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래저래 '소녀'가 대세다. 텔레비젼만 켜도 날마다 여러 소녀들이 나와서 갸냘픈 몸짓으로 무대를 장악할 듯 춤과 노래를 부르며, 드라마 속에서는 여리디 여린 모습인데도 늘 당차게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그런 '소녀'들의 모습이 현실과 서로 사맛디 아니하니 문제다. 이를 테면, '소녀'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하여 현실 속 소녀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와 아픔을 주기도 한단 말이다.
흔히 '아이돌'이라고 불리는 우리 나라 '10대 소녀들'의 모습은 참으로 비현실적이다. 요즘 키는 165~170센티미터가 훌쩍 넘는데도 몸무게는 고작 40~45킬로그램 안팎이라고 하니, 이를 그저 '마른 몸매'라고만 볼 수 없고 심각한 '저체중 환자'로 보아도 무방하다. 또 이들의 생활 습관은 어떤가?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참 성장기를 맞이한 이들이 먹는 것이라고는 '주전부리'에 '물'이 전부라고 한다. 그런 몸상태로 과격한 춤을 춰야 하고, 살인적인 스케줄을 감당해야 한다. 거기에 얼굴 성형은 기본이라고 하고, 심하면 전신 성형에 치아교정까지 하고서도 각종 '다이어트'를 해야 한단다.
이 책은 '아이돌에 대한 문제점'을 담아놓은 책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런 내용으로 책 소개를 시작한 까닭은 이렇게 '보여지는 소녀들'을 <정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요즘 가득하기 때문이다. 아니 '저체중 환자'인 말라깽이와 굶주리고 노동(?)을 넘치게 하여서 비쩍 마른 몸매를 <정상>으로 보고 대한민국 소녀들의 '평균치'는 <비정상>으로 보는 편견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우리 '소녀들'이 병들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이런 <비정상>으로 보이는 것들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바로 잡고, 동시에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변화'를 겪으며 생기는 고민들을 속속들이 풀어주는 내용이 한가득 담겨 있다.
먼저 성장에 따른 신체적인 변화로 생기는 궁금증에 대한 풀이로 시작하여,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 때 경험하는 놀라운 변화를 다루었고, 마무리로 하루에도 열두 번도 더 바뀌는 감정굴곡과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에 대해서 풀어내어 <소녀>라면 고민이 될 법한 내용을 소상히 담아 놓았다. 이럴 때 우리 나라 글쓴이가 쓴 책이라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10대 소녀의 고민이 전세계적으로 비슷할지는 몰라도, 풀이를 해놓은 '예시'가 우리 나라 소녀들에게 익숙한 내용이 아니라면 풀이를 해놓아도 또 다른 궁금증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서양 소녀가 몸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 고민이라면 서양 소녀의 체형에 알맞게 궁금증을 풀어놓았을 텐데, 대한민국 소녀는 아무래도 다를 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렇기에 이 책과 같이 궁금증을 풀어놓은 책은 꼭 우리 나라 글쓴이가 쓴 것인지 꼭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책 소개를 하는 마당에 책에 담긴 내용을 모두 요약해서 옮겨놓으면 좋겠으나 이 책은 그럴 필요없이 모든 내용이 알차니 걱정없이 구매를 해도 상관이 없을 듯 하다. 집에 10대인 딸이 있는 집에서는 한 권쯤 비치해두는 것도 좋고, 딸이 훌쩍 자라 더는 필요가 없다면 친척이나 가까운 이에게 선물로 주어도 좋을 책이다. 그만큼 알찬 내용으로 가득하다는 이야기다.
그럼 어떤 내용이 알찰까? 요즘 '써클렌즈'가 소녀들 사이에서 대유행이란다. 까닭인즉슨, 눈동자가 크게 보이는 효과 덕분에 전체적으로 눈이 더 크고 예뻐보이기 때문이란다. 요즘 유행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블링블링'한 눈을 만들어주는 '써클렌즈'는 잘나가는 소녀들 사이에서는 필수 아이템이란 얘기다. 예뻐보이고 싶은 욕구가 어찌 어른들만이 가진 욕구일까? 싶어 고개가 끄덕여지다가도, 그런 '써클렌즈'를 친구끼리 서로 빌려주고 빌리며 이리저리 바꿔 낀다는 이야기가 들릴 지경이 되면 큰 문제가 된다.
눈동자 앞에는 아주 얇은 각막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시력'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렌즈를 꼈다뺐다를 하면서 다치기 쉽다는 사실을 잊고서 친구들끼리 불결한 화장실에서 별다른 소독도 없이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면 불순물이 끼어 각막을 손상시킬 수도 있으며, 심하면 실명에 이르기까지 한다는 뉴스가 나온지도 참 오래 되었다. 그런데도 친구끼리 '의리'를 지킨다며 빌려주었다가 실명에 이른다면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으니 어쩔 것인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관심이 필요하다. 소녀들이 비싼 '써클렌즈' 값을 감당할 수 없어 친구들끼리 푼돈을 모아 달랑 1개를 소장하게 되고, 이를 친구, 그것도 절친들끼리 서로 돌려가며 예뻐지려는 소녀들의 심리를 이해해주어야 할 것이다. 또 소녀들도 이런 '써클렌즈'의 문제점을 익히 알고서 적절히 관리를 한다면 의리도 지키고, 예쁜 눈도 보호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이쯤 되면 감 잡으셨을 것이다. 이 책에는 바로 이런 소녀들이 주의해야 할 점과 부모님들이 딸을 위해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 어떤 것들인지 소상히 일러주는 책이다. 이밖에도 가슴이 봉긋하게 올라오며 겪는 설레임과 아픔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 너무 많이 고르기도 힘든 브래지어 고르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또 갑자기 늘어난 몸무게 때문에 고민인 소녀들에게 다이어트 방법에 대한 조언과 충고도 실려 있다. 이 때 무작정 몸무게만 줄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니 무리한 식이요법이나 거식증과 폭식증에 빠지지 않도록 친절하게 설멸하였고, 대안으로 다이어트에 가장 좋고 효과적인 방법은 '규칙적인 운동'만한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너무 당연한 비법이 뭐가 대안이냐고? 그렇게 당연하고 간단한 방법을 무시하고 어렵게 다이어트하려는 어리석음을 깨우치지 못한다면 '요요현상'을 면치 못할 거라고 일침을 놓기도 하였다.
그리고 10~12세가 되면 겪게 되는 '2차 성징', 즉 사춘기가 찾아온 소녀들이 겪는 고민인 '생리'와 '성조숙증'에 대해 이야기한다. 초경을 맞이한 소녀들은 어른이 되었다는 반가움보다는 걱정이 앞설 것이다. 생리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던 소녀는 자신이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두려움에 휩싸일 것이고, 그 반대라고 하더라도 엄마나 언니들이 생리 때만 되면 하는 행동들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에 빠져 적절한 대응을 스스로 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가장 먼저 '생리대'를 고르는 방법조차 알지 못해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게 되지 않은가 말이다. 또 부끄러운 일인지라 속시원히 궁금증을 해결하기도 힘들고, 비전문가들의 '카더라 통신'만 난무한 상황에서 남과 다른 자신만의 특징 때문에 한없이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를 테면, 성조숙증에 관해서는 내 가슴은 아직 어린이처럼 작은데, 친구는 어른처럼 탱탱~(?)한 것을 보고서 남몰래 고민에 빠질 수도 있지 않은가. 이럴 때 '카더라 통신'에 휩쓸려 소중한 몸을 함부로 다루거나 소홀히 대한다면...큰일 날 게다. '2차 성징'은 개인차가 정말 크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자신을 발견하였을 땐 절대 비전문가의 의견에 휩쓸리지 말고, 부모님이나 의사와 같은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한 상식이다.
이러다가 이 책에 담긴 내용을 전부 옮겨 놓겠다. 이쯤으로 마무리하고, 이 책의 전체적인 요약을 한다면, 소녀들이여, 첫째, 건강하고 예뻐지고 싶다면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굉장히 단순하지만 늘 기본과 기초가 가장 중요한 법이다. 간단하다고 무시하지 말고 새겨 들을 것. 둘째, 내 몸은 소중하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고 있을 테니, 제발 지금 내 모습을 해쳐도 좋다느니, 나를 재촉하면 할수록 좋다는 마음은 갖지 말자. 그렇게 재촉하지 않아도 해치려고 하지 않아도 나빠지는 건강이니 말이다. 물론 아이유는 대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궁금증이나 고민이 생기면 부모님이나 전문가에게 상담하길 주저하지 말지어다.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이 혼자 끙끙 앓는 것이다. 특히나 '변화'가 심한 시기인 소녀들은 부끄럽다고 고민과 궁금증을 쌓아놓으면 나중에 큰일이 날 수도 있으니 절대로 금물!
이런 뜻에서 이 책은 소녀들에게 권해주기보다 엄마나 특히, 아빠가 먼저 읽으면 좋을 것이다. 소녀들이 혼자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누구에게 도움을 청하겠는가? 당연히 부모님일 것이다. 그때 이 책에 담긴 정보들이 정말 알차게 쓰일 테다. 그러니 엄마아빠가 먼저 읽으시고 딸에게 권해주시면 아주 좋을 책이다. 그리고 가르치미(선생님)들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특히 남가르치미에게 권해서 민감한 시기를 겪는 소녀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으며, 소녀들의 고민과 궁금증을 미리 알고서 대처해주는 센스를 갖추면 좋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을 쓰는 나도 그런 처지다^-^=냐아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