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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야 우리 <국어>가 제자리를 찾아 나랏말로 거듭난지 100년 남짓 되었습니다. 물론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으로 세종대왕이 만들어내신지는 더 오래 되었지만, 제대로 된 문자로 대접받지 못하고 <언문>으로 푸대접을 받던 것이 나라를 잃어버린 지경에 처해서야 겨우 대접받기 시작한 때부터 헤아린 덕분이지요. 이처럼 우리 <국어>는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문자이며, 이런 문자를 사용하는 우리를 세계 여러 나가 언어학자들이 '문자학적 사치'를 누리고 있다고 극찬 하고 있지만, 그 사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이처럼 <국어>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크게 두 가지만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하나는 <국력>이란 힘의 논리로 <국어>를 바라보는 관점 때문에 오랜 세월 '한자어'에 밀렸고, 이제 '영어'에 밀려 그만큼 소외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영어>적 표현은 이 책에서 언급하지 않았기에 차치하겠습니다.

 

 이 책에서도 <감사하다/고맙다>나 <마음먹다/결심하다>에서 '우리말'보다 '한자어'가 더 격식을 차리고 품격 높은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풀이해 놓았습니다. 물론 현재 많은 이들이 어감상 그렇게 사용하고 있지만, 그것이 과연 처음부터 그런 뜻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통일신라'이후 관제나 법제, 심지어 '왕'이란 호칭까지 '우리식 표현(이사금, 마립간)'보다는 '중국식 표현(왕)'에 따르고 더 대우를 하다보니 그랬을 것입니다. 이 책은 이런 면을 도외시하여 논외로 보고 있어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애매모호>한 표현 때문입니다. 정작 '애매하다'와 '모호하다'의 구분도 우리는 쉽게 구분하지 못하고 두루뭉술하게 쓰고 있습니다. 굳이 구분하자면, '애매하다'는 '이것과 저것을 구분하기 힘들게 비슷할 때' 사용하는 말이고, '모호하다'는 '이것과 저것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을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이는 달리 표현하자면, '애써 똑부러진' 것 보다 '두루뭉술한' 것을 선호하는 우리 민족적 성향에 근거하는 것이라 마냥 매도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허나 <언어규칙> 등 '똑부러진' 면이 필요할 때에도 '똑부러지'지 못하면 문제가 될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엉덩이/궁둥이>와 <밑/아래>의 경우가 위와 같은 경우라 하겠습니다. '엉덩이'와 '궁둥이'의 경우엔 '엉덩이>궁둥이'격인 표현이므로 엉덩이는 궁둥이보다 큰 범위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애매하게 활용되고 있더군요. 이를 테면 주사를 놓을 때는 '엉덩이'에 놓는 것이고, 몽둥이로 때릴 때는 '궁둥이'를 때리는 것이 맞는 표현이라 하였습니다. 맞는 표현인가요? 절대로 틀릴 수는 없나요? 이렇게 우리는 '애매'한 표현을 하고, 엉덩이와 궁둥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코 밑'과 '코 아래'는 '코' 혹은 '코에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가요? 과연 인중은 '코 밑'인가요, '코 아래'인가요? 둘 다 맞다면 이런 것으로 우리는 헷갈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이렇게 적확하게 구분하여 쓰고 있나요? 지금 우리가 이 따위 '맞다', '틀리다', '옳다', '그르다', '그렇다', '아니다' 논쟁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전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 책이 읽힐 가치가 있는 것이고,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똑부러지게 가르쳐야 한다고 봅니다. 그 활용자료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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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란흙

    논술세대이면 좋으셨을 법한 날카로움이 있으십니다.^^ 더 깊이 파헤치면 뭔가 보이겠지요? 정성어린 리뷰 잘 읽었습니다.

    2007.01.06 19:1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그런가요^^; <논술교사>가 받을 칭찬 중에 가장 좋은 찬사군요. 감사합니다^^*

    2007.01.06 21:04 댓글쓰기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