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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는 바꿔야 할 거짓말

[도서] 21세기에는 바꿔야 할 거짓말

정혜신,김동광,한홍구 등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한참 책을 읽다가 문득 글자가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읽을 때 크게 불편함을 주는 건 아니었기에 그냥 넘어가려 했지만, 책 속에 "사소한 것에도 ''왜''라는 질문을 던져라."라고 말하고 있기에 스스로 던져 보았다. 평소 귀가 얇은 편이기 때문에 하라고 한 건 잘 따라하는 편이다. 그래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였다. 책을 제본하면서 잘못 재단했을 가능성, 일부러 멋드러진 편집을 하려는 시도 등등...마침내 내린 결론은, 책의 글자가 오른쪽으로 치우쳐 인쇄가 된 이유는 "이 책을 편집한 사람이 골수 극우주의자는 아닐지라도 정치적으로 우파 경향의 사람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라는 생각을 하였다. 내 딴에는 참으로 그럴듯한 결론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보를 외치는 <한겨레>에서 이런 사람에게 책의 편집을 맡기다니 <한겨레>가 이런 부분에서 소홀했다는 원망에 이르렀다. 내심 혀를 차며 다시 차분히 책을 읽어내려가고 있는데...진상은 다른 곳에서 찾게 되었다. 그 때의 황당함, 그리고 거짓 결론을 내려놓고 스스로 안심하던 내 모습에서 이 책의 주제인 우리 시대의 <거짓말>을 몸소 겪을 수 있었다. 오른쪽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편집의 ''오른쪽 치우침'' 현상 이유는 다름 아닌 [발언자]의 이름이 차지하는 공간이었을 뿐이었다. 이 책은 강연 내용을 청자가 아닌 독자에게 읽히기 위한 책이고, 어느 발언자가 어떤 내용을 이야기 했는지 전달할 목적이기 때문에 발언 내용이 오른쪽으로 치우친 것은 적절한 편집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극우주의자의 소행으로 난 오해했으니, 오해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 책에서도 언급한 부분이지만, "모든 사람은 나름 나르시즘에 빠져있고, 자신을 항상 가운데에 놓는다."더니만 그 말이 딱 맞아 떨어졌다. 더구나 스스로도 "좌파적이니, 진보적이니" 운운 하면서 수구골통들을 욕하곤 했는데, 이런 내가 이런 엉뚱한 결론을 내릴 줄이야. 상상도 못한 경험을 하였다. 이처럼 이 책은 <거짓말>로 대변되는 ''이 시대의 잘못된 선입관을 깨트릴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르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무엇하나 진실은 없다. 한 때 진실이었던 것들이 속속 거짓으로 판명되는 순간이 온다. 그렇다고 모두 거짓말이라는 것도 아니다. 단지 ''진실'' 혹은 ''거짓'', 이분법적으로 판명하려는 자세가 문제다.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누구의 말을 ''힘'' 때문에, ''권위'' 때문에, 그리고 ''당연''하기 때문에 믿는 것 자체가 <거짓말>을 양산하는 것이다. 의심하라. 그리고 답을 내놓아라. 틀린 답을 내놓아도 좋다. 그건 단지 혼자 생각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사소한 문제이다. 여러 사람이 여러 답을 내놓으면, 내놓은 답들이 일렬로 나열되고, 그 중에 분명 ''가운데''를 취한 답이 나온다. 정작 큰 문제는 답을 내놓기를 두려워 하는 것이다. 자신의 의견을 용감하게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용기가 없기 때문에 어느 누구의 말에 우르르 몰려다니는 <거짓말>이 계속 양산 된다. 나름대로 이 책을 읽고 주제를 뽑긴 했지만, 이 책은 뭉뚱그려서 단 한마디로 소개하기 힘든 책이다. 공통 주제로 <거짓말>이라는 화두를 내놓았을 뿐, 9명의 전문가가 8개의 각기 다른 소주제로 <거짓말>에 대해서 말하기 때문이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각각의 소주제만으로도 충분히 책 한 권을 내놓을 정도의 질을 갖추고 있다. 이 <거짓말>도 직접 읽어보고 거짓말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길 바란다^^* 이 책을 읽었다는 건 참 즐거운 경험이었다. 한겨레에서 이런 행사를 치르고 있는 것도 이번 계기를 통해 알게 되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참석하고 싶다. 물론 참석하지 않아도 이런 책이 매년 한 권씩 나오기에 참석하지 못할 거라는 걱정은 없다. 개인적으론 읽는 것에 더 심취하는 편이니까. 더구나 책은 두고두고 곱씹어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 현장에서 벌어지는 강연자와 청중간의 호흡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편하게 읽히는 책이기도 하다. 담론의 즐거움을 아시는 분들께 또는 관심있는 분들께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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