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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백성 실록

[도서] 조선 백성 실록

정명섭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흔히 말한다. 물론 패자는 기록을 전혀 남기지 않는다는 얘기가 아니다. 역사는 다분히 승자에게 유리하도록 '재해석' 된다는 뜻으로 해석 된다는 얘기다.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바로 이런 시각에서 쓰여진 역사다. 그렇기에 '균형잡힌 역사관'을 가지려면 승자의 기록뿐만 아니라 패자의 기록도 찾아 읽을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한 법이다.

 

  이 책은 <조선왕조실록>에 기초하였다. 쉽게 생각하기로, '실록'이라고 하면 '사실'만을 담았기 때문에 지루하고 따분할 것만 같다. 아닌게 아니라 '실록'을 풀어쓴 여타의 책들을 볼작시면, 첫째, 지루하고, 둘째, 따분하고, 셋째, 재미없는 책이 대다수다. 왕위를 이은 순서대로 '업적'을 나열하기 일쑤고, 굵직한 사건사고를 이야기를 하는 것까진 참 좋은데, 왜 그리 무미건조하게 써놓은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사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이지만, '실록'에는 '정사'만을 담아놓지 않았다. '실록'이기에 '사실'만 실어 놓았지만 '야사'에나 나올법한 귀가 솔깃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참 많이 담겨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간단히 소개하면 '조선 왕가의 일기장'이다. 무려 500여 년간 쓰여져서 그 분량만해도 어마어마하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 가운데, 불구경, 싸움구경도 있다지만, 다른 사람이 쓴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만큼 심장이 바운스바운스~하는 일도 없지 않은가 말이다.

 

  앞서서 역사는 균형 잡히게끔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승자의 처지에서 본 관점과는 상반된 패자의 처지에서 본 관점도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단순히 승전국과 패전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더 넓게 확대하여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처지를 살펴 보아야 겠다. 그렇기에 왕조 중심으로 해석된 '역사교과서'만 읽고서 역사를 다 배웠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며 맥을 잡기에는 좋은 방법이지만, '거대사'를 훑을 수 있는 깜냥을 쌓았다면 '미시사'로 꼼꼼히 풀어낼 줄도 알아야 역사에 통달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역사의 참맛은 비하인드 스토리라고 하는 역사의 뒷이야기 속에서 엿볼 수 있는 법이다.

 

  이 책은 '실록'에 담겨 있는 내용 가운데서도 '백성'들에게 관련된 내용만을 골라 풀어 놓았다. 그런 탓인지 책이 무겁지도 않고 술술 익힌다. 물론 하나의 사건에 관련된 이야기도 그닥 길지 않아 역사책 특유의 늘어진 느낌도 없다. 또한 굵직한 사건을 통해서 엿본 왕들의 이야기에서는 느끼기 힘든 근엄한 이미지를 단박에 깨버리기도 하고, 역시나 훌륭한 임금이 백성들에게 세심하게 배려하는구나 하는 깨알 같은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단언컨대 역사는 재밌다. 그런데도 역사의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면 역사를 잘못 배운 것이 틀림없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2017년(현 중3)부터 역사 과목을 수능에 필수로 넣겠단다. 그러면서 당연한 일이었다는 듯이 반기는 분위기도 있지만, 한편으론 성급한 결정을 하기보다는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할 일이었다는 우려섞인 분위기도 만만찮다. 나도 반기는 처지이기는 하지만 우려하는 분위기도 십분 이해한다.

 

  '삼일절'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오해하는 배우미(학생)들이 늘어만 가는 요즘이니 우리 나라의 역사교육이 얼마나 부재했던 것인지 잘 알려주는 대목이다. 허나 수능과목에 넣기만 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뿐이라면 정말 아니올씨다.

 

  역사는 '정답'으로 외우면 <과거의 사실>을 달달 외우는 것뿐이다. 곰과 호랑이가 동굴에서 쑥과 마늘만 먹고 사람되기를 바랐다는 것만 달달 외워서 뭣 하겠는가? 조선 임금 가운데 시호를 받지 못한 임금이 연산군과 광해군, 둘 뿐이라는 것을 외워 뭣에 쓰려는가? 모름지기 역사는 '해석'을 하며 배워야 한다. 어찌하여 곰은 웅녀가 되었는데, 호랑이는 동굴 밖으로 뛰쳐나갔을까? 연산군은 폭군이라서 임금자리에서 쫓겨났다지만, 광해군은 폭군이라고 단정하기엔 아쉬운 점이 많은데, 어찌하여 시호를 받지 못하고 임금 대접도 받지 못하는 것일까? 이런 궁금증을 하나하나 해석하면서 공부를 해야 배우는 맛도 델리셔스~하지 않을까.

 

  그렇기에 역사는 '정답'이 없어야 한다. 그러니 단순 평가로 채점할 수 없다. 그러니 수능시험만 채택한다고 해서 올바른 역사교육이 장담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런 까닭에 수능이 아니라 내신성적으로 역사공부를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그런 균형 잡힌 역사를 익힐 수 있는 책이 이 책인듯 싶다. 이 책으로 배우미들이 역사공부를 해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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