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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덫 걷어차기

[도서] 빈곤의 덫 걷어차기

딘 칼런,제이콥 아펠 공저/신현규 역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누누이 얘기하지만 난 경제를 잘 모른다. 특히 경제학자들이 떠드는 '경제이야기'는 도통 알다가도 모르겠다. 들을 땐 그 누구라도 귀가 솔깃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저렇게 하면 반드시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솔깃하기 그지 없다. 그런데 어디까지는 '경제이론'일 뿐, 그대로 따라해서 톡톡히 경제를 살려내었다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본 적은 없다. 아직까지는.

 

  그건 그렇고, 전세계 사람들이 힘을 모아 빈곤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구제하고자 엄청난 액수의 기부금을 내는 데도 도무지 빈곤에서 벗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알다다고 모를 일이지만, 생각해보면 짐작되는 점이 있긴 하다. 해마다 물난리를 맞아 수재민들에게 보내지는 구호품을 보면 가장 많은 것이 '라면'과 '생수'란다. 그런데 라면봉지에 물만 부어서 먹을 수는 없는 법이다. 냄비도 있어야 하고, 쓸 수 없는 가재도구를 대신해서 냄비를 끓일 수 있는 조리기구가 필요한 법이다. 그래서 재해를 맞은 이들이 먹을 것을 눈 앞에 두고서도 손가락만 빠는 일이 종종 일어난단다.

 

  이런 실수가 의외로 빈번하다는 것을 눈여겨 본 <행동경제학자>들이 있는 모양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들이 '기존 방법'을 고수하는 기부만으로는 빈곤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진단하는 내용으로 가득 담겼으니 말이다. 간단히 예를 들면, 단지 돈을 기부하여서 그 돈으로 필요한 물품을 조달하도록 하는 방법보다는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서 굶주리는 사람들이 많으면 먹거리가 얼마나 필요한지, 또 병치레로 고통을 겪고 있다면 의료전문가와 치루는 질병을 정확히 알아내 꼭 필요한 의약품을 지원함과 동시에 깨끗한 물이 부족하다면 마실 물과 우물과 수도를 놓을 수 있는 인력과 자재를 지원해주고, 난민들이 늘어나 마땅히 숙소로 정할 곳이 태부족하다면 그에 적절한 물품을 딱 맞추어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렇게 빈곤이라는 것이 단 하나의 양상으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변수와 경우의 수를 모두 따져서 그에 적절한 기부 방법이 존재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경제 전문가가 아닌 일반 기부자가 이렇게 꼼꼼히 따져가며 기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일반 기부자는 편하고 쉽게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그렇게 모인 기부액을 가장 유용하고 적절하게 계획을 짤 수 있는 전문가가 꾸려져야 하는 법이다.

 

  그러나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런 기부행위와 기부계획만으로 해결될 리 만무하다. 더 중요한 것은 빈곤국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 도움을 받고서 당장 굶주림을 면하고, 목숨을 구할 수는 있어도 앞으로 살 길이 막막하다면 제대로 도와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흔히 '거지에게 물고기를 주면 하루를 배불리 지낼 수 있겠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면 평생을 배부르게 지낼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이것이 무엇을 알려줄까? 바로 당장 굶주림을 면하고, 목숨을 건진 이들에게 앞으로 살아갈 길을 열어주는 방법을 일러주어야 한다는 이야기일 게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처럼 모인 기부액으로 빈곤국가에 교육문제를 해결해주고,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용도로도 쓰여야 할 게다.

 

  허나 이 방법도 만만찮은 벽이 존재한다. 교육이나 일자리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벽을 넘어서야 한다. 기부하는 단체가 타국을 도와주려 하려 할 때 이러쿵저러쿵 하다가는 자칫 외교문제로 불거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런 도움을 주는 단체는 대개 국적을 띠지 않은 NGO와 같은 단체들이 돕고 있으나 이들의 활동도 그리 자유로운 편은 아니라고 한다. 이런 또 삼천포로 빠진다. 이 책에는 없는 내용인데 말이다.

 

  이 책에는 지긋지긋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들이 가득 적혀 있다. 여기에는 무이자로 소액을 빌려주어서 극복하는 방법에서 기부자들이 어떻게 하면 더 쉽고 편하게, 그리고 아주 많은 기부금을 낼 수 있게 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다. 이 가운데는 우리 현실에 적용하기 딱 좋은 방법도 있는 반면, 우리 현실과는 거리가 먼 방법까지 아주 자세하게 나열되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이젠 기부도 실현가능한 방법으로 구체적인 목적과 계획을 미리 세운 곳에 해야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기부하는 장면은 쉽게 찾아볼 수 있어도, 그렇게 모인 기부액이 어디에 어떻게 얼만큼 쓰였는지는 참으로 찾아보기 힘드니 말이다. 이렇게 주먹구구식 기부를 언제까지 해야 할까? 모금액이 얼마나 모이면 어디에 어떻게 얼만큼 구체적으로 쓰인다는 이야기를 자주 볼 수 있는 곳에 기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투명성도 높일 수 있고...

 

  그래도 두고 볼 일이라는 느낌이 앞서는 것은 왜 일까? '가난은 나랏님도 못 고친다'는 말처럼 참으로 고치기 힘든 것이 '빈곤에 대처하는 자세'가 아닐까 싶어서 말이다. 요즘은 부지런하지 못하고 게으르기만 하다고 빈곤층이 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사회구조적인 문제도 한몫 하는 마당에 속편하게 이 책에 나열된 희망찬 방법들이 마냥 긍정적으로 보이지만은 않았다. 물론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빈곤을 극복하는 방법도 제시되어 있다. 그런데 대개 이런 방법이 <미국>에 한해서 가능한 방법은 아닌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아무래도 경제적 문외한인 내탓인가 보다. 아~당분간 경제책은 거들떠도 보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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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쁜엄마

    참 경제는 어렵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에게도 경제에 대해서 읽을 수 있도록 해야지 하는 생각이 더 듭니다.

    2011.12.31 18:09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읽어도 잘 모르겠던데요. 전(")a

      2012.01.01 01:11
  • 파랑새증후군

    다른 나라에 좋게든 나쁘게든 간섭하려면 역시 힘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012.02.09 20:4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공감해요. 이래저래 약자들이 설 곳이 점점 사라지고 마는 무한경쟁체제가 점점 두려워지네요. 한편으로 서글퍼지기도 하고요. 가진 것이 없으면 찍~소리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마는 것이요(")

      2012.02.09 21:38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