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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그린 달빛 포토 에세이

[도서] 구르미 그린 달빛 포토 에세이

KBS 구르미 그린 달빛 제작팀 제작/김민정,임예진극본/김성윤,백상훈 연출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책을 받아본 순간, 아름다운 표지 사진과 두툼한 두께에 기쁨을 만끽했더랬다. 택배가 오는 과정에서 함부로 다뤘던 흔적인지 오른쪽 책귀퉁이에 '찍힘'과 '찢어짐'의 두 흔적을 보면서는 가슴 아팠지만, 그래도 책장을 넘기면서 구르미의 다섯 연인들의 모습이 오롯이 담긴 사진을 보는 흥분이 더 강렬했기에 그 아픔을 견딜 수 있었다. 또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는, 사진 밖으로 찢고 나오는 '다섯 연인들'의 명대사가 들리는 듯 했고, 사진임에 분명한데도 한컷 한컷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묘한 감상에 젖어 들곤 했다. 하지만 책에 대한 리뷰는 쉽사리 쓸 수 없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을 느꼈는데도 마땅히 표현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작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드라마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드라마 속 장면을 캡쳐한 듯한 리뷰를 쓸 수는 없었기에 다시 원작을 손에 들었다.

 

  보통 '화보집'의 리뷰를 쓸 때는 화보집에 담긴 사진을 중간중간 편집해서 '포토리뷰' 형식으로 쓰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다. 어쩌면 책에 대한 기대를 하고 리뷰를 읽는 예비독자들에게 그것이 가장 효율적인 리뷰일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래서는 이 책 <포토 에세이>의 겉모습 밖에 전달하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아름다운 여인을 겉모습만으로 예쁘다고 평가하는 것 같은 부족함이라고나 할까? 진정 <구르미 그린 달빛>에 흠뻑 빠진 애독자들에게 실례가 되는 리뷰가 될 것 같고, 아직도 원작과 드라마를 접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너무 강제적인 감동을 전달하려 애쓰는 것 같기에 사진을 첨부하지 않기로 하였다. 애초에 사진을 찍어서 편집하기 귀찮아 한다는 점은 그닥 밝히고 싶지 않다.

 

  또 원작을 다시 읽으면서 이 책을 더불어 감상하니 감동이 몇 배는 커졌다. 소설이 주는 무한 상상력에 '시각화'라는 날개를 달았다고나 할까? 아무튼 드라마 속 '다섯 연인들'의 케미가 남달랐으나 원작 소설의 내용에 '뷰(view)'라는 즐거움을 장착한 듯한 재미가 정말 솔솔하였다. 이후로 쓴 글들은 모두 원작 소설의 이미지로 서술한 내용임을 밝힌다.

 

  홍라온. 극중 홍경래의 여식으로 등장하기에 출신을 속이고 평생을 남자 행세로 살아가야만 하는 기구한 운명으로도 모자라 환관으로 취직(?)하여 세자저하를 모셔야 하는 '설상가상' 캐릭터다. 그럼에도 위기에 굴하지 않고 늘 밝고 명랑함으로 극복해내는 '캔디' 스타일의 여주인공은 언제 보아도 인기만점이다.

 

  이영. 안동 김씨가 권세를 누리던 세도정치 시기에 무능한 임금을 대신해 대리청정을 멋지게 해내는 것은 물론이고 임금이 임금답고, 신하가 신하다우며, 언제나 백성의 곤궁함을 먼저 헤아리는 멋진 나라로 거듭나게 하려는 이상적인 군주의 자질을 타고난, 거기에다 생긴 것도 어디 하나 모자란 구석이 없이 빼어난 캐릭터. 요즘 송중기 이후로 '어려운 일도 다해내는' 남자주인공이 인기인 듯.

 

  김병연. 김삿갓으로 유명한 그 병연이 호위무사로 거듭났다. 남주인공인 이영 세자의 절친한 벗이자 같은 이상을 꿈꾸는 동반자였지만, 여주인공인 라온을 만난 뒤로는 세상 모든 소녀들이 바라는 잘생기고 든든한 '오빠' 이미지로 그려진 캐릭터. '츤데레' 스타일이라 남자들이 보기에는 짜증나는 모습이지만 위기에 처한 여주인공을 구해낼 때는 자기 역할에 충실하기에 그나마 봐줄만한 캐릭터.

 

  김윤성. 안동 김씨 권세가의 손자 역할이라 뼛속까지 기득권의 갑질로 똘똘 뭉친 재수없는 캐릭터로 전락할 뻔 했는데, 라온이라는 여주인공을 만나서 개과천선하는 잘생긴 재벌남으로 거듭한 캐릭터. 하긴 온갖 나쁜 짓은 할아버지와 그 패거리들이 다 알아서 해주는 바람에 윤성이는 '차도남' 스타일로 여주인공을 홀리기만 하면 되었다. 거기에 여주인공을 통해 따뜻한 사람다운 사랑에 눈을 떠가는 전개는 '나쁜 남자'에 혹하는 여성 독자들의 착한 심장에 '쿵'하게 만들어 주었다. 역시나 남자들에겐 재수 없는 스타일.

 

  조하연. '원래 가진 것 없으면서 모든 것 다 챙기는' 여주인공과 비교 당하기 딱 좋은 '모든 것 다 가지고도 딱 하나를 더 가지지 못하는' 조연에 충실한 캐릭터. 원래 극중에서 '팜므파탈'의 역할로 등장해야 제 맛인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다보니 조신하고 온화한 '조선여인'으로 그려진 것이 아쉽기만 한 비운의 캐릭터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난 개인적으로 홍라온보다 조하연에게 더 매력을 느꼈다. 남부러울 것 없이 모든 것을 다 갖춘 여인이 잘난 척 안하지, 성격도 좋지, 남주인공을 극진히 사랑하지, 여주인공에게조차 배려심 돋지, 거기에 예쁘지...안 반하면 남자가 아님. 채수빈 짱~♡

 

  암튼 '구르미 다섯 연인'이 그려낸 사랑이야기는 사극에서만 볼 수 있는 '한복의 아름다움'과 '그림 같은 풍경'이 더해져서 한껏 흐드지게 피어났다. 거기에 어떠한 어려운 일도 척척 해내는 멋진 왕세자가 내뱉는 "내 사람이다", 호위무사로 그려낸 멋진 오라버니가 읊조리는 "성가신 녀석", 그리고 오직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대쉬하는 재벌남이 외치는 "내 사랑으로 만들겠소"라는 명대사는 천상에서 들려오는 황홀일 것이다. 거기에 튕길 때 튕길 줄 알고 기댈 때 기대주어 남자의 '존재감'을 충족시켜주는 두 여인, 홍라온과 조하연은 책보다는 사진으로 즐겨야 제 맛을 톡톡히 볼 수 있다. 남자들은 아무래도 '시각적인 즐거움'이 없으면 쫌... 걸그룹=여신~♥

 

  '남장여인'에 대한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익숙한 소재임에도 <성균관 스캔들> 이후부터는 남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것 같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여자내시로 그려내어 색다른 재미를 돋구었다고 본다. 거기에 <해를 품은 달>에 이어 왕세자의 러브스토리로 '궁중로맨스'의 큰 획을 이었고, 공주의 이룰 수 없는, 또는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사랑이야기를 양념처럼 버무려 새로운 '구르미 삼합'을 이루어낸 듯 싶다. 화보집에서는 아쉽게 공주의 모습을 딱 한 컷! 뒷모습으로밖에 볼 수 없었지만, 원작에서는 절세미녀로 그려졌기에 쫌 아쉬운 점이다.

 

  이제는 책장을 덮을 시간이지만, 차가운 달빛이 구름을 만나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내는 밤이면 언제든지 다시 추억을 더듬듯 책을 꺼내 볼 것 같다. 달빛에 구름을 더하면 이렇게나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듯이 말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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