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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 읽는 진화론 이야기

[도서] 재밌어서 밤새 읽는 진화론 이야기

하세가와 에이스케 저/김정환 역/정성헌 감수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얼마 전에 노벨상 수상자 명단에 일본인 과학자의 이름이 또 오르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직까지 우리 나라는 단 한 명도 올리지 못했던 명단(노벨평화상은 논외로 치고 말이다)이라서 그런 것인지 샘이 나기도 하고 약이 오르기도 했던 소식이었다. 일본 뿐 아니라 중국도 여러 수상자를 내놓는 마당에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우리 나라가 유독 노벨상과 인연이 없다는 사실이 놀랍다는 평도 있지만, 그보다는 우리 나라가 '기초학문'에 정진하지 않고 있는 세태를 비난하는 평이 앞도적이라는 점도 더는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맥락도 없이 노벨상 이야기를 꺼낸 까닭은 이 책이 일본에서 5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라는 문구가 눈에 먼저 띠었기 때문이다. 덧붙여 이야기를 꺼내자면, 이 책은 <재밌어서 밤새 읽는~> 과학책 시리즈 가운데 한 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이 기초과학과 같은 '순수학문'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기회와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지 잘 알려주는 대목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선에서, 우리 나라 과학자가 쓴 책이 50만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우리 국민들이 과학책에 관심이 덜한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 우리 나라의 과학자가 직접 쓴 과학책이, 재밌어서 밤새 읽어버릴만한 과학책이 참 드문 탓이 더 클 것이다.

 

  어째서일까? 고3수험생이 진학을 하려는 학과를 보면 답이 보이지 않을까? 순수학문을 배우려고 지원하는 학생이 드물다. 더 놀라운 사실은 우리 나라 대학들이 먼저 학생들이 지원하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며 기초학문을 다루는 학과를 통폐합하고 있는 실정이니, 딱히 학생들 탓만 할 것도 없을지 모른다. 거기다 어렵게 순수학문을 전공하고 졸업해도 이들 전문연구원들을 받아줄 기업도 전무하고, 연구라도 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국가정책도 거의 없다시피 한 실정이다. 이런 환경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길 바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될 것이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이 유명무실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과학선진국으로 가야할 때다. 교육이 백년대계인 것만큼 과학선진국도 적어도 100년 간 꾸준히 연구를 해야 성과를 낼 수 있는 풍토가 마련될 것이다. 하긴 누가 이런 뻔한 사실을 몰라서 안 하는 것일까...나라꼴이 어찌 되든 자기 밥그릇 뺏길까에만 골머리를 썩히고 있을 정치인, 경제인, 그리고 사회지도층의 추태를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 답답한 현실에 혀만 쯧쯧 차고 있는 내가 먼저 반성해야 하니, 더욱 씁쓸해질밖에...

 

  각설하고, 이 책은 '진화론'을 다루고 있는 과학책이다. 다윈이 발표한 <종의 기원>에서부터 최신 이론까지 총망라함은 물론 '진화론'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 아니라 그 논란이 진행되고 있는 흐름까지 최대한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간결하게 편집한 책이다. 한마디로 <재밌어서 밤새 읽는~>이르는 제목이 아깝지 않은 좋은 책이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중간중간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번역의 한계', 이를 테면, 일본식 한자어투로 적힌 용어를 좀 더 알기 쉽게 '주석'을 달지 않은 점이 과학에 깊은 조예가 없는 독자분들의 이해를 떨어뜨리는 원인이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제목만 보았을 땐, 비전문가도 충분히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읽으보니 꽤나 어려더라..는 느낌이 드는 점이 아쉽다는 말이다.

 

  그런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큰 메시지를 간략히 정리한다면, 1부에서는 '과연 진화론이란 무엇인가?'를, 2부에서는 '최초의 진화론부터 현재의 진화론까지 제법 전문적인 안목으로 깊이 풀어내본다'를, 그리고 마지막에서는 '진화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 심지어 진화론조차 진화하고 있다'라고 쓰였다. 이래서 제목에 손색이 없는 책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조금 더 정리를 하자면, 다윈이 처음 진화론을 공표한 이후, 대다수 과학자들은 '진화론'이 설명하는 생물의 변천 과정을 '신의 섭리'가 아닌 '과학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게 되었다. 하지만 '진화론'이 모든 것을 명쾌하게 설명하는 완벽한 가설이 아니기에 현재에도, 앞으로도 끊임없이 논란이 심할 것이다. 이토록 불완전한 이론에 불과한 '진화론'이 우리 인류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모든 생명은 진화를 거쳐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일 것이다. 진화의 핵심은 '자연 선택'이며 '무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이른바 '적자생존'이란 냉혹함을 극복한 위대한 생명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그런 위대한 생명이라도 결국엔 99.9%가 '멸종'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여지껏 지구상에서 태어난 생명체가 바로 그러한 길을 걸어왔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 그렇다고 마냥 두려워할 것은 없다. 진화라는 '메커니즘'은 억겁의 세월에 걸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 모든 생명은 주어진 환경에 아주 잘 적응하도록 이미 진화해 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보여지는 수많은 생명들이 바로 그렇게 진화해 가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이 재밌는 점은 '진화'조차 진화한다는 메시지다. 이를 풀어보면, 세상만물 모든 것이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진화론'은 과학에서만 이야기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매력적인 이론이다. 물론 이 책에선 과학 분야 이외의 예는 싣고 있지 않지만 말이다. 검색창에 '진화'라는 낱말을 치면 정말 수천 수만가지 책들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그 책들을 검색해보는 것도 솔솔한 재미가 있을 것을 보장한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나는 참 좋다. 아울러 그 생각을 두런두런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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