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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졸업 송언 초등학교

[도서] 축 졸업 송언 초등학교

송언 글/유승하 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토록 사랑스런 제자가 있을까요?

  하루가 멀다하고 스승님을 찾아오는 제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모든 선생님들의 로망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비록 학교쌤은 아니지만, 10년 간 논술쌤으로 활약했던지라 '난 왜 요런 제자가 없는거지?' 하고 시샘 반, 부러움 반 하는 마음으로 책 한 권을 한숨에 다 읽었네요.

 

  그래서 책제목도 <축 졸업 송언 초등학교>인가 봅니다. 처음엔 '송언 초등학교'가 진짜로 있는 학교인가 하고 검색을 해보았답니다. 진짜로 없는 학교더군요. 그러다 글쓴이가 '송언 선생님'인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서 무릎을 탁 쳤답니다. 이 책은 송언 선생님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동화로구나 하고 말이죠. 요즘엔 판타지소설도 현실감 넘치게 쓴 책들이 많아 '사실적인 허구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읽었고, 실제로 이런 제자가 있다면 정말 행복하겠다 싶었는데, 책을 다 읽은 뒤에야 실제 인물이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쓴 동화책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에 더 큰 감동을 받았답니다.

 

 송언 선생님을 처음 뵙습니다

  맞아요. 전 송언 선생님의 책을 처음 접했답니다. '문학장르'보다는 '비문학적 장르'를 좀더 즐겨 읽는 탓에 소설은커녕 동화책도 그닥 많이 접해보지 않았답니다. 초중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그저 사탐, 과탐 영역의 책들만 주야장천 읽었던 셈이지요. 물론 논술이라는 것이 '문학/비문학'을 가리지 않고 섭렵하는 통에 지난 10년 간 적잖은 '문학책'도 많이 읽고, '동화책'이나 '어린이책', 심지어 '그림책'까지도 많이 읽어보았건만, '송언 선생님'의 책을 이제야 접하게 되었네요. 내가 가야할 길이 정말 멀구나 하고 새삼 느꼈답니다. 그리고 이참에 '동화책' 좀 더 많이 읽어 보아야겠어요. 뭐, 맘만 먹으면 뭐든 질리도록 하는 성격이라 진짜로 할 겁니다.

 

 이 책의 줄거리

  이 책의 줄거리는 1학년 때 만난 담임선생님을 2학년에도, 3학년에도, 4학년에도, 그리고 호호백발의 송언선생님이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간 뒤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뵙는 끈질긴 제자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고 끝을 맺는답니다. 액자식 구성으로 첫 장면과 끝 장면에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장면이고, 시작은 '송언 선생님'이 자신의 졸업식에 꼭 찾아오길 바라는 장면으로, 끝은 '송언 선생님'이 사랑하는 제자를 찾아오는 장면으로 장식되어 있지요. 그리고 액자 속 이야기는 한 여학생이 6년간 '송언 선생님'을 찾아뵙고, 그 안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개해 놓았답니다. 그리고 정작 책을 읽으면, 진짜로 별 내용이 없답니다. 송언 선생님을 찾아 뵙는 별다른 까닭도 없습니다. 그리고 찾아 뵈어도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답니다. 그런데 그 장면장면들이 정~말정말 감동을 준답니다.

 

 별다른 까닭 없음

  까닭인 즉슨, 첫째, 제자가 스승을 찾아뵙는 까닭이 별다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기 때문입니다. 저역시 초등학교 담임선생님들을 찾아뵌 적이 없답니다. 한마디로 못난 제자죠.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답니다. 길동초등학교 1-15 , 2-11 (1, 2학년 선생님의 존함이 기억이 안 납니다(__)죄송) , 신명초등학교 3-4 이상숙선생님, 4-5 김은희선생님, 5-3 한길자선생님, 6-4 김광선선생님...얼마 전에 30년 전에 다니던 그 초등학교를 자전거여행으로 다시 찾아갔는데, 마침 일요일이었던 굳게 문이 잠겨 있더군요. 어릴 적 뛰놀던 그 운동장 풍경에 감회가 새로웠었습니다. 물론 많이 바뀌었지만, 제가 뛰놀던 그 시절 풍경은 결코 잊히지 않았더군요. 그 시절 선생님들은 이제 안 계시겠지만 말입니다. 아무런 까닭도 필요없었을 텐데...이렇게 늙어버린 제자가 뒤늦게 선생님들의 존함을 다시 읊습니다.

 

  둘째, 찾아오는 제자를 특별히 귀하게 여기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딴에는 그렇습니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 뭐가 더 필요한가요? 스승이 제자를 귀하게 여기면 여길수록 제자도 어려워질테고, 그 반대여도 역시 어렵긴 마찬가지일테지요. 그렇다고 특별한 손님 대접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사이라면 서로 불편하긴 매한가지일테니까요. 그냥 오다가다 만나면 인사하는 사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편한 사이가 되어야 편한 사이가 될 겁니다.

 

  셋째, 스승과 제자 사이에 오고 가는 것은 오직 마음뿐. 둘 사이가 아무리 가르치고 가르침을 받는 사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매일같이 '깨달음'을 줄 수 있을까요? 스승도 피곤하고 제자도 꺼려지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또 책 속 사제지간에 만나면 주는 것이 으레 '막대사탕'입니다. 그게 큰 의미가 있을까요? 없습니다. 심지어 제자가 큰 사탕깡통을 맡겨 놓고 자기가 오면 하나씩 둘씩 달라 합니다. 다른 아이를 줘도 상관 없다고 하고요. 흔히 말하는 '촌지를 주고 받는 사이'가 되면 스승도 아니고 제자도 아니게 되는 거죠. 제자가 마련한 정성어린 마음만큼 스승의 가슴을 뿌듯하게 만드는 것이 없습니다.

 

 이 땅의 모든 선생님들을 응원합니다

  이렇게 별 것 아닌 데도, 오늘날 스승과 제자 사이는 점점 멀어져만 갑니다. 학생은 선생에게 '점수'만 요구하고, 선생은 학생을 '점수'로만 평가하는 삭막한 교육현장인 셈이죠. 마치 여행을 가고 난 뒤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죠. 전 여행가서 사진만 잔뜩 찍는 여행은 정~말정말 노땡큐랍니다. 추억을 남겨야지요. 다시 찾아가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여행이어야지요. 스승과 제자 사이에도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사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거창한 추억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소소한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즐거운 추억을 쌓고 쌓는 일. 그게 진짜 수업이고 참교육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선생님들은 할 일이 참 많답니다. 일반 사교육 선생님들도 광고와 홍보 전략을 짜서 매주, 매달 미팅을 하며, 매일매일 수업 준비와 시험대비, 그리고 아이들 학습관리와 학부모상담으로 연일 파김치가 되기 일쑤죠. 공교육 선생님들은 모르긴 몰라도 더 힘들 겁니다. 그런 와중에 제자가 아무 일도 없이 찾아와 옆에 앉아 있다면 짜증이 앞설지도 모릅니다. 마치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엄마 옆에 얼쩡거리는 아이와 같은 느낌일지도 모릅니다. 아이도 몇 번 그러다 짜증 섞인 꾸지람을 들으면 더는 얼씬도 하지 않기 일쑤죠. 그렇지만 송언선생님과 이승민이는 그러지 않았답니다. 어제도 왔는데, 오늘도 왔구나. 내일도 오렴. 매일매일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의 재미만 찾았다면 그럴 수 없었을 테죠.

 

  전 '사랑'이라고 보았습니다.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기운이 가득해지는 그런 사랑 말이지요. 그런데 승민이 엄마와 아빠는 이 둘의 사랑을 이상하게 봅니다. 세상이 점점 어수선해지고 별 미친 것들이 활개를 치는 요즘이니 그럴 만도 하지요. 그렇지만 우리 그러지 말자구요. 스승과 제자 사이를 이상하게 보지 말자구요. 이 둘 사이만큼은 다른 나쁜 건 개입시키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이땅에 나쁜 선생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선생님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더구나 초등학교에 남자쌤이 그렇게 없다면서요. 소중히 대해주세요. <도가니>에서처럼 미친놈이라면 응징하구요. 물론 피해를 받기 전에 철저히 '감시'를 해야죠. 그렇다고 해도 '좋은 선생님'들 마저 남자라는 이유로 매도할 순 없는 거잖아요.

 

  아이들을 사랑하는 이 땅의 모든 남자선생님들을 응원합니다. 홧팅!

 

이 리뷰는 생각을 만지다-웅진북클럽을 통해 구매한 북컨텐츠를 읽고 직접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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