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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으로 읽는 고려사

[도서] 교양으로 읽는 고려사

송은명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1점

  역사를 읽는다는 것은 '삶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라고 자신있게 단언할 수 있다. 역사학자인 E.H. 카가 한 말을 빗대어 본다면, 역사를 읽는다는 건 현재를 사는 우리가 과거의 사실을 엿보며 멋진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책을 읽기는 만만치 않다. 방대한 것은 둘째치고서라도 '무엇'부터 읽어야 할지, '어디'부터 읽어야 할지 막막할 따름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손쉽게 접하게 되는 역사책이 바로 [한 권으로 끝내는~]이란 제목의 책들이고, 또 [교양으로 읽어야 하는~]으로 시작하는 제목의 책들이다. 아무래도 이런 책들이 다른 책들보다 쉽게 읽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기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종류의 책들은 '읽기'에는 쉬울지 몰라도 정작 읽고 난 뒤에는 무슨 내용을 읽은 것인지 깜깜하기 나름이고, 뭔가 읽은 것은 같은데 그저 그냥 휘릭 흘려버린 것 같은 허무함마저 느끼고 만다. 그 까닭은 방대한 양의 역사를 압축하고 또 압축해서 모아놓았기 때문에 정작 그 방대한 역사 속으로 여행을 떠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방대한 역사를 큰 바다에 빗대어 본다면 '태평양 같은 방대한 역사'를 느끼기 위해 태평양 바닷물을 퍼담아다가 '작은 어항'에 가두어두고 수족관 관상하듯 하였다는 말이다. 큰 바다의 '깊이'를 작은 어항에서 느낄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말이다.

 

  그렇기에 역사책은 책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초보자의 경우에는 유구한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단일한 사건을 중심으로 소수의 인물들이 드마마틱하게 연출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 역사소설류를 먼저 읽는 것이 좋다. 이같은 경우에 역사에 대한 '흥미'가 담뿍 차오르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역사적 사실과 작가적 허구가 잘 어우려진 '팩션'으로 차곡차곡 역사의 흥미를 채운다면 좀더 수준 높은 역사책을 읽기에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중급자부터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각각의 역사적 사건들의 인과관계에 집중해서 방대하고 유구한 '역사의 흐름'을 꿰는 독서를 할 수도 있으며, 역사적 인물과 인물 사이의 갈등에 주목하여 한 국가의 흥망성쇠를 연관지어 분석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으니, 중급자들에게 어울리는 역사책은 '시대별/왕조별'로 분책이 되어 있는 시리즈를 탐독하는 것도 좋다. 상급자의 독서법은 따로 없다. 그저 닥치는대로 마음내키는대로 읽을 수 있는 깜냥을 지녔을 것이니 '백과전서식 탐독법'도 가능할 것이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실력이 이쯤 되면 '분야별 전문가'급으로 역사를 읽어나가는 낭만도 만끽해봄직하다.

 

  그런 까닭에 <교양으로 읽는 고려사>는 초보자가 읽기에는 조금 어렵고 중급자가 읽기에 딱 좋을 책이다. 고려 500년의 숨결이 파노라마처럼 시간의 흐름대로 펼쳐져 있기 때문에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깜냥이 없다면 읽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는 '고등학교 수험생'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왜냐면 교과서에 이름만 수록된 인물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또는 에피소드 같은 '인물이야기'가 가득한 책이기 때문에 공부에 지친데다가 부연설명도 부족한 교과서 속 수많은 인물들을 앞뒤 맥락도 없이 무조건 암기해야만 하는 수험생들의 소소한 궁금증을 약간이나마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끌리는 점을 꼽으라면 시대순으로 '인물이야기'를 생생히 실어놓은 점이다. 흔히 이런 서술방식을 '열전'이라고 하는데, 교과서에서나 들어봤음직한 '기전체'니, '편년체'니 하는 서술방식의 책보다 '열전' 방식이 읽기에도 쉽고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를 살았던 인물'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사실' 속 사건들의 원인과 결과에 따라 아무 생각없이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아니라 그들이 역사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삶을 담보로 최고의 연출을 직접 보여주는 과정이기에 더욱 흥미진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거기에 글쓴이가 직접 그 인물에 대한 하마평(?)을 선보여주는 잔잔한 재미도 한몫 단단히 하였다.

 

  이렇게나 재미난 책인데도 편집에 대한 별점수가 박한 까닭은 내가 읽은 이 책이 '파본'이기 때문이다. [25쪽-25쪽-27쪽]으로 편집이 잘못되어 난 26쪽의 내용을 모른다(--)흥칫뿡~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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