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하면 떠오르는 것이 뭐냐 하면, <전쟁>이다. 대표적으로 '십자군 전쟁'이 일어난 무대이기도 하고, 그 이전에 로마군단이 짓밟아 유대인들을 '디아스포라'하게 한 곳이며, '중동 전쟁'이라고 일컫는 이스라엘과 아랍연합이 싸우던 곳이면서, 지금은 오래전부터 그 땅에서 살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쫓아내기 위해 이스라엘군이 늘상 총부리를 치켜들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테러>가 벌어지는 곳이며, <불법점거>를 한 사람들을 몰아내기 위해 애쓰는 곳이라고도 한단다. 허나 '누가' '누구에게' 테러를 벌이고, 불법점거를 했단 말인가? 예로부터 '힘 없는 백성들'이 살다가 지쳐서 결국 되는 것이 '산적'이고, '도적'이고, 그리고 '해적'이었다. 물론 그들이 벌이는 짓거리는 끔찍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지만, 도대체 '누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밝혀내야 할 것이다.
<생계형 범죄>라는 말이 있다. 경제적 능력이 열악하여 먹고 살기 힘들어서 나쁜 행동인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저지르는 범죄를 일컫는 말이다. 그들을 어찌 처벌해야 할까? 정의의 여신은 한 손엔 저울을 들고, 다른 한 손엔 칼을 들고 있으나, 누구에게나 공평무사한 판결을 내려야하기 때문에 두 눈은 가리고 있다고 한다.(우리 나라는 버젓이 눈을 뜨고 있어서 불공평한 판결이 많다는 우스개소리도 있지만) 그러므로 10억을 훔치거나 10원을 훔쳐도 나쁜 짓임에는 틀림없으므로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고 해야 <정의>일 것이다. 허나 그들이 <생계형 범죄>를 벌일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적 모순'을 간과한 채 무작정 단죄만을 일삼는다면 큰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삼척동자도 알만한 상식이다. 요즘에는 특히 말이다.
헌데 이런 상식이 <예루살렘>에서는 통하지 않는 모양이다. 팔레스타인 소년이 항의의 표시로 돌을 던지면 이스라엘군은 총을 퍼붓는단다. 그것도 모자라 한밤중에 가택수색을 하고, 심지어 탱크로 멀쩡한 집에 구멍을 내놓고도 '자국 국민의 안전을 위한 정당한 활동'이라고 선전하기 일쑤란다. 물론 짱돌 하나로도 덩치 큰 골리앗을 쓰러뜨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니 엄연히 '살상무기'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팔레스타인 소년이 던진 돌멩이 하나에 이스라엘 시민이 무고하게 다칠 수도 있겠다고 우려는 할 수 있다. 허나 그 보복으로 이루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이 너무나도 상식밖의 일이라서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할 뿐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팔레스타인 소년은 왜 짱돌을 던졌을까? 그 의문을 풀어야 문제를 근본부터 해결하여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테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테지만,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이스라엘 군대에 의해 아버지나 어머니, 형제자매나 사촌지간인 친척들이 무고하게 희생당했을 때이다. 소년의 아버지가 하루 아침에 난데없는 포탄세례로 돌아가시거나, 시도 때도 없이 이루어지는 검시검문 때 끌려가서 특별한 이유도, 해명도 없이 돌아오지 못할 때 짱돌을 던질 수 있다. 또 요즘엔 '방호벽'이라는 것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거주하는 지역을 '분리'하고 있는데, 이스라엘이 제멋대로 분리해놓았기 때문에 잘 다니던 학교를 갈 때나, 잘 다니던 직장에 출근할 때도, 심지어 내 집과 내 땅 한가운데에 '분리장벽'을 세워놓아 내 땅을 다닐 때에도 빙 돌아가야하거나 이스라엘 군의 허가와 감시를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면 짱돌쯤 던지는 일은 일도 아닐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스라엘 측에서는 다른 견해를 내세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네 차례의 전쟁을 통해 너무나도 많은 희생을 치뤘다는 것이다. 또 팔레스타인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는 지역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폭탄테러와 자살테러로 인해 이스라엘 사람들은 한시도 편하게 살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런 과격한 테러리스트로부터 이스라엘 사람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려면 그만한 '수고'를 감수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애초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나 아랍권 사람들이 '테러'만 저지르지 않는다면 그런 불상사는 다시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한다.
헌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네 차례의 전쟁 뒤에 평화를 갈구하는 쪽은 고향땅을 잃어버린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아랍(무슬림)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스라엘의 강경정책에 불만을 품고 있으며 될 수 있으면 이스라엘과는 상대조차 하고 싶지 않고 싶어한다. 그런 상황인데도 유대인들은 '정착촌'이라는 미명 아래 팔레스타인과 무슬림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자신들의 터전을 만들어놓기 일쑤다. 이런 마을은 당연히 국제법상 '불법'이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일부 과격하고 진취적(?)인 유대인들이 만들어놓은 불법 건축물들을 스스로 철거하고 이웃 나라 사람들과 불필요한 '분쟁'을 만들 요소를 없애야 할 것인데, 오히려 그들을 옹호할 뿐만 아니라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란다. 그렇게 불법을 자행하고도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국제사회에 당당히 얘기하는 뻔뻔스러움은 어디에서 근거한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난 <종교>라는 것에 꽤나 독실한 편이다. 비록 내 스스로 독실한 신앙을 갖추지는 못했으나 그 어떤 종교를 망론하고 <종교인>으로 종사하는 분들을 매우 존경하는 편이다. 왜냐면 모든 종교는 사랑을 가르치고 실천하라고 하며 하릴없이 다투고 시기하는 짓을 멈추라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왼쪽 뺨을 맞거든 오른쪽 뺨을 내밀어라..라고 말씀하는 것은 비단 예수님만의 목소리는 아닐 것이다.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 이에게 우발적인 폭행을 가했을 지라도 <사람의 도리>를 안다면 두 번 다시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모든 종교가 한결같이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종교>의 이름으로 자신들은 '선택받은 민족'이니 다른 민족은 어떤 일을 당하든 나몰라라 하는 유대인들의 몰염치함에는 분노가 치밀어오를 뿐이다. 그리고 절대 해서는 안 될 생각이겠지만, 유대인들이 로마황제에게 미움을 받고, 히틀러에게 희생을 당한 것도 어쩌 보면 자기네만이 선택받았다는 <배타성>이 이웃과 화합하기는커녕 불화만을 길러온 것이 아닐런지...의심이 들 뿐이다. 시쳇말로 쎔통이란 말이다.
난 개인적으로 유대인을 만난 적도 없고, 유대교를 신봉하는 사람을 본 적도 없다. 그래서 유대인에 대해서 애꿎게 미워할 것도 없다. 허나 유대인에 관련된 책은 참 많이 보았기에 그네들이 얼마나 위기에 처했었고, 슬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또 우리도 그 비슷한 차별과 멸시를 받은 적이 있었기에 그 아픔을 누구보다 더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세계에 우뚝 서서 온 인류를 위한 훌륭한 업적을 남긴 분들이 참 많은 것이 한편으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들이 세운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너무나도 몰염치한 행태를 일삼기에 절대 예뻐 보이지가 않는다. 아니 좀 심하게 말하면, 온 인류를 위해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이 세상에 <깡패 국가>가 있다면, 그 가운데 <이스라엘>이 으뜸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을 정도다. 자신들이 당한 일이 아무리 끔찍했기로서니 그것보다 더 심한 짓은 다른 나라에게 일삼는 나라나 종교라면 이 땅에서 사라져야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테러리스트>들이 저지르는 끔찍함은 어떻게 보냐고? 물론 같이 사라져야 할 목록이다. 허나 자신의 소중한 목숨을 바쳐가며 저지르는 테러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슬픈 사정이 먼저 떠올라 마냥 미워만 보이지 않는다. 얼마나 궁지에 몰렸으면, 얼마나 살기 힘들었으면 자기 목숨을 내놓고서 '항의'를 하느냔 말이다.
우리도 일제시대에 안중근, 이봉창, 윤봉길 등과 같은 분들이 그러지 않았는가 말이다. 하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빼앗는 유대인들도 그런 마음으로 행동하겠지만, '없는분'이 저지르는 잘못과 '있는놈'이 저지를 범죄가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 어린 미혼모가 굶주린 아가를 위해 분유를 훔치다 잡혔을 때와 정여사가 백화점에서 산 명품백에 '브라우니'에게 먹일 개껌을 훔칠 때가 같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