 과학적으로 증명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 때문에 아직까지도 <진화론>을 완벽히 증명해내지 못한 것이다. 물론 그 모든 것을 '신'에게 떠넘기면 쉽게 설명 가능하다. 그렇지만 '과학'은 그렇게 증명하지 않는 법이다.

 

  그러나 아쉽지만 <종의 기원>은 완벽하지 못하다. 그렇지만 150여년 전에 쓰여진 책임을 감안하고 읽으면 진위 논란에서 한결 벗어나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게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뒤에 다윈이 쓴 <인간의 유래>,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에 대하여>를 연이어 읽으면 다윈이 밝히고자 했던 <진화론>의 참뜻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종의 기원을 밝혀주는 가장 논리적인 설명임을 말이다. 아직까지는.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4

댓글쓰기
  • 예쁜엄마

    잘 읽었습니다. 조금 어렵네요...

    2011.12.03 18:4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eunbi

    종의 기원은 첫단추의 의미겠지요... 첫단추가 끼워져야 다음단계는 순조로이 넘어갈테니까요. 그 좋은 비유있지요.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 하리라... 그 시작에 해당되기에 의미가 있을것이고... 하도 유명하게 귀에 익다보니 누구나 그냥 줄거리는 안다고 생각하는거 아닐가요... 대중의 자기착각이 아닐까 합니다...^^

    2011.12.04 20:3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하긴 첫단추를 잘 끼워야 술술 읽히는 법이지요. 시작도 하기 전에 지레 겁을 먹을 정도로 지루한 책이긴 하지요. 아니 졸린 책인가^-^;;

      2011.12.05 00:32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