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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실패

[도서] 위대한 실패

베른트 잉그마르 구트베를레트 저/장혜경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대입수능 역사과목 필수

  역사과목이 수능필수가 되면서 대입공부에 부담이 더해졌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는 요즘이다. 그런데도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역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역사시험 필수과목에 찬성표를 던지는 학생들도 많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카드가 등장하더니 결국엔 통과가 되고 말았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역사를 올바르게 가르치기 위해 '국정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이해하기 힘든 이유를 들어 통과시켰지만, 당장 자신들에게 적용되는 이런 중요한 결정에 정작 학생들은 선택권이 없다. 학생들이 아니더라도 '국정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꽤나 많은데도 무작정 밀어붙인 결과가 어떻게 나올런지 궁금할 따름이다. 국민의 선택으로 보여줄지, 아니면 국민의 방관과 무관심으로 흐지부지 될지 말이다.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 책은 승자의 역사에 묻힌 패자의 역사적 발자취를 재조명한 내용이 담겨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는 법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오직 '승자의 역사'만을 정통으로 여기고 배우며 후대에 전한다. '패자의 역사'는 구차한 변명으로 여겨 쳐다볼 생각도 하지 않으며 승자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혹독하게 짓밟히기 일쑤다. 그러나 이 세상에 영원한 패자도 없는 법이다. 다신교에 밀려 오랫동안 소수의 믿음으로 전전해오던 '유일신 사상'이 결국에는 빛을 보고 세계적 보편 종교로 우뚝 설 수 있던 역사를 보면, 그저 패자의 발자취를 숨기고 감추려고 하는 것이 '인류 발전'이라는 넓고 큰 안목으로 볼 때, 얼마나 어리석고 한심한 짓거리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또 시대를 앞섰던 탓에 동시대에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후대에 주목을 받아 위대한 업적으로 칭송 받는 일 또한 역사적으로 볼 때 부지기수로 많다.

 

  그런데도 '패자의 발자취'를 다시 돌아보려는 노력은 그닥 환영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긴 밝고 긍정적인 면만 살펴 보아도 '역사책'이 두껍기 그지 없는데, 어둡고 부정적인 면까지 들춰내어 공부를 해야 한다면 부담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기에, 또 효율성을 따져보아도 '비효율적'일 것이기에 그런 노력이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한 줄기 빛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분석 가능

  하지만 '역사'를 밝은 면만 보았을 때 우려스러운 점이 하나둘이 아니다. 이는 승자가 한 행동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니듯, 승자가 쓴 역사가 항상 옳은 이야기만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책만 들춰보아도 알 수 있다. 삼국시대에 신라가 최종승자가 된 뒤의 고구려와 백제에 대한 평가, 궁예와 왕건의 대결 뒤의 평가, 고려말 역성혁명 때, 정도전과 정몽주의 평가, 세조의 계유정난과 사육신에 대한 평가, 광해군의 그당시와 오늘날의 평가, 일제강점기를 맞이한 고종에 대한 평가 등등 승자의 관점에서 쓰여진 평가에 이의를 제기하며 평가가 뒤집혀진 것도 많고, 팽팽한 토론거리를 제공한 것도 참 많다.

 

  이 책에서도 싸구려 금속을 금으로 탈바꿈하려 했던 연금술사나 무너진 바벨탑을 다시 세우려는 세계 공용어 연구, 인간과 동물 간의 이종교배 시도에 대한 내용 등 하나같이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한 인류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다. 그런데도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실패한 역사는 정말 무가치할까? 성공사례만 골라서 나열한 역사만이 정답일까? 나는 실패한 역사도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싶고, 성공사례만 가득한 역사책을 경계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말하고 싶다. 실패를 모르는 삶은 위태롭기 짝이 없고, 한쪽 면만 볼 줄 알고 다른 쪽을 이해하지 못하는 편견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사건에 하나의 평가가 담긴 교과서

  다시 돌아와, 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우려하는 까닭은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밝은 면만 선별하여 보여주기만 하는 '정부 홍보책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고, 빛이 있으면 당연히 생기는 그림자를 선별하여 빛만 강조하고 그림자는 외면하는 '편견' 가득한 내용이 담긴 책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들었을 뿐'이라는 수상소감을 말한 스타가 있었다. 이렇듯 한 사람의 스타가 탄생하기까지 수많은 '그림자 역할'을 마다하지 않은 사람들의 노고를 잊어서는 안 된다. 역사는 진시황, 알렉산드로스, 광개토대왕 과 같이 정복 군주의 업적만 나열했을지라도 그들의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 사람들에 대한 노고가 평가되지 않으면 안 되며, 그들과 라이벌이 되었던 위대한 '패자'가 없었다면 위대한 업적 또한 빛이 바랬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인류가 걸어온 수많은 실패를 통해 <성공의 지름길은 수많은 실패라는 '지도' 위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이 리뷰는 yes24를 통해 책과 문화의 모든 것-땡스기브(http://cafe.naver.com/tgive)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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