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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백 만 가지

[도서] 이유는 백 만 가지

최은영 글/김은경 그림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주인공 아이는 무슨 일이든지 '남탓'을 한다. 엄마가 잘못된 버릇을 고치고자 꾸중을 할라치면 잽싸게 '엄마탓이야'라고 말하며 자신의 잘못을 감추려고 한다. 까닭은 보나마나 덜 혼나기 위해서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 더 혼날 것이 두려워서 서둘러 제 실수조차 '엄마탓'으로 돌려서 덜 혼나거나 혼나지 않을 핑계거리를 댄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날도 늦잠을 잔 덕분에 지각을 하고서도 '왜 지각을 했냐'는 물음에 '엄마가 늦게 깨워줘서 늦었노라'고 당당히 말한다. 그래야 선생님께 꾸중도 덜 듣고, 훈계도 짧게 끝나기 때문이다. 늘 이런 식이니 친구들에게도 늘 핀잔을 듣기 일쑤고, 더 싫은 소리를 들은 적도 많다. 그럴 때마다 친구들이 잘잘못을 가리자며 말씨름을 걸어도 결코 물러서는 법이 없이 당당하게 온갖 핑계를 대서 결국은 '친구탓'으로 만들어버리곤 한다.

 

  이런 성격인데도 절친이 있다. 심지어 그 친구가 곤란하고 부끄러운 일을 겪었을 때 도와준 적이 있을 정도다. 물론 단 한 번뿐이었지만 말이다. 그런데도 그 친구는 주인공을 대신해서 청소를 도맡는 등 천사표 친구 역할에 꼭 맞게 행동한다. 주인공 아이는 그 친구마저도 제 이익을 위해서 부려먹기 일쑤인데 말이다.

 

  그러다 주인공 아이는 자신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절친이었던 친구가 험상궂은 아저씨에게 납치되는 일이 발생한다. 주인공 아이는 비로소 자신의 잘못 '때문에' 친구에게 나쁜 일이 생겼다며 다시는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남탓'을 하거나 핑계를 대지 않겠노라고 다짐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누구 때문에~'라는 핑계를 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이 다름 아니라 현직 대통령이고, 정치경제사회에서 높으신 자리를 차지한 분들도 그런다는 사실이 새삼스럽지 않다는 것이 참으로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그런 분들도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어릴 적부터 핑계만 대던 것이 아니었을까? 그러고 나서 자신들은 성공했노라고 떳떳하게 자랑을 늘어놓을 수는 없을 텐데 말이다.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남 핑계를 대는 행동은 아주 비겁할 뿐이다. 그 순간의 쪽팔림을 면할 수 있고, 당장은 이득을 얻은 듯 할지라도 비겁한 행동을 한 결과는 언제고 다시 자신에게 되돌아와서 더 큰 쪽팔림과 더 큰 손해를 당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난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핑계만 늘어놓은 아이들을 볼 때면 '비겁한 행동은 삼가라'고 따끔하게 훈계한다. 물론 직설적으로 훈계를 한다고 해서 핑계를 대는 아이들이 순순히 인정할 리는 없다. 그러므로 마치 다른 아이의 이야기를 하듯 '핑계를 댄 아이는 끝내 큰 망신을 당한다'는 우화와 비슷한 이야기를 즉석에서 지어내 들려주곤 한다. 아이들도 부끄러움을 느낄 줄 알기 때문에 제3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도 자신의 행동처럼 느껴져서 고치려고 노력하곤 한다. 그리고 몇 년 뒤에는 몰라보게 멋진 아이가 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데도 뻔뻔스레 '남탓'만 하는 정치인들은 도대체 언제쯤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고 '핑계'만 대는 나쁜 버릇을 고칠 수 있을까? 정말 한심하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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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eunbi

    이유는 백만가지? 입꼬리가 귀에 걸립니다... 우리네 사는 세상의 변명이 다 그렇지요...^^*

    2012.09.04 22:4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일상사죠^^ 그래도 비겁한 행동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때면 심히 부끄럽답니다. 특히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더욱더 염치있어야지요. 이 책 읽으며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이 떠올랐답니다.

      2012.09.08 07:15
  • 스타블로거 슈퍼작살

    아...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 늘 비판의 촉수를 바깥으로만 강하게 뻗치고 있어서리... 쿨럭...

    2012.09.05 16:28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저도 그랬답니다. 제 뒤통수 간지러운 줄도 모르고 말이죠^^

      2012.09.08 07:15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