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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우화

[도서] 식물우화

장성 저/장가영 그림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유명한 이솝우화나 라 퐁텐우화 속에선 동물들이 의인화되어 들려주는 이야기가 많지만 간혹 동물이 아닌 사물이 주인공으로 나온 우화도 종종 나온다. 그러니 이 책이 '식물'을 주인공으로 삼았다고 해서 그닥 어색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동물우화들이 식상해진만큼 식물들이 전해주는 힐링이야기들이 산뜻하니 참 좋았다.

 

  허나 무엇보다 우화의 참맛은 짧은 글귀에서 얻게 되는 긴 여운이 아닐까. 지식과 지혜는 완전 다르다는 유명인사의 격언도 새삼스럽게 다가오고 말이다. 무엇이 다르냐고? 지식은 단지 머리에 생각을 채우는 것이지만 지혜는 몸으로 직접 겪은 경험을 익히는 것이란다. 우리가 우화를 읽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동물이 동적인 이미지라면 식물은 정적인 이미지다. 그런 식물들이 전해주는 힐링이야기는 고요하고 잔잔할 것 같지만 딱히 그렇지 않다. 거센 바람에 불어 갈대나 억새가 흔들흔들 요리조리 피하며 '처세술'에 능한 인물을 표현했다면, 우직하고 꼿꼿하기만 한 참나무와 소나무는 뿌리 채 뽑히기도 하고 소중한 가지가 꺾여 잘려나가는 아픔을 겪지만, 그것이 차라리 굽신거리는 것보다 낫다는 우직함도 보여주어서 그저 말랑말랑한 우화가 아니라 촌철살인의 냉철함도 엿볼 수 있는 우화였다. 어찌보면 꼿꼿한 선비정신을 보여주는 토속우화랄까? 한국전통의 미(?)가 엿보이는 우화였다.

 

  여담이지만, 시집이나 우화집을 읽을 때 늘 불만이었던 것이 하나 있다. 참 감동적이고 주옥 같은 글귀에 감탄하는 것은 수많은 작품 가운데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고, 뒷배경마냥 덩그러니 놓여 있어도 좋을 그런 허섭(?)한 글귀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느낌이 셌다. 그러하기에 돈 주고 사서 읽는 건 상상하기도 힘들기만 했다.

 

  헌데 생각해보면 비슷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음반 앨범'을 살 때다. 보통 한 가수의 앨범에 담긴 전곡이 몽땅 듣기에 좋은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음반 하나에 10곡에서 15곡이나 담겼었는데, 그 가운데 들어줄만 한 곡은 1~2곡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그래도 그 노래가 너무 듣고 싶고, 또 듣고 싶어서 나머지 곡은 낭비(?)라는 느낌이 들더라도 손수 사서 들었다. 이렇게 비교하면 시집이나 우화집 속에서도 나름 건질만 한 것이 꼴랑 1~2개라고 하더라도 충분히 살 가치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또 시간과 세월이 흘러 다시 꺼내 듣고보면 예전에 좋아했던 곡보다는 다른 곡에서 더 깊은 감흥을 느끼는 경험도 곧잘 한다. 우화집도 마찬가지 아닐까. 짤막한 이야기 속에 담긴 교훈이 자신이 살아온 경험과 현재 처지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니 말이다. 예전에는 그저 밋밋하기만 했던 뒷배경스런 우화라도 텀을 두어 읽어보면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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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라바트

    식물들은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식물우화라는 말에 의아+솔깃한 맘이 송송..숲에 가서 나무들 사이의 바람소리를 듣고싶지만...너무 춥습니다. 춥지만 평안하고 따듯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2012.12.25 14:08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異之我...또 다른 나

      답글이 많이 늦었네요^^ 요즘 개인사정상 블로그를 자주 이용하지 못한답니다. 괴발개발님 즐거운크리스마스 보내셨을 거라고 믿고 새해 인사 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3.01.08 00:09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제가 무지 오랜만에 방을 들어왔어요.
    이 책을 같이 읽으셨군요. 선물할 일이 있어서 클릭하려구요.
    이 책 느낌 좋았어요.

    2013.01.17 21:19 댓글쓰기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