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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대생들에게 들려준 한국사

[도서] 동경대생들에게 들려준 한국사

이태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동아시아는 지금 역사논쟁과 왜곡에 한창이다. 메이지유신 이후 전통적으로 역사 망언과 왜곡을 하던 일본에 이어 중국도 수와 당과 수차례 거대한 전쟁을 치른 고구려를 자국역사로 편입하려는 동북공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런가? 한국이 만만해서, 약소국이라서 그런가? 적어도 이태진 교수는 우리가 약소국이기 때문에 당해야만 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책은 서울대 교수가 동경대에 가서 강의를 한 것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그저 한국인이 일본인에게 역사왜곡 하지 말라고 훈계한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이런 해석이 가능한 것은 그동안에 진행되었던 [일본 망언→한국 흥분→일본 (사과가 아닌)취소→양국 갈등]에서 더 이상 진척이 되지 않은, 한마디로 소모적인 논쟁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는 국제법상, 역사상, 시대상으로 <힘의 논리>를 전제, 수긍하는 것이고, 그래서 한국은 영원한 <약소국>임을 인정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떠들어도 결국우는 아이 젖 주는 미봉책에서 한 발도 더 나아가지 않은 소극적인 인식일 뿐이다. 적어도 이 책엔 그런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이태진 교수는 얼마전 <순종의 친필사인>이 위조되었음을 밝혀내서 제 1차, 2차 한일의정서(을사늑약)의 국제법상 위법·날조되었음을 주장하였다. 그래서 그 이후에 강제된 일제의 통치는 부당·불법이었으며, 한일병합 또한 무효임을 밝혔다.

 

 어떤 이들은 그따위 것들이 왜 중요하냐? 부당한 것이면 어떻고, 불법이었으면 어떻고, 무효임인들 밝혀져도 일본이 한국을 짖밟은 사실은 변함없지 않느냐. 지나간 과거를 가지고 따져본들 아프고 쓰린 상처가 낫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당신이야말로 소모적인 논쟁에만 목을 메는 학자나부랭이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할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역사를 논할 때 현재를 무시할 수 없다. 현재 국제관계가 힘의 논리로 작용되기 때문에 우리도 힘을 기르고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이 타당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힘의 논리로 동아시아 역사왜곡과 분쟁을 해결할 수 있을까? 만에 하나 우리가 중국과 일본을 힘으로 눌러 국제적으로 <한국사>가 <동아시아사>의 주도권을 되찾는다고 해도 역사왜곡과 분쟁이 끝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이래서는 결코 역사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문제는 <자국중심적인 역사해석>에서 출발한다. 역사를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객관성을 해치면 역사왜곡이 되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이런 일이 계속되는 것은 <힘의 논리>를 맹신하고 뒤처지기 싫기 때문이다. 이런 소모적인 싸움은 그만 두어야 하지 않을까.

 

 이태진 교수는 이 책에서 동아시아 역사분쟁의 중심에, 과거 중국의 중국 중심의 조공책봉체제를 19세기 이후 종속관계로 변화시키려는 야욕을,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주창한 대동아공영권 속에서 정한론을 추진한 야심을, 그리고 한국의 역사 패배의식과 힘의 논리를 맹신한 결과인 역사적 복수가 있다고 본 것 같다. 그래서 중국은 여전히 동아시아의 맹주로 군림하려 하고, 일본은 신흥맹주를 자처하고, 한국은 피해의식을 불태우며 이를 앙물었기 때문에 동아시아 역사분쟁이 그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래서는 3국 모두 상생할 수 없다. 오늘날 평화를 지양하는 국제관계에도 위배된다. 진정으로 평화공존을 생각한다면 <자국중심적인 역사해석>보다는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역사해석>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상호교류와 역사인식 공유가 절실하다.

 

 이 강의가 끝난 후 동경대 교수 몇 분이 이런 말을 했단다. "이것(강의)이 씨앗이 되어 훗날 예상치 않은 힘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이 말한마디가 이 책의 진면목을 보여 주었다고 생각한다. 역사에 누가 옳고 그른 일을 한 것은 없다. 또 승자의 역사만 있고, 패자의 역사는 무시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동아시아 3국은 더욱더 이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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